2022-11-25 15:34 (금)
"혼자 사는 데 만족감 키우기 위해선… 좋아하는 것과 선호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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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데 만족감 키우기 위해선… 좋아하는 것과 선호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세요"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2.11.11 12: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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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떠날 수 없는 관계는 없습니다」 저자, 임상심리전문가 임아영 작가(下)
“‘왜 짜증이 났을까?’… ‘뭣 때문에 찾아오셨어요?’ 자기와 대화해보는 게 필요”
“관찰자의 시선에서 어떤 활동에 온전히 집중해서 마음 챙김 해보세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권현경 기자)

「떠날 수 없는 관계는 없습니다」 저자, 임상심리전문가 임아영 작가를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권현경 기자
「떠날 수 없는 관계는 없습니다」 저자, 임상심리전문가 임아영 작가를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권현경 기자

☞ (상편) “열심히 살다 너무 지치고 소진됐다는 건… 방향을 바꾸라는 신호예요”에서 이어집니다.

◇ “‘왜 짜증이 났을까?’… ‘뭣 때문에 찾아오셨어요?’ 자기와 대화해보는 게 필요”

Q. 저는 두 번째 장 ‘때로는 내가 나를 모르겠습니다’가 공감이 많이 됐어요. 우리는 대부분 감정을 다루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고 진단하셨어요. 짜증이나 중독, 무력감 같은 감정을 느낄 때 제가 통제하지 못하겠다는 마음이 들기도 하거든요.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한국 사람들이 감정적인 것들을 못 다루는 편이에요. 분노조절 장애처럼 폭발하거나 아니면 꾹 참거나 극단적이죠. 해 본 적이 없으니 잘못하고요. 저는 감정을 손님처럼 대하라고 해요. 사실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인지하지 못하거든요. ‘내가 왜 이런 것 사소한 것 때문에 화를 내지?’, ‘짜증을 내지?’, 본인을 질책하게 되기도 하잖아요. 감정 드는 건 자연 발생적인 자극에 대한 반응이니까 거기에 대해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비난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왔구나. 귀한 손님 맞듯이, 어화둥둥(웃음). 

‘왜 짜증이 났을까?’, ‘뭣 때문에 찾아오셨어요?’ 낯설고 유치해 보이기도 하지만 객관화시켜서 자기와 대화해보는 게 필요해요. ‘무슨 일로 오셨나요?’, ‘무엇이 필요한가요?’, ‘어떻게 하면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그러면 ‘이런 게 맘에 안 들어서 짜증이 났고 다음부터 이런 일이 없으려면 이렇게 해야겠구나’가 분명해지는 거죠. 

감정을 알아차리고 성찰하고, 문제 해결 방법까지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으면 줄어들어요. 내가 상대방에게 다 말하지 않아도 기회가 되면 이렇게 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말할지 말지는 자기 선택인 거죠. 말을 한 것에 대해선, 용감했다. 아니면 ‘굳이 이렇게까지?’ 그러는 게 더 에너지 낭비다 이럴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겠다’고 생각이 들면 ‘내가 대응을 할 수 있었지만 안 한 거야’라고 판단하면 마음에 맺히지 않아요. 뭣 때문에 화가 났고 어떻게 해야 해결이 되고 그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냥 마음속에 묻어두면 자극받을 때마다 떠올라요.” 

Q. 행복도 유전적으로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가 충격적이긴 했어요. 최근에 한 연구에서 혼자 사는 사람이 여럿이 사는 사람보다 덜 행복하다고 하는 연구 결과를 봤어요.

“행복을 측정하는 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긍정정서성은 유전율이 높게 나오긴 해요. 동거인 없이 혼자 사는 건 여러 정신질환의 위험요인으로 꼽혀요. 우울, 자살, 치매 등 위험 요소로 거론되는 건데, 혼자 사는데 동기가 무엇이냐에 따라 나뉘어요. 자발적으로 혼자 사는 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데, 타의에 의해 혼자 있으면 외로움으로 연결되고 정신건강에 안 좋은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결국엔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해요. 본인이 관계에서 오는 욕구가 너무 중요한 사람인데 원치 않는데 혼자 살아야 한다면 즐겁게 유지하기 어렵겠죠. 혼자 살지만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상호작용 창구를 마련해두는 게 자기 행복에 중요한 요소가 될 거고요, 혼자 사는 것에 만족스럽다면 만족감을 더 키우기 위해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걸 선호하는 사람인지, 집도 원하는 공간으로 꾸미고, 주어진 시간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계획을 하는 것이 행복감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관찰자의 시선에서 어떤 활동에 온전히 집중해서 마음 챙김을 해보세요”

임아영 작가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 챙김 방법으로 경험을 천천히 관찰하는 것을 추천했다. ⓒ픽사베이
임아영 작가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 챙김 방법으로 경험을 천천히 관찰하는 것을 추천했다. ⓒ픽사베이

Q. 1인 가구가 30% 이상으로 늘고 있는데요,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마음 챙김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마음 챙김은 경험(행동)을 천천히 관찰하는 거예요. TV 보면서 밥 먹는다고 하면 뭘 먹는지도 모르고 입에 넣고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먹는 과정을 천천히 관찰하면서 향유하는 거죠. 차를 마신다고 하면, 좋아하는 컵을 고르고, 찻잔의 온기도 느끼고, 향도 맡아보고, 목 넘김도 느껴보고, 충분히 관찰하고 느끼면서 템포를 늦추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감정에 휩쓸리는 게 줄어든다고 해요. 관찰자의 시선에서 어떤 활동에 온전히 집중해서 마음 챙김을 하게 되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하고 한 발 떨어져서 보게 되고 ‘이 담에 뭘 하면 되지?’ 여유가 생긴 상태에서 '만족스럽게 살기 위해선 뭘 하면 될까?' 여유 있게 볼 수 있어요. 

명상하듯이 자리 잡고 20분씩 명상하고 이런 분들도 계신 데 그러면 좋지만 하기 어렵거든요. 시간 내기도 힘들고, 제대로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요. 순간순간, 아침에 커피 한잔할 동안에 ‘이 시간을 내가 온전히 누릴 거야’, ‘이 시간만큼은 여유 있게’ 천천히 의식적으로 생활 곳곳에 마련해 놓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Q. 요즘 SNS 활발하게 하시는 분들 많으신데요, SNS의 가장 큰 잠재적 위험은 '인격의 파편화'라고 하셨어요.

“<페이스북의 심리학>을 보니, ‘자기 편집’이라고 하더라고요. 셀카 한 장을 올리더라도 몇십 장 중에서 한 장을 고르고 고르잖아요. 선택하는 건데 우리 삶이 화려한 순간만 있는 게 아닌데 특정 사진을 선정해 ‘이게 나야’라고 생각하는 과정에서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기의 모습을 인정하기 어려운 거죠. SNS에 중독되는 게 내가 원하는 모습만 꾸밀 수 있으니 집착하게 되고 보는 사람들도 사회 비교를 하게 되죠. 그 사람도 그렇게만 사는 게 아닌데 다른 모습은 모르니까, 좋아 보이는 모습과 자기의 전체 모습과 비교하는 거예요. 그러면 자기는 초라하고 하찮고 극단적으로는 사회 비교를 하는 게 정신건강에 안 좋다 보니 그것 때문에 힘들다고 하시는 분에게는 SNS 끊으라고 하기도 해요. 요즘은 일상생활이고 SNS 통해 소통을 많이 하기도 하고 하니까 끊기도 쉽지 않은 것 같아요.” 

Q. SNS 지혜로운 사용법이 있을까요?

“SNS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소식도 알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하고 사는구나’도 알 수 있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연결감을 느끼는 것과 같이요.

SNS를 통해 사업을 하는 분들도 많이 있잖아요. ‘이건 이 사람의 일이야’라는 걸 알고 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인플루언서들이 SNS를 통해 일하는 건데 유지하려면 얼마나 힘들까 현실감각을 가지는 것도 필요해요. 막 좋아 보이고 대개 부럽고 하면 ‘내가 그 사람을 잘 모르는구나 아직’,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제가 좀 더 깊게 이야기해 본 사람 중에 안 힘든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사는 게 즐거워서 룰루랄라 이렇게 사는 사람 본 적이 없어요(웃음). 조금만 더 깊게 이야기해보고 알게 되면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고민하는 게 있고, 힘들다가 극복하신 분도 있고, 잘 모르는 거죠. 타자의 관점에서만 볼 때는 모르니까 부러워 보이지만 온전히 다 알게 되고 나서 ‘나랑 인생 바꿀래?’ 하면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웃음).”

◇ “나를 위해 좀 더 뭘 해줄 수 있을까? 같이 묻는 거죠”

임상심리전문가 임아영 작가는 "지금의 위치까지 열심히 산 데 대해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고 너무 자신을 지칠 때까지 몰아붙여 가면서 살아왔다면 이제 삶의 방향을 돌려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현경 기자
임상심리전문가 임아영 작가는 "지금의 위치까지 열심히 산 데 대해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고 너무 자신을 지칠 때까지 몰아붙여 가면서 살아왔다면 이제 삶의 방향을 돌려도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권현경 기자

Q. ‘내가 선택한 관계라도 전부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말이 위로가 됐어요. 살다 보면 특별한 이유 없이 누군가가 싫기도 하고요, 또 누군가로부터 미움을 받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나에게 이유가 있을 수 있다고요?

“진짜 피해를 주는 게 있고 미워할 만한 현실적 이유가 있을 때는 현실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보전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을 해야 해요. 그런데 그걸 넘어서서 피해는 이 정도인데, 그 이상의 미움이 생긴다면, 나한테 피해를 준 것도 없는데 괜히 꼴 보기 싫은 감정들 있잖아요, '유독 그 사람만 싫어' 이런 마음이 든다면, 그 사람이 한 것에 비해 내 정서가 과도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해요. ‘나의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이에요. 

그걸 설명하면서 '그림자 투사'라고 말씀드렸는데, 사회적으로 살면서 ‘이게 나야’,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페르소나라고 개념화하고 그러면 이렇게 살기 위해서 포기된 모습이 그림자가 되는 거죠. 인간이기 때문에 욕구를 가지고 있는데 '이런 욕구는 표현하면 받아들여지지 못해', '이런 건 잘못된 거야' 억압하게 되는 거죠. 욕구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살게 돼요. 내가 억압된 걸 자극하는 사람을 만나면 엄청난 정서 반응이 일어나게 되는 거죠.” 

Q.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내려놓으면서 위로받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좋은 사람으로 삶을 살아오다 지친 분들에게 ‘그래 괜찮아’, ‘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지’라는 이야기를 작가님이 해주시는 것 같았거든요.

“네, ‘열심히 살아왔는데 뭘 위해 살아왔지?’ 그 지점에 온 분들이 위로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지금의 위치까지 열심히 산 데 대해 스스로 자랑스러워 하고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고, 자기를 너무 지칠 때까지 몰아붙여 가면서 살아왔다면 이제 삶의 방향을 돌려도 되지 않을까. 너무 지치고 소진됐다는 건 방향을 바꾸라는 신호니까요.

나를 돌보고 이 많은 역할을 다 잘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고, 나도 한계가 있는 사람이구나 받아들이고, 그러면 나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지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고요. 우선순위에 따라서 역할에도 차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모든 걸 다 하다 보면 지치고 병들 수밖에 없어요(웃음).” 

Q. 착한 사람 콤플렉스 같은 게 좀 있잖아요?

“그죠, 저는 착하다는 말을 안 좋아해요. 착하다는 건 자기 자신에게 제일 안 착하다는 얘긴 것 같아서 안 좋아했는데 결국 말 잘 들으라는 거잖아요. 타인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해서 살 때 자기는 정작 자기가 그렇게 살아왔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Q. 끝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주세요.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은 이유와 맥락이 있는 것 같아요. ‘나 왜 이것밖에 안 되지?’라는 생각 들 때도 있겠지만 혹독하게 자기를 비난하기보단 ‘그 와중에 이만큼 버티느라 수고했다’ 인정하는 거죠. 

스스로 비난하고 채찍질해도 발전과 성취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해요. 자기에 대해 부정적 생각을 가지면 우울해지고 불안감이 올라오고 동기가 낮아지지 자기를 혹독하게 가혹하게 대한다고 해서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거든요. 오히려 내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길 바란다면 지금 내 모습을 많이 인정해주고 수용해줬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수고했고, 내 모습 이대로 괜찮고, 이런 점은 장점이고, 이런 점은 취약점이지’ 그것과 같이 ‘나를 위해 좀 더 뭘 해줄 수 있을까?’ 같이 묻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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