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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중고에 꽂힌 백화점업계 ‘매장 서로 내려고 난리’…중고 시장 24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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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트렌드] 중고에 꽂힌 백화점업계 ‘매장 서로 내려고 난리’…중고 시장 24조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2.12.01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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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부터 전문관까지 MZ세대를 잡자”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크림 인스타그램.
@크림 인스타그램.

대기업 유통사가 중고 시장에 발을 담갔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중고 거래가 활성화된 흐름에 올라탄 것이다. 중고 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품귀 현상을 빚는 명품과 한정판 제품 리셀(재판매)이 하나의 트렌드가 됐고, 친환경 가치 소비 성향까지 더해져 점차 확대되고 있다. 중고 거래는 쓰던 물건을 싼 가격에 되파는 행위이지만 ‘희소성’이라는 가치 때문에 오히려 물건 가격이 높아지기도 한다. 온라인 중심으로 성장한 리커머스(중고거래) 시장이 이제는 오프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중고품에 대한 MZ(밀레니얼+Z)세대의 수요가 높아진 만큼 백화점들도 앞다퉈 중고 시장에 진출했다. 

중고 거래 인식 바뀌며 소비시장 주류로 안착

@SSG닷컴.
@SSG닷컴.

롯데백화점의 경우 29일 잠실 롯데월드몰 2층에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인 크림의 오프라인 공간을 업계 최초로 열었다. 크림은 국내 시장 내 점유율 1위인 대표 한정판 거래 플랫폼으로, MZ세대 고객 비중이 80% 이상에 달한다. 크림의 새로운 공간에서는 고객들이 직접 판매할 상품을 등록할 수 있는 ‘드롭 존’을 운영한다.

고객들은 크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 체결된 상품을 택배로 보낼 필요 없이 직접 매장으로 가져와 접수할 수 있다. 아울러 인기 한정판 제품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쇼룸을 조성했다. 한정판 스니커즈와 의류, 액세서리 등 인기 상품들을 전시하고, 전시품을 수시로 변경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도 오프라인 매장을 3호점까지 열었다.

지난해 더현대서울과 코엑스몰에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 랩’을 시작으로 역삼 센터필드에 명품 편집숍인 ‘브그즈트 컬렉션’을 연이어 오픈했다. 앞서 신세계그룹 벤처캐피탈(CVC) 시그나이트파트너스는 올해 초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이후 신세계는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을 통해 지난 8월부터 중고 명품관을 선보이면서 번개장터를 입점시켰다.

중고거래 시장에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인 곳은 롯데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 3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93.9%를 인수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아울렛 광교점에 ‘프라이스홀릭’, 광명점에 ‘리씽크’ 등 리퍼브 전문 매장을 열었다. 지난달에는 강남점에 중고거래 형태에 대여 서비스를 더한 ‘클로젯셰여’ 매장을 정식 오픈했다. 

명품 사후 관리 수선 서비스도 도입…중고 거래 시장 승기 잡아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 제공.

현대백화점은 지난 9월 신촌점 유플렉스 4층 전체를 업계 최초 세컨핸드(중고품) 전용관 ‘세컨드 부티크’로 리뉴얼 오픈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세컨드 부티크 개장 이후 사흘간 이곳을 방문한 고객 3000여명 중 90% 이상은 2030세대로 나타났다. 세컨드 부티크는 806㎡(244평) 규모로, 대표 브랜드로는 중고 의류 플랫폼 브랜드 ‘마켓인유’, 중고 명품 플랫폼 ‘미벤트’, 친환경 빈티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리그리지’, 럭셔리 빈티지 워치 편집 브랜드 ‘서울워치’ 등이 입점했다.

이처럼 유통 대기업들이 중고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이유는 중고거래 시장의 성장성 때문이다. 최근 중고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정판 스니커즈나 명품 등의 거래 로 활성화되고 있다.

다른 유통 대기업들도 중고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는 2021년 사모펀드와 함께 한국 최장수 중고 커뮤니티인 중고나라의 지분 93.9%를 인수하며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중고 거래 사업을 진행한다. 최근 롯데는 계열사가 운영 중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비대면 직거래 픽업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번개장터.
@번개장터.

중고나라에서 산 물건을 세븐일레븐에서 찾을 수 있도록 해 본격적인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도 2022년 1월 그룹의 벤처캐피털사를 앞세워 중고 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번개장터’에 투자했다. 현재 신세계의 이커머스 계열사인 SSG닷컴에 번개장터를 입점시켜 리셀(되팔기)과 중고 명품을 판매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명품 사후 관리 수선 서비스도 도입하며 중고 거래 시장 승기 잡기에 나섰다.

중고 시장 24조…‘백화점 얼굴’ 1층까지 꿰차

글로벌 명품 기업들의 한국 중고 시장 진출도 예고됐다. 대표적인 곳이 발렌시아가다. 최근 자체 홈페이지에 자사 중고 제품을 되팔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아직 미국과 영국 등에서만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조만간 한국에도 진출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발렌시아가를 필두로 수많은 글로벌 명품 기업들이 국내외에서 자사의 중고 제품을 직접 판매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중고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명품을 각각의 제조사들이 직접 한국 중고 시장에 들여와 판매한다면 뒤따르는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

@TDI 제공.
@TDI 제공.

많은 대기업들이 중고 거래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의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8년 약 4조원 규모였던 한국의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0년 20조원까지 커졌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리셀 매장은 단순 상품판매를 넘어 젊은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 유통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매장을 내고 있다”며 “중고거래가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은 만큼 관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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