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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생활비 부담에 ‘부업 뛰는 가장’ 37만 명…역대 최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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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생활비 부담에 ‘부업 뛰는 가장’ 37만 명…역대 최대치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2.12.22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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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학원비, 대출 이자 감당하기 힘들어 투잡 뛰어야 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투잡아이템 제공.
@투잡아이템 제공.

요즘 경제가 꽁꽁 얼어붙어 있다. 지난해 내 집 마련을 한 사람들도 잠깐의 기쁨을 맛본 후 이자를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본업으로 버는 월급으로는 생활비와 아이들 교육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투잡을 택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났다. 낮에는 회사에서 열심히 직장인으로 살지만, 퇴근 후에는 사장님으로 살 수도 있다. 이렇게 부업을 뛰는 가장의 수가 37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전체 부업자 중 가구주 비율은 2017년 63.5%에서 올해 67.4%로 늘어

@JTBC자료화면.
@JTBC자료화면.

생활비 부담에 올해 부업을 뛴 가장(가구주)이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분기 평균 가정 생계를 책임지는 가구주 부업자는 36만8000명으로 전체 부업자(54만7000명)의 67.4%를 차지했다.

전체 부업자 수와 가구주 부업자 수는 2013년 이후 감소 추세였다가 2017년을 기점으로 증가 추세로 전환했고, 2020년을 제외하고는 올해까지 증가했다. 지난 5년간(2017~2022년) 1~3분기 평균 전체 부업자 수는 33.1%, 가구주 부업자 수는41% 증가했습니다. 전체 부업자 가운데 가구주 비율은 2017년 63.5%에서 올해 67.4%로 늘었다.

이자 부담에 조기 복직, 알바까지 쉬지 않고 일해

지난 5월 출산한 김모씨(34)는 올해 이른 복직을 결정했다. 김씨는 “결혼하면서 받은 대출금도 있고 남편이 사업을 하는데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잘되던 사업이 주춤해져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 때문에 나는 투잡을 뛸 수 없지만 남편은 퇴근 후 배달을 하고 있다”면서 “아주버님이 식당을 하시는데 저녁 배달을 맡기셨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날씨가 상당히 추워 고생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리지만 현재 경제 상황이 넉넉지 않아 어쩔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씨의 남편은 “가장으로서 당연히 책임감이 들고 아이까지 태어나 할 수 있는 일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라며 “부업을 해서 대출 이자라도 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국내 1인 가구 10명 중 4명은 부업을 하며 보조 수입을 얻는 ‘투잡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주업 근로시간과 부업 참가율을 비교한 결과, 주업 근로시간이 줄어들수록 부업 참가율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업 근로시간은 2017년 35.7시간에서 올해 32.0시간으로 감소했다. 전경련은 "주 52시간제가 도입된 2018년부터 주업 근로시간의 감소와 함께 부업 참가율이 증가했다며 줄어든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부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봉 상승은 한계가 있고 집 한 채 사려면 일을 더 해야 한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직장인 양모씨(33)는 지난달 부업으로 100만 원 정도를 벌었다.

양씨는 “지난해 결혼하면서 작은 빌라를 하나 구매했는데 이자 금리가 올라서 생활이 힘들어졌다”라며 “요즘은 퇴근 후 친구를 만나거나 회식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과외를 뛴다”고 말했다.

그는 “공과대학을 나와서 수학 과학을 잘했는데 마침 수학과외를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바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씨(36) 역시 번역 아르바이트 등을 병행하며 본업 외 2개 아르바이트를 한다. 일감은 크몽 등 플랫폼을 통해 받는다.

“직장에서 연봉 상승은 한계가 있고 집 한 채 사려면 일을 더 해야 한다. 아이들이 피아노, 미술, 태권도 등 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매달 내야 하는 학원비도 부담이 돼서 퇴근 후에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요즘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어 주변에서도 N잡을 하기 위해 여러 고민을 하는 것 같다."

이처럼 직장 월급 외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N잡(부업)’에 뛰어드는 직장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실질임금이 깎인 근로자들이 부업 전선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아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지난 5년간 연령대별 부업자 추이를 보면 청년층과 고령층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1~3분기 평균 20~30대 부업자는 2017년 7만8000명에서 올해 10만7000명으로 37.2% 증가했고, 60대 부업자는 7만6000명에서 12만9000명으로 69.7%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보건업과 사회복지서비스업의 부업자가 62.9% 올라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건설업 40.0%, 도소매업 24.5% 등의 순이었다.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 근로시간 규제로 초과근로수당을 받지 못해 실질임금이 깎인 근로자들이 어쩔 수 없이 부업 전선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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