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2 14:00 (토)
[이슈추적] 전화벨이 울리는 게 두려운 당신! 혹시 ‘콜 포비아’(Call Phobia)’?
상태바
[이슈추적] 전화벨이 울리는 게 두려운 당신! 혹시 ‘콜 포비아’(Call Phobia)’?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1.02 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Z세대, 즉각 답변해야 하는 전화에 큰 스트레스 받아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픽사베이
@픽사베이

전화 공포증은 문자가 익숙한 MZ세대가 흔히 겪는 문제다. 미국의 한 컨설팅 회사가 전화 통화에 어려움을 겪는 MZ세대를 대상으로 ‘전화 공포증(콜포비아, Call phobia)’ 극복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다. 최근 일본에서도 전화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고 퇴사하는 젊은 사원이 늘자 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전화 대응법’을 교육하고 나섰다는 보도도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MZ세대 상당수도 전화 공포증을 호소하며 전화 통화를 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화 응대에 익숙지 않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피한 적 있다

@잡코리아 제공.
@잡코리아 제공.

구인구직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지난 9월 MZ세대 2,7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9%가 ‘전화 공포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청년층 열 명 중 세 명이 전화를 무서워한다는 뜻이다. 20대 직장인 김씨는 전화를 받기가 두려워 울리는 전화를 그냥 두었다가 크게 혼이 난 적이 있다.

김씨는 “입사 초기, 전화가 울리는 게 공포였다”며 “간부회의에서 나온 중요한 사항을 공지하는 전화였는데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 우리팀만 그 내용을 숙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화 응대는 익숙지 않아 어떻게 말해야 할지 상대방의 말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며 “전화를 받았더라도 혹시 모르는 부분을 질문할까 봐 두렵기도 하다”고 전했다.

기성세대의 전화가 불편…전화 업무를 이유로 퇴사하는 젊은이들도 생겨나

@브로드 C&S 제공.
@브로드 C&S 제공.

전화보다는 소셜미디어(SNS)로 하는 소통이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가 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일컬어 ‘전화 공포증’(Call Phobia)라고 한다. 최근 그룹 샤이니 멤버 키도 ‘나 혼자 산다’에서 전화가 오면 가슴이 떨린다며 “문자는 그 사람이 얘기하면 내가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전화는 내가 즉석에서 뱉은 말을 책임져야 하지 않냐”고 말해 MZ에게 큰 공감을 샀다. 전화 공포증의 문제는 주로 직장에서 발생한다. 전화가 익숙한 기성세대의 조직 문화와 충돌하는 것으로 예고 없이 울리는 전화가 두려운 MZ세대에게는 기성세대의 전화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전화 업무를 이유로 퇴사하는 젊은이들도 생겨났다.

“말할 내용 적어두고 전화…즉각 대답 어려워”

1년차 직장인 이모(28)씨도 전화 공포증을 겪고 있다.

그는 “준비가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면 머리가 하얘지는 느낌”이라며 “카카오톡이나 문자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있는데 전화는 바로바로 대답해야 하니까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다른 부서 부장들과 통화할 때는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라며 “통화를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이야기할 내용을 미리 적어놓고 읽는 편”이라고 했다. 통화보다는 문자나 메신저, 앱으로 소통하는 게 편하다는 이들도 많았다.

고등학교 2학년인 박모(18)양은 “우리 세대는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다 보니 전화할 일이 많지 않다”라며 “친한 사람이랑은 괜찮은데 모르는 사람이랑 갑자기 이야기하게 되면 불편한 느낌 든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손모(26)씨는 “배달시킬 때도 앱을 이용하고, 공공기관이나 문의도 앱으로 한다”며 “혹시 통화할 일이 생기면 남들이 내 통화내용을 듣는 게 싫어서 밖으로 나간다”라며 “전화 통화를 하면 마음에도 없는 인사치레도 해야 하고 불편한 게 많다”고 밝혔다.

전문가 “시대 바뀌면서 생기는 사회적 병폐”

젊은 세대가 전화 통화를 불편해하는 현상은 사회가 변화하면서 생겨난 일종의 ‘사회적 병폐’라는 진단도 나온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이전 세대들은 어렸을 때 친구 집에 집 전화로 통화를 하면서 본인 소개를 하는 등 예절을 배우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전화와 익숙해졌지만, 지금 세대는 그럴 필요가 없어지면서 전화가 낯선 상황”이라며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서 ‘전화 공포증’이라는 일종의 사회적 병폐가 생겨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화가 무섭다면 전화를 하기 전에 내용을 미리 정리하거나, 심각하다면 전문가와 상담할 필요도 있다”며 “사회적으로 전화 필요성이 줄었지만, 직장에 들어가면 전화로 업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은 전화와 익숙해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전화 두려운 MZ세대, 60만원 내고 ‘통화법’ 코치받는다

외신인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컨설팅 회사 ‘폰 레이디’는 시간당 480달러(약 60만원)의 상담료를 받고 ‘전화 공포증’ 극복을 돕고 있다. 메리 제인 폰 레이디 대표는 이메일과 문자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전화 통화를 두려워하는 ‘전화 공포증'’ 걸릴 수 있다고 보고 지난 2006년부터 기업 직원들의 통화 기술 향상을 돕는 컨설팅 회사 ‘폰 레이디’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외신 인터뷰에서 “최근 세대는 전화 통화에 대해서 백지상태인 경우가 종종 있다. 가정집 전화기를 더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컨설팅 첫 번째 단계는 왜 전화 통화를 두려워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는 것이다. 그는 “고객들의 가장 일반적인 두려움의 원인은 ‘누군가가 질문을 했을 때 즉각적인 대답을 잘 못 하면 어떡하지’ 하는 것에 대한 공포였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에게 ‘앞으로 사흘 동안 문자 메시지 대신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하라”고 조언했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