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년동안 증시에 불어닥친 정치테마주 투자 열풍이 결국 씁쓸한 수익률을 남기고 소멸되고 있다. 대선날 전후로 대부분의 테마주들이 급락해 17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금융감독원이 26일 발표한 테마주 동향에 따르면 올해 테마주 주가는 일반적인 시장흐름과 크게 벗어난 그래프를 그렸다. 테마주들은 각 정당의 경선이 완료되고 출마선언이 이어진 8월과 9월들어 과도하게 상승한 뒤 큰 변동폭과 매매회전율을 나타냈다.
금감원이 조사한 150개 테마주들의 최저가 대비 최고가 상승률은 평균 302.3%를 기록했으며 1000%를 초과하는 종목도 써니전자과 에스코텍, 우리들생명과학, 바른손 등 4개사나 됐다.
지난 21일 기준 조사대상 종목들의 주가는 지난 2011년 6월초 기초가 대비 평균 28.2% 높은 상태다.
분석기간 중 전체 매매회전율은 평균 2628.4%로 나타났다. 매매회전율이 100%일 경우 1번의 손바뀜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17개 종목은 1일 거래량이 전체 상장주식수보다 많이 거래됐으며 미래산업과 우리들제약은 1일 거래량이 상장수식수의 두 배가 넘기도 하는 등 극심한 단타매매 현상이 발생했다.
이처럼 과열된 테마주 장세는 12월부터 급격하게 냉각됐다. 테마주들은 지난 21일 현재 최고가 대비 평균 52.7%가 떨어졌다. 기준일인 지난해 6월1일보다는 높은 상태지만 거품이 완전히 꺼질 경우 추가적인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거품 소멸은 정책테마주보다는 인맥테마주에서 더 두드러졌다. 금감원이 최근 3주간 테마주 주가를 분석한 결과 인맥테마주들은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31.9% 하락한 반면 정책테마주들은 20.9% 하락했다. 그러나 정책테마주라고 하더라도 정책이 실제 시행된다는 보장이 없다보니 곧 테마가 소멸될 것이라는 게 당국의 우려다.
테마주들의 이같은 롤러코스터 주가움직임에 시가총액도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테마주들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21조1000억 원에서 한때 41조6000억 원까지 증가했다. 현재는 최고가보다 17조3000억 원 준 약 24조3000억 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감원은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이 테마주 투자로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이 특정 테마주 매매계좌 중 손실발생 상위 500계좌의 주가흐름 별 손실규모를 분석한 결과 상승기의 일평균 총 손실액은 1억5760만 원으로 횡보기의 2080만 원보다 크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테마주의 주가 변동성이 높다보니 투자자들이 매매를 위한 타이밍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은수 금감원 테마주특별조사반장은 "기업의 가치와 상관없는 정치테마주 주가는 관련 테마의 소멸과 함께 필연적으로 거품이 꺼지게 된다"며 "허상에 불과한 테마주를 투자기회로 오인하지 말고 우량주 위주로 건전한 투자를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