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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계정 공유 금지하면…넷플릭스 계속 구독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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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계정 공유 금지하면…넷플릭스 계속 구독할 건가요?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2.06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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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계정을 공유하는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넷플릭스 캡처]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계정을 공유하는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최근 넷플릭스를 둘러싸고 사회적인 이슈가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계정 공유 금지’다. 넷플릭스는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1분기 중에 계정 공유 금지 및 추가 과금 정책을 세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계정 공유 금지는 말 그대로 제3자와 계정을 함께 쓰는 걸 막는 조치다. 더 쉽게 풀어보자. 넷플릭스엔 현재 총 4가지 멤버십 유형이 있다. 월 5500원 광고형 베이식(일부 영화 및 시리즈 시청 제한·동시접속 1명), 월 9500원 베이식(동시접속 1명), 월 1만3500원 스탠다드(동시접속 2명), 월 1만7000원 프리미엄(동시접속 4명) 등이다.

이중 스탠다드 요금제부턴 다른 사람과 계정을 공유할 수 있었다. 가령 넷플릭스 이용자는 4명의 인원을 모아서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면 각자 월 약 4000원을 내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식이다. 

원칙적으로 넷플릭스 이용약관에 따르면 한 가구 내 함께 살고 있는 간 계정 공유만을 허용하고 있다. 넷플릭스 약관에는 ‘가족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경우 회원 서비스 사용을 종료시키거나 제한할 수 있습니다’라고 돼있다. 

그럼에도 넷플릭스는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가족이 아닌 이들과도 계정 비밀번호를 공유할 수 있게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요금제 현황. [사진=넷플릭스 캡처]
넷플릭스 요금제 현황.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잘 드러난다. 매출이 78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는데, 이는 2020년 상장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6억7000만 달러)보다 91.0%나 줄어든 5500만 달러에 머물렀다.

넷플릭스는 현재 1억명 수준이 지인과 비밀번호 공유를 통해 서비스를 나눠 쓰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렇게 공짜로 이용하는 이들을 유료 가입자로 전환하면 실적을 늘리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거란 게 넷플릭스의 계산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부터 칠레, 코스타리카, 페루 등에서 계정 공유 시 추가로 과금하는 정책을 실험적으로 시행했다. 3000~4000원의 추가 요금을 내면 본 계정에 2개의 하위 계정을 추가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인데, 한국에선 어떤 방식을 도입할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넷플릭스는 계정 소유자의 IP 주소, 계정 활동 등으로 동거인과 제3자(지인)를 구분했다. 또 여러 기기에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인증 절차도 거치도록 했다.

문제는 이용자들의 반발이다. 국내에선 많은 넷플릭스 이용자가 계정 공유를 통해 콘텐츠를 누려왔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 10명 중 6명이 계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넷플릭스 주가 추이. [사진=구글 캡처]
넷플릭스 주가 추이. [사진=구글이미지 캡처]

이유는 간단하다. 계정을 공유하면 더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서다. ‘구독 피로(Subscription fatigue)’란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이미 소비자 지갑을 노리는 구독서비스는 많다. 소비자 입장에선 사소한 기능까지 일일이 구독하다간 가랑비에 옷 젖듯 지출규모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많은 고객들이 꽤 큰 비용을 지출하면서 이동통신, 스마트폰, 넷플릭스 같은 OTT 등 여러 가지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구독경제의 본 취지가 무너진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계정 공유 금지가 앞으로 다른 OTT 서비스들에도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OTT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넷플릭스를 해지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에 나서겠지만 다른 서비스들도 결국 수익성을 고려하면 계정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없애야 할 것”이라면서 “소비자는 구독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내는 걸 달가워하지 않지만, 회사는 언제든지 계정을 정지시키거나 구독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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