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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슈] SVB가 뭐길래…흔들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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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이슈] SVB가 뭐길래…흔들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 최기훈 기자
  • 승인 2023.03.20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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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최기훈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시그니처은행이 연쇄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일부에선 전 세계를 패닉 상태에 빠뜨렸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올 정도다. 위기의 신호탄은 암호화폐 전문은행인 실버게이트 캐피털이 쐈다. 이 은행은 지난 8일 회사 운영을 종료하고 자회사인 암호화폐 대출기관인 실버게이트 은행을 자발적으로 청산한다고 밝혔다.

이틀 뒤인 10일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다. SVB는 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인 대형 금융기관인 만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컸다. SVB에 이어 뉴욕주에 위치한 시그니처은행까지 연쇄 파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해당 은행들의 줄도산이 다른 은행들의 파산과 뱅크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SVB 파산 사태로 글로벌 초대형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의 유동성 위기가 고개를 들기도 했다. 

대체 SVB가 뭐길래 글로벌 금융위기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걸까. SVB는 총자산만 2090억 달러(약 277조원)에 이르는 대형 금융기관이다. 미국에서 은행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파산 규모가 컸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붕괴한 워싱턴뮤추얼은행(자산 3070억 달러)에 이어 최대 규모였다.  

실리콘밸리뱅크가 파산했다. [사진=실리콘밸리뱅크]
실리콘밸리뱅크가 파산했다. [사진=실리콘밸리뱅크]

이름에서도 드러나 있듯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기업들과 주로 거래하는 은행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이어진 초저금리 기조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호황이었던 IT 업계의 돈이 SVB에 쏟아지면서 성장했다. 

이후 최대 규모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과 IT 기업을 주 고객으로 상대해 온 SVB의 지난해 말 총자산은 2090억 달러다. 2021년 말(1160억 달러)보다 930억 달러 늘었다. 1년 만에 자산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대출 기관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이어진 초저금리 기조와 정부 지원에 힘입어 호황이었던 IT 업계의 돈이 SVB에 쏟아진 결과였다.

이렇게 불어난 예금을 SVB는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에 투자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격적인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자금줄이 막힌 기술 기업들은 SVB에 맡겼던 예금을 대거 찾아갔다. 설상가상으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큰 손실까지 입게 됐다. 급기야 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가 SVB의 폐쇄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규모가 큰 SVB가 파산하자 미국 정부는 금융 시스템 전체 위기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적극 개입했다. SVB의 보험 한도와 무관하게 고객 예금 전액을 보증하기로 했다. 유동성이 부족한 금융기관에 자금 대출도 진행한다. 

총자산 2090억 달러를 가진 SVB의 주요 고객은 정보기술(IT)·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 등이다. 이들이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기간 막대한 투자 자금을 끌어오면서 SVB에도 예금이 늘어났다. 이렇게 불어난 예금을 SVB는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에 투자했다.

국내 저축은행 연체율 현황. [자료=예금보험공사]
국내 저축은행 연체율 현황. [자료=예금보험공사]

SVB 사태는 바다 건너 한국 금융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14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6% 하락한 2348.97에, 코스닥 지수는 3.91% 하락한 758.05에 장을 마쳤다. 올해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고금리 영향으로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에 고액의 수신이 급격히 늘어난 반면 연체율은 계속 악화하고 있는 국내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들 은행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경우 국내에서도 ‘뱅크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권 인프라가 디지털시대로 전환하면서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금융사들도 순식간에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SVB의 파산을 앞당긴 건 고객들이 스마트폰 뱅킹 앱을 열고 서둘러 예금 인출에 나섰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로 은행 거래를 하는 고객이 크게 늘면서 예금 인출이 쉬워졌고, 이 때문에 파산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빨라졌다는 다. 

정부에선 SVB 사태가 제2금융권을 비롯한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건전성을 관리하는 일이 시급해졌다.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연체율은 상승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저축은행 평균 연체율은 3.0%로 전 분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3조4344억원으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측이 유동성 비율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안심리 차단에 나섰고, 실제로 눈앞에 위기가 닥쳤다고 볼 순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이 모바일 뱅킹을 적극 육성하는 나라인 데다 우려가 커지면 예금자들이 언제든 스마트폰을 통해 인출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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