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47 (금)
[요즘트렌드] “월급 빼고 다 올랐다”…’무지출 챌린지’ 유행하는 이유
상태바
[요즘트렌드] “월급 빼고 다 올랐다”…’무지출 챌린지’ 유행하는 이유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4.11 15: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1인 가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1인 가구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최근 MZ 세대 등 젊은 층에서 유행하는 ‘무지출 챌린지’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 등장한 움직임이다. 이 챌린지는 한 주 동안 생활비를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물건을 사지 않거나 먹을 것을 구매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다. 이러한 챌린지는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인증샷을 공유하는 등 자신의 무지출 성공을 공유하고 서로 응원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거주하는 회사원 김 모(27∙여) 씨도 무지출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다. 김 씨는 “극단적인 절약을 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유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 같아요. 회사에서는 경기가 좋지 않다며 월급을 동결됐는데 전기, 수도, 가스비는 멈출 줄 모르고 오르고 있어요. 장 보는 게 무서울 정도로 마트 물가도 너무 많이 올랐고요”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기, 가스, 수도 등의 공공요금과 농축수산물 등의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공요금은 전년 동월 대비 28.4% 올라 최고치를 기록했고, 겨울철 한파 영향과 일조량 부족 등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농축수산물이 4.7%로 큰 폭으로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양파(60%), 풋고추(46.2%), 오이(31.5%)로 각각 급등했다.

또한 가공식품 물가도 9.1% 상승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밀가루(19.8%), 부침가루(12.3%) 등이 일제히 올랐고, 이를 주원료로 하는 라면(12.3%), 빵(11.1%)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우유(13.6%), 커피(14.2%) 등 가공 제품 역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석유류가 -14.2%로 낙폭을 보이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소비자물가는 4.4%로 둔화된 양상을 나타냈다. 1년 만에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한 것. 하지만 가격 변동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했을 때의 물가 상승률인 근원 물가 상승률은 4.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월급 빼고 다 오른 물가 속에서 1인 가구의 한 달 생활비는 얼마나 될까. 지난달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1인 가구의 월평균 임금은 252만 원, 생활비는 161만 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지출 항목은 식료품비가 48만 원으로 가장 높았고, 주거비(22만 원), 연금∙보험료(13만 원), 교통비(12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식료품비 비중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1인 가구의 외식 빈도가 많기 때문이다. 1인 가구의 경우 주 1~2회(49.0%), 주 3~4회(28.1%), 일 1회 이상(10.6%) 등의 외식 빈도를 나타냈다.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혼자 식사하는 비율이 52.1%로 높아 외식비 비중이 더 높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고물가에 식료품과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고물가에 식료품과 주거비에 대한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김 씨 역시 식료품과 주거비의 지출이 가장 컸다. 그는 “월세 50만원, 관리비 5만원 등 주거비로 상당부분이 나가는 와중에 공과금까지 많이 올라서 부담스러워요. 한 달에 3~4만원이면 충분했던 도시가스 요금이 8만원을 넘긴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혼자 지내다 보니 집밥보다는 배달음식을 먹는 경우가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마트 물가 역시 치솟고 있어 매일 먹는 끼니를 챙겨 먹는 것도 부담스럽네요”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김 씨는 당분간 무지출 챌린지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일주일 동안 냉장고 음식으로 버티기, 친구들과의 모임 나가지 않기, 택시 타지 않기, 외식 줄이기, 중고거래하기 등을 통해 지출을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주요 품목별 가격 동향을 점검∙관리하면서 식품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인하 및 연장, 통신비 등 생계비 경감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물가 안정 기조가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높은 체감 물가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