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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재테크] 짠테크 끝판왕.. MZ세대 씁쓸한 현실 ‘거지방’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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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족 재테크] 짠테크 끝판왕.. MZ세대 씁쓸한 현실 ‘거지방’ 가보니...
  • 이지나 기자
  • 승인 2023.04.24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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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무지출, 짠테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무지출, 짠테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무지출', '짠테크'로 표방되는 MZ세대 사이에서 하루 총 소비∙지출을 공유하는 이른바 ‘거지방’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달 초부터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거지방’에서 대화한 지출 인증 내역을 공유한 글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요. 카카오톡 검색창에'거지방'이라는 단어를 입력하자 여러 개의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이 뜨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하루에 뭘 썼는지, 얼마나 아꼈는지 모든 지출 내역을 공유하고 서로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거지방 참여자들은 한 달 예산을 정해 놓고 소비를 기록하며 서로 절약을 독려하고 있었는데요. 이들은 소비할 때마다 거지방에 내역을 알려야 하며, 댓글로 한 달 소비 목표를 정해두고 최대한 지출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또 다른 사람들이 올린 소비 내역에 대해 신랄한 평가가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한 참여자가 배가 고파서 딸기라떼 3700원, 뚱딸기 1700원, 파바 1700원을 지출하겠다고 선언하자 다른 참여자는 "하나만 먹어라"라며 말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른 참여자들도 "왜 다 먹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봐라", "왜 그렇게 많이 먹는 것이냐"면서 핀잔을 주기도 했는데요. 이들은 아이디 자체도 자신의 한 달 목표 소비액을 적어놓고 그 안에서만 지출을 하면서 인증하고 있었습니다.

[사진=거지방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사연자의 글 화면캡처]
카카오톡 검색창에'거지방'이라는 단어를 입력하자 수 십 개의 채팅창이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진=거지방 오픈채팅방에 올라온 사연자의 글 화면캡처]

또 다른 오픈채팅방에서는 닉네임 옆에 통장 잔고를 기록하도록 규칙을 정하고 "뭐 사고 싶은데 절약했으면 공유하라"며 회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한 참여자는 "집 회사 걸어서 3분 거리인데 밥을 집에서 먹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회사 옆에 있는 식당에서 8천원짜리 가성비 한식 뷔페 먹는 게 좋을까요?"라고 묻자 "헉, 8천원을 어떻게 한 끼에 다 써요", "집 가서 드셔야지 뭘 물어보시나"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다른 방에서는 "오늘 돈 한 푼도 안 씀", "오늘 직장 동료가 준 빵으로 아침 때우고 점심에 부장님 따라가서 점심 해결하고 저녁은 교자 만두 3알로 버팀.. 지출 0원"이라고 인증하며 오늘 하루 절약한 내용들을 공유하며 절약을 독력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모인 이들은 스스로를 ‘거지’라고 부르고 자신보다 나은 사람들을 ‘기만자’라고 칭하고 소비를 '과소비'로 칭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거지'라 칭하는 모습이 요즘 젋은층이 고물가와 높은 청년 실업이라는 씁쓸한 현실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반응과 함께, 청년들이 진짜 '거지'를 조롱하는 듯한 말투와 행동들을 보여 보기 좋지 않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요. 몇 년 전 월급 200만 원을 받으면서도 고가의 외제차를 질러 버리는 '카푸어'나 자신의 일상을 즐기는 '욜로족'등 과소비를 지향하는 문화가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경기 침체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상용직을 구한 청년(15∼29세) 취업자가 1년 전보다 4만명 넘게 줄어든 반면,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는 2만명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청년 취업률은 5개월 연속 감소했는데, 고용의 양뿐 아니라 질도 나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청년층 임시근로자는 106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1만3천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임시근로자는 고용 계약 기간이 1개월 이상 1년 미만이거나 고용계약 없이 단기적으로 고용된 취업자를 말하는데요.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되는 상용직 청년 취업자는 줄고, 종사상 지위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 청년 취업자는 늘어난 셈입니다.

빚을 내는 청년들도 늘었습니다. 지난 17일 한국은행이 국회 진선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30대 이하 청년층 취약차주는 46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체 취약차주(126만명)의 36.5%에 달합니다. 다중채무자이면서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적은 30대 이하 청년층이 4만명 이상 늘었습니다.

전체 취약차주 수는 1년 동안 6만명 증가했는데, 30대 이하 청년층에서만 4만명이 늘어난 것인데요. 지난해 말 전체 가계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93조9000억원으로, 1년 전(92조8000억원)과 비교해 1조1000억원 증가했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다중채무자 규모도 상당하지만 고금리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대출자들이 은행 등에서 ‘신용보험’ 상품 소개를 받을 수 있다면 부채와 관련한 민간 차원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사캐스트]

내용및 사진 = 카카오톡 단톡방 오픈채팅 참고, 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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