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18:25 (목)
[트렌드이슈] 호텔 망고빙수가10만원...MZ픽 ‘작은 사치’ 올해도 통할까?
상태바
[트렌드이슈] 호텔 망고빙수가10만원...MZ픽 ‘작은 사치’ 올해도 통할까?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4.26 1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격 사악해’…빙수 한 그릇이 국밥 10그릇과 맞먹어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물가 폭등이 이어지면서 호텔 망고빙수가 10만원대를 넘어섰다. [사진=신라호텔]
물가 폭등이 이어지면서 호텔 망고빙수가 10만원대를 넘어섰다. [사진=신라호텔]

물가 폭등 사태가 지속되면서 모든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호텔의 고급 빙수부터 서민 음식까지 가격이 인상됐지만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심리는 제품마다 다르다. 국밥 한 그릇에 1만원인 것은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반대로 한 그릇에 10만원을 넘는 고급 빙수는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호텔 애플망고 빙수 올해도 줄 서서 먹을까?

불과 몇 년 전, 5~6만 원이던 빙수를 보고 ‘너무 비싸다’ ‘SNS나 인스타그램의 허세샷’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 두 배까지 망고 빙수값이 올랐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내놓은 ‘제주 애플망고 가든 빙수’는 가격이 10만원이 넘지만 연일 조기 주문 마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신라호텔에서 애플망고 빙수 가격은 8만원이 넘었지만 60번~70번 이상까지 대기가 몰리는 모습도 보였다. 그동안 신라호텔의 빙수는 애플망고의 원조격으로 이 호텔의 빙수 가격이 업계 고급 빙수 가격을 가늠하는 잣대 역할을 해왔다. MZ세대들은 “호텔 빙수가 비싸긴 하지만, 우리가 부릴 수 있는 최고의 호사이자 사치이기 때문에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망고 빙수 한 그릇에 10만원이 넘는데 합리적일까?

주부 염모(40)씨는 “지난주 가족 모임이 있어서 호텔에서 식사했는데 식사 후 아이들이 빙수를 먹고 싶다고 해서 가격을 보니 10만원에 육박해서 깜짝 놀랐다”라며 “3년 전에 친구들과 와서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사이 2만원 정도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27)씨는 “망고 빙수를 먹을 수 있는 시즌이 다가오면 친구들 4명과 한 번씩 와서 2개를 주문하는데 사실 가격이 사악하기는 하다”라면서 “그래도 맛과 분위기 때문에 여름철이 되면 3번 정도는 꼭 호텔을 찾는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과 해마다 화제가 되는 호텔을 정해서 가는데 시간을 잘 맞추지 않으면 대기 타임이 너무 오래 걸려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미 올해 12만원대 빙수가 나오면서 아직 가격을 공개하지 않은 신라호텔을 비롯한 다른 특급호텔들의 올해 빙수 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21년 샤인머스캣 빙수로 완판 행진을 기록했던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은 아직 올해의 빙수 메뉴 및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특급호텔의 빙수 가격 인상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물가 시대라고는 하나 빙수 한 그릇 가격이 10만원에 육박하는 건 과하다는 비판이다. 

“가격만 보면 비싸 보이지만 원가율이 낮아 이익 거의 없어”

포시즌스 호텔 망고빙수. [사진=포시즌스 호텔]
포시즌스 호텔 망고빙수. [사진=포시즌스 호텔]

호텔 측은 정작 ‘남는 게 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에서 판매하는 망고빙수에는 제주산 애플망고 등 고급 재료가 들어가는 만큼 애플망고 가격과 출하량 등이 가격에 반영된다”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과하다고 생각될 수 있지만 실제론 원가율이 낮아 이익이 거의 남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따가운 시선에도 올해 망고빙수 인기는 전년과 같이 지속될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작은 사치 트렌드와 SNS 인증샷 열풍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고, 올해는 특히 엔데믹 속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빙수 수요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망고 외 다른 고급 과일을 활용한 빙수나 디저트 신메뉴 역시 활발히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 빙수에 이어 호텔 뷔페까지 가격 고공행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호텔 빙수 시리즈. [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호텔 빙수 시리즈. [사진=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한편 서울 시내 주요 특급호텔의 뷔페 가격도 크게 올랐다. 그럼에도 일부 호텔 뷔페 레스토랑에서는 오픈 시간에 맞춰 긴 줄을 늘어선 이른바 ‘오픈런’ 행렬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상식을 분명 뛰어넘은 가격 수준이지만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사실 일반적으로 말도 안 되는 가격인데 예약이 꽉 찬 것을 보면 의아하다”라며 “가격이 오를수록 손님이 늘고 예약은 더 치열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직장인 장모(41)씨는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결혼기념일이 모두 모여있는 5월이 가장 부담스럽다.

5월 초가 되면 부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호텔에서 점심을 먹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는데 올해 뷔페 가격을 보니 1인당 가격이 18만원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는 “부모님 두 분에 나를 포함 아내, 아들, 딸까지 총 6명인데 식비를 계산해보니 100만원이 넘더라”며 “한 끼 먹는 식비로는 너무 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미 5월 5일과 8일에는 예약이 거의 다 찼다는 말을 들은 그는 “나만 이렇게 계산하며 사는 건가 싶고 정말 여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요즘 외식업계를 보면 이른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를 잘 보여주고 있다”라며 “비싼 가격에도 일부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허세 인플레이션’이란 말에서 보듯 ‘경험’과 ‘인증’ 등을 중시하는 문화가 음식 가격의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시사캐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