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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넥슨, 혹한기를 이겨낸 자체 IP의 위력... 엔터·메타버스로 뻗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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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넥슨, 혹한기를 이겨낸 자체 IP의 위력... 엔터·메타버스로 뻗어가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3.04.30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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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국내 게임사들의 어깨가 축 내려앉았다. 게임업계 1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이러한 혹한기에도 낭중지추(囊中之錐)같은 기업은 존재한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실적 한파에 휩쓸려 내리막길을 걸어가는 가운데 '넥슨'은 홀로 훈풍을 맞으며 오르막길에 올랐다.

90년대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추억 한 켠에 '바람의 나라' 감성이 자리 잡고 있을 터. 추억의 생산지는 '넥슨'이다. 

1994년 설립된 넥슨은 오는 2024년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있다. 국내 게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출처=넥슨
출처=넥슨

넥슨의 창업주인 고(故) 김정주 전 회장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 박사 과정을 중단하고 1994년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와 공동으로 넥슨을 창업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컴퓨터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프로그래머였고, 송 대표는 새로운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던 청년이었다. 두 사람의 열망이 맞닿아 시너지를 일으켰다. 이들은 창업 2년 만에 게임산업의 판을 뒤흔들 걸작을 세상에 공개한다.

1996년 세계 최초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가 출시됐으며, 이를 기점으로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에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게임시장 안에서 넥슨은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려갔다. 먼저 업계 최초로 정액제 과금 방식을 폐지, 부분유료화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했다. 부분유료화는 게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유저 선택에 따라 아이템 등을 유료로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넥슨은 부분유료화를 통해 게임 진입장벽을 낮추고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기업의 예상은 적중했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부분유료화를 통한 막대한 수익 창출을 이뤄낸 것이다. 넥슨이 개발한 부분유료화는 게임시장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이후 넥슨은 창조적 본능을 깨워 내실을 강화했다.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영웅전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등 굵직한 게임 콘텐츠들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렸다.

넥슨은 90년대 국내 게임시장을 풍미하고,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해외로 진출해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섰다. 2002년 일본, 2005년 미국, 2007년 유럽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해 온 결과, 현재는 일본, 중국, 대만을 비롯해 유럽, 남미 등 전세계 190여 개국에 넥슨의 창조적 DNA가 심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자체 IP를 성장동력으로 삼다

게임시장도 시대 흐름에 발맞춰 변화를 거듭한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넥슨의 성장동력은 자사가 보유한 다수의 지식재산권(IP)다. IP는 기업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자체 IP가 부족한 기업은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타사 IP를 차용한 게임은 원작 IP에 지급하는 로열티로 인해 흥행을 하더라도 큰 수익을 거두기 힘들다.

넥슨이 오르막길을 지치지 않고 오를 수 있는 이유는, 기업을 이끄는 자체 IP의 강력한 힘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넥슨은 지난해 자체 IP를 활용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히트2'의 흥행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출처=넥슨
출처=넥슨

자체 IP를 활용한 후속작을 개발해 성장동력을 강화한 기업은 다양한 신작을 통한 신규 IP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MMORPG 신작 '프라시아 전기'의 흥행으로 신규 IP를 확보하며 'IP부자'의 프레임을 굳혔다. 지난달 말 출시된 프라시아 전기는 하루 매출만 50억 원에 달하며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넥슨은 잘 만든 IP 하나로 성장 가속 버프를 획득한 셈이다.

출처=넥슨
출처=넥슨

자체 IP의 힘을 재확인한 기업은 올해 여러 장르의 신작을 선보이며 IP 다각화에 나설 예정이다. 

넥슨은 올해 신규 IP인 바다 모험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넥슨의 자사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은 오는 6월 하이브리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를 정식 출시한다. 데이브 더 다이버는 블루홀을 탐사하며 해양 생물을 포획하는 '어드벤처'와 포획한 생물로 초밥집을 운영하는 '타이쿤'이 결합된 게임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스팀에서 얼리액세스를 진행, 글로벌 이용자들에게 '압도적 긍정' 평가를 받으며 스팀 전체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출처=넥슨
출처=넥슨

아울러 자회사가 선보이는 새로운 슈팅 게임 IP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넥슨게임즈에서 개발하는 PC 슈팅 게임 '베일드 엑스퍼트'는 5월 중 스팀과 넥슨닷컴을 통해 얼리액세스 방식으로 공개된다. 베일드 엑스퍼트는 PvP 중심의 총싸움 게임으로, 앞서 진행된 파이널 베타테스트에서 향상된 게임성에 대한 호평을 받으며 흥행 기대감을 높였다.

출처=넥슨
출처=넥슨

이외에도 넥슨게임즈가 개발 중인 3인칭 루트 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비롯해, 넥슨의 스웨덴 소재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의 1인칭 슈팅 게임 '더 파이널스'가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체 IP로 사업 다각화... 엔터테인먼트 사업 '예열'

넥슨은 신작 출시 공세를 이어가며 자체 IP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공들여 만든 자체 IP,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IP는 게임을 넘어 영화, TV부문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 넥슨의 목표는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엔터테인먼트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IP 다변화에 나섰다.

넥슨은 지난해 IP 확장을 목표로 글로벌 영화 제작사 AGBO에 5억 달러(약 6535억 원)를 투자했다. AGBO의 지분 49% 확보한 넥슨은 AGBO의 최대주주가 됐다.

AGBO는'어벤져스: 엔드게임', '켑틴 아메리카: 윈터 솔저' 등 마블 영화를 연출한 루소 형제의 제작사다. AGBO에서는 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를 개발, 넷플릭스·디즈니·애플TV+· NBC 유니버셜·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24· 로쿠 등을 통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넥슨은 AGBO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자사 게임 IP의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넥슨의 IP를 활용한 영화· TV시리즈가 제작되면 IP의 수명이 늘어난다.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이 많아질수록 기업은 더 견고한 오르막길을 오르게 된다.

엔터에 이어 메타버스까지... IP 지속가능성 제고

IP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은 다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넥슨은 엔터 사업을 비롯해 자체 IP를 접목할 수 있는 사업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넥슨은 자사의 핵심 IP인 '메이플스토리'를 활용한 프로젝트로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구현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대체불가토큰(NFT)이 중심이 되어 다양한 유무형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가상세계다. 넥슨은 이 가상세계 안에서 △메이플스토리 N △메이플스토리 N 월드 △메이플스토리 N 소프트웨어개발키트 △메이플스토리 N 모바일 등 블록체인 기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넥슨의 새로운 디딤돌, 블록체인을 통해 IP의 지속가능성이 실현될 전망이다.

넥슨은 IP를 '스토리텔링'이라 정의한다.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게임은 물론 영상·웹툰·웹소설 등 콘텐츠를 진화해가며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하는 한편, 스토리텔링을 활용해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해가고 있다. 

넥슨은 자체 IP에 끊임없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IP의 생명력은 곧 기업의 미래다. 스토리텔링 안에서 넥슨의 지속 가능한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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