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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할부에서 리볼빙으로…2030 신용카드 리스크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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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할부에서 리볼빙으로…2030 신용카드 리스크 확대 우려
  • 김은서 기자
  • 승인 2023.05.10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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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주요 카드사 9개사 리볼빙 이월잔액 사상 최초 7조원 돌파
- 리볼빙 잔액 증가로 카드사 실적 부진… 한도 및 할부 서비스 축소 대응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은서 기자)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확대되면서 신용카드 리스크도 우려되고 있다. [사진=freepik]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확대되면서 신용카드 리스크도 우려되고 있다. [사진=freepik]

# 직장인 A씨는 올해 결혼 준비로 돈 쓸 일이 많아 지난달 카드 리볼빙을 신청했는데, 예상 외로 잔액이 불어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자율이 20%에 달하면서 예상했던 결제금액을 웃돌아 이달 급여로도 감당이 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 대학생 B씨는 원하는 한도를 최소화한 신용카드를 사용 중인데, 지난달 신상 스마트폰을 할부로 구매했다. 무이자 기간동안 갚아 나가려고 했으나 지난주 카드사가 한도를 줄인다는 통보를 하면서 평소 쓰던 지출보다 더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20~30대 신용카드 사용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이 기대됐던 것과 반대로 카드사들의 리스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고금리발 경기 침체로 인해 카드 사용자들이 할부 및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한 데 이어 제 날짜에 맞춰 잔액을 결제하기 어려워지는 연체도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실적은 전년대비 5.4% 감소했다. 실적을 발표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3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 지배기업지분순이익 기준) 합계액은 총 1조 225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는 전년대비 5% 감소한 6414억원, KB국민카드는 전년대비 9.6% 줄어든 3786억원을 기록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신용카드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더 높은 실적이 예상됐지만, 기대와 다르게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실적이 감소했고, 부담감이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카드사별로 신용판매대금은 전년대비 9~12% 상승했으며,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과 장기카드대출(카드론)도 전년대비 7~8% 증가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금리로 인한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결제부담도 늘어나면서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 리스크도 확대됐다. 지난해 9월 국내 주요 카드사 9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사상 최초로 7조원을 돌파했다. 리볼빙 잔액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리볼빙은 이달 결제해야 할 카드 잔액의 일부를 다음 달로 넘겨 결제하는 서비스다. 이월된 금액을 한 번에 갚지 않으면 고금리가 적용돼 원금과 이자가 복리로 늘어나기 때문에 최대 20%까지 늘어날 수 있다. 

할부 잔액이 쌓여 연체를 막기 위해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 = freepik]
할부 잔액이 쌓여 연체를 막기 위해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진 = freepik]

금융권 관계자는 “리볼빙 이자율 밴드는 일시불의 경우 연 4.5%~20%, 단기 카드대출의 경우 연 4.9%~20%에 해당된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자연스레 카드사 실적 부진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리볼빙 증가로 인한 실적 부진… 해답은 한도 축소?

리볼빙과 무이자 할부와 같은 분납 서비스를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할부로 시작해 쌓인 잔액들을 사정상 상환하기 어렵게 되면 이 잔액들이 쌓여 목돈이 되고 카드 연체를 막기 위해 리볼빙 서비스로 넘어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해결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첫 스텝은 무이자 할부와 한도 축소다. 올해 초부터 카드사들은 일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도를 하향 조정한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도와 실적, 연체 여부 등을 살펴 정기적으로 고객들의 한도를 정비하는데, 지난 하반기부터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 것이다. 특히 카드 사용 외 대출이 있거나 최근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도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리볼빙 서비스로 인한 실적 악화를 방지하고자 무이자 할부 서비스 기간도 축소했다. 결제 제휴를 맺고 보통 6개월까지 무이자 서비스를 제공하던 할부 기간을 3개월로 대폭 줄였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여전히 높은 데다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상환 능력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아래 실적이 전년대비 줄어들 것을 감안하더라도 리스크를 최소화한다는 결정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도 리볼빙 리스크를 주의 깊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카드 지출 금액은 소비가 활발한 높은 2030대가 중심이고,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카드론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리볼빙 서비스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측은 “리볼빙 잔액이 오르는 우려에 대해 공감하고 관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리볼빙 리스크로 카드사가 대량의 부채를 지게 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카드사에 대책을 강구하도록 요청하고 있으며, 카드 사용자들에게도 주의를 줄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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