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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치솟은 떡볶이 가격에 ‘금볶이’가 된 국민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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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치솟은 떡볶이 가격에 ‘금볶이’가 된 국민 간식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5.12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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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더 이상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 속상해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최근 외식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그간 서민 음식이라 불리던 분식 메뉴들조차도 가격이 오르며 서민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국민 간식’의 대표인 떡볶이는 주재료인 고추장 값이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국민 간식으로 불리던 떡볶이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됐다. [사진=픽사베이]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국민 간식으로 불리던 떡볶이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됐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큰 폭으로 오르면서 ‘금(金)볶이’가 된 지 오래다. 수많은 배달음식 사이에서 인기 메뉴로 꾸준히 소비되는 떡볶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식 수요가 감소했을 당시에도 폭발적인 인기를 자랑했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떡볶이 가격 때문에 더 이상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중독되는 이 맛, 매일 먹어도 괜찮아” 신촌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대학생 송모(21)양이 가장 좋아하는 최애 음식은 떡볶이다.

그는 “맛있다고 소문난 떡볶이집은 다 찾아다닐 정도로 떡볶이 마니아”라며 “세끼를 떡볶이만 먹어도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요즘은 고추장맛이 아닌 로제, 크림, 마라, 짜장 등 다양한 맛의 떡볶이들이 많아 선택지가 넓어졌다”고 덧붙였다.

[자료=통계청 제공]
지난해 12월 외식 물가 상승률. [자료=통계청 제공]

직장인 양모(30)씨 역시 “고등학교 시절부터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떡볶이를 시켜 먹을 정도로 좋아한다”라며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맛에 중독된 것처럼 자꾸 생각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고추장 소스에 떡·어묵을 섞어 만든 떡볶이를 가장 좋아하는데 간식으로 가볍게 즐겨 먹을 수도 있고 아이들도 좋아하니 자주 먹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떡볶이도 가격 인상으로 1만 원 훌쩍 넘어 그러나 요즘 떡볶이는 예전 학교 앞에서 팔던 저렴한 떡볶이는 아니다. 각종 떡볶이 프랜차이즈에서 판매하는 떡볶이 가격이 1만~2만원대로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프랜차이즈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오르는 떡볶이 가격에 불만을 표출했다.

[사진=배민 캡처]
물가 상승으로 떡볶이 1인분이 평균 7000원 이상으로 올랐다. [사진=배민 캡처]

대학생 강모(22)씨는 “어느 순간부터 떡볶이 1인분이 7000원 이상으로 올라 마음껏 먹을 수 없게 됐다”라며 “요즘은 1인분에 5000원인 매장을 보면 싸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프랜차이즈는 개인 매장보다 싸다는 장점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토핑이 올라간 떡볶이라는 이유로 프랜차이즈 측이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젠 떡볶이가 ‘서민’ 음식에서 ‘고급’ 음식으로 변모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직장인 장모(40)씨는 “학창 시절 학원 가는 길에 엄마 몰래 동전을 내고 집어먹었던 떡볶이가 그리운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라며 “쉽게 먹던 떡볶이를 지금은 집에서 먹을까 말까 고민한 뒤 최소 2인분 이상의 떡볶이를 카드 결제해야 하는 구조로 바뀌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높아진 떡볶이 가격을 문제 삼거나 각 프랜차이즈의 가격을 비교하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한 누리꾼은 “과거 500원이던 떡볶이의 가격이 2만 원으로 50배가량 치솟아 추억의 맛으로 먹던 서민 음식이라는 느낌을 잃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여고 시절 매일 가던 곳이 없어지니 추억이 사라진 듯 아쉬워 떡볶이를 사랑하는 한 소비자는 “학창 시절 길에서 친구랑 나누어 먹던 허름한 분식집을 이제는 찾기 힘들다”며 “얼마 전 친구들과 졸업한 여고 앞을 갔는데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던 정겨운 떡볶이집이 아닌 깨끗하고 근사한 프랜차이즈 떡볶이 가게로 바뀌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곳은 친구들이랑 매일 들리던 곳이라 맛도 맛이지만 추억을 나누던 곳인데 여고 시절의 추억이 사라진 느낌이다”라며 씁쓸해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길거리 분식집을 찾은 프리랜서 김모(29)씨는 “요즘 다양하고 새로운 떡볶이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맛보다 익숙한 맛이 더 끌린다”라며 “많은 사람이 아는 그 맛이 진정한 떡볶이 맛”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일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데 그때마다 이곳을 찾는다”라며 “이곳에 오면 왠지 힘들고 불안했던 마음이 위로되는 기분이 든다”고 덧붙였다. 떡볶이를 좋아한다는 공모(37)씨는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내 아이가 우리 때처럼 하원길에 조잘조잘 수다 떨며 친구들과 입가에 떡볶이 국물을 묻혀가며 추억을 쌓았으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아 아쉽다”라며 “아이들과 공덕동에 있는 작은 분식집을 자주 가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느끼는 정서적인 부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깨끗하고 깔끔한 프랜차이즈 가게보다는 이곳을 더 자주 찾아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을 떠나 아이들의 추억 속에 기억되는 떡볶이집은 이런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치솟는 물가 속 서민 메뉴 떡볶이마저 30% 뛰어 한편 외식 ·먹거리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떡볶이 프랜차이즈 죠스떡볶이의 기본 메뉴 죠스떡볶이(1인분)와 부산어묵(어묵꼬치 3개)은 각각 3500원에서 4500원으로 무려 28.6%나 가격이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외식 물가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117.15(2020년=100)로 한달 전보다 0.7% 상승했다. 이는 전월비 기준 2020년 12월부터 29개월 동안 오름세를 이어간 것으로, 이 기간 누적된 외식물가 상승률은 16.8%에 달한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비 기준 작년 9월 9.0%까지 오른 뒤 지난달 7.6%로 둔화했는데, 외식 물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은 매달 커진 셈이다. 품목별로 보면 자장면(21.0%), 생선회(20.4%), 떡볶이(19.9%) 등이 20% 내외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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