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코로나 이후 결혼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인구동향을 살펴보면 2023년 2월 혼인 건수는 1만7846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약 3000건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최근 몇 년 결혼식을 미루거나 소규모의 결혼식을 치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일상이 회복된 영향으로 결혼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를 포함해 결혼 비용이 너무 과하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예비신랑, 신부의 글이 적지 않다. 결혼식을 준비하다보니 예상보다 실제 지출되는 비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그중 예단·예물 에 드는 비용이 상당해 신혼부부 대부분은 “결혼 전 예단이나 예물 등의 비용이 너무 부담됐다”라면서 “안 하자니 양가 부모님들이 서운해하실까 봐 준비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예단·예물은 하지 말고 그 돈 아껴서 저축하는 게 더 실용성이 있다”
![[사진=듀오웨드 제공]](/news/photo/202305/41099_44734_4429.jpg)
9월에 결혼을 앞둔 신모(32)씨는 3년간 사귄 남자친구와 요즘 엇갈린 의견으로 다툼이 잦다. 그는 “결혼을 먼저 한 선배들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싸울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는 해당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라며 “막상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의견이 매우 다르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예식장 비용도 만만치 않고 꽃값에 스드메 비용까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어 놀랐다”라며 “우리 힘으로 결혼하는 거니 예단·예물은 생략하자고 남자친구와 의견을 모았는데 남자친구 부모님께서 간소하게라도 예단을 해오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신씨는 간소한 게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머리가 아프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양모(30)씨도 “2년 전 결혼할 때 예단 예물 때문에 남편과 참 많이 싸웠다”라며 “요즘 친구들은 예단 예물 없이 결혼을 많이 하는데 저희 시부모님들은 ‘할 수 있는 만큼 해오면 좋겠다’라고 하셔서 남편과 상의 후 준비하긴 했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예비부부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예단 예물은 살다 보니 크게 필요한 게 아닌 것 같다”라며 “부모님들과 잘 상의해 예단 예물은 하지 말고 그 돈 아껴서 저축하는 게 더 실용성이 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결혼 준비 중 줄어야 하는 건 ‘예물’이나 ‘이바지 음식’
![[사진=픽사베이]](/news/photo/202305/41099_44735_4543.jpg)
결혼 준비 과정에서 가장 필요치 않은 것으로 ‘예단’이 꼽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HR테크기업 인크루트는 성인남녀 820명을 대상으로 결혼 준비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 조사는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35%포인트다. 응답자는 ‘결혼 준비 절차 중 필요하지 않거나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예단’(22.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어 ▲예물 ▲이바지 음식 순이었다.
지난해 결혼한 안모(33)씨는 “결혼 전 시댁에서 요즘은 이바지 음식을 잘 하지 않으니 준비하지 말라고 하셔서 하지 않았다”라며 “이제는 실용성 있게 결혼식을 준비하는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결혼 준비 과정에서 반드시 투자해야 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물음에 대다수가 ‘주택’(77.9%)을 꼽았다. ▲신혼여행 ▲웨딩홀 등의 답변도 이어졌다.
주부 장모(38)씨는 “결혼한지 10년이 됐는데 그 당시는 예단 예물에 이바지 음식까지 다 해야 하는 분위기였다”라며 “부모님께서 대출까지 받아서 모든 것을 준비해 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리석은 짓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혼해서 살다 보니 아이들 키우며 다이아몬드 낄 일도 없고 시어머님께 해드린 밍크코트도 유행이 지나 입지도 않으신다”고 덧붙였다.
“주택 비용 절반씩 부담해야 한다” 의견도 있어
예비부부가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부담이 된 것은 ‘주택’이었다. 또 필요하지 않다고 느낀 ‘혼수’와 예물’도 뒤를 이었다. 결혼 준비 비용(주택 제외)의 적정 수준에 대해선 ‘3000만 원 미만’(44.6%)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3000만 원 이상 5000만 원 미만’(35.1%), ‘5000만 원 이상 7000만 원 미만’(11.5%) 순이었다. ‘스몰웨딩’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매우 긍정적’(51%) 답변이 과반을 넘었다. 이어 ▲대체로 긍정적(42.8%) ▲대체로 부정적(4.9%) ▲매우 부정적(1.3%) 등이 뒤를 이었다.
10명 중 9명 이상은 스몰웨딩에 대해 ‘긍정적’으로 여기는 셈이다. 이유로는 ‘준비 스트레스가 줄어든다’(39.9%)과 ‘비용 절감이 될 것’(29%)이라는 답이 많았다. 예비부부와 기혼남녀는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에 공감을 표했다.
대다수는 “준비할 것도 많은데 예단·예물에 시간이랑 돈 낭비하는 게 화가 난다” “없어져야 할 문화” “결혼해보니 왜 했나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는 “주택 비용을 절반씩 부담하면 안 하는 게 맞지만, 남성이 집을 해오는 데 여성은 예단·예물조차 안 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