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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영화 티켓값 너무 비싸 영화관 가기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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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영화 티켓값 너무 비싸 영화관 가기 두려워요”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5.26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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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콘값까지 둘이서 4만원 훌쩍 ‘부담’…코로나19 경영난에 줄인상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사진=CGV용산 제공]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 티켓값이 세 차례나 인상됐다. [사진=CGV용산 제공]

“우리 주말에 영화나 보러 갈까?” 흔히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선뜻 말하기가 어려워졌다. 2018년 1만2000원(주말 2D 영화 기준)이던 티켓값은 코로나 이후 세 차례나 인상돼 1만5000원이 됐다. 주말 아이맥스·4DX 등 특수상영관 티켓값은 2만원을 넘어 4인 가족이 갈 경우 영화값만 8만원 정도가 든다. 이렇게 비싼 티켓값 때문에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관객들은 쉽사리 극장을 찾지 않는다. 지난 4월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697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52% 수준에 그쳤다. 

원래 영화관 데이트는 가볍게 하던 것이었는데 이젠 마음먹고 가야 해

“주말에 남편, 아들, 딸과 영화관을 찾으면 팝콘과 음료까지 포함해 10만원이 넘어요. 영화 한 편 보는 값으로는 너무 부담스러워 요즘은 영화관 가는 것이 꺼려집니다. 영화관 대신 집에서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을 구독해 원하는 시간에 다 같이 모여 감상하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밀렸던 기대작들이 물밀듯 개봉하면서 극장가가 잃어버렸던 관람객 되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오를 대로 오른 영화 티켓값과 이전과 다를 게 없는 극장 컨디션, 그리고 영화관 대체재로 떠오른 OTT(Over The Top) 등으로 극장 가는 것이 꺼려진다는 의견이 나온다.

직장인 김모(29)씨는 “예전에는 주말에 일정이 없으면 여자친구와 영화관 데이트를 즐겼는데 코로나가 끝나고 가보니 티켓값이 엄청 많이 올랐더라”라며 “영화관에 가면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팝콘, 음료 등도 사야 하는데 영화 보면서 5~6만원 쓰기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학생 양모(23)씨는 “남자친구와 가끔 영화를 보러 극장을 찾았는데 요즘은 잘 가지 않는다”라며 “대학생들이라 용돈이 많이 없는데 둘이 영화값만 4만 원 정도 되다 보니 너무 지출이 커 요즘은 간식을 잔뜩 사서 넷플릭스를 함께 본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영화관 데이트는 가볍게 하던 것이었는데 이제는 마음먹고 가야 할 판”이라고 덧붙였다. 

“티켓값을 내린다면 영화관에 갈 의향이 있어”

[자료=틸리언프로]
영화 티켓값을 내린다면 영화관에 갈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다. [자료=틸리언프로]

코로나19 이전 영화관을 즐겨 찾았다는 직장인 진모(30)씨는 “티켓값 부담으로 어쩌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게 될 경우 조조영화를 보거나, 카드·통신사 할인여부를 확인하고 본다”고 말했다. 단기간 큰 폭으로 인상된 티켓값 만큼 관람객이 느낄만한 개선점이 없다는 점도 관람객 외면의 이유로 꼽힌다. 이처럼 극장가는 코로나19 등에 따른 경영난 심화를 이유로 영화 티켓값을 줄인상했다.

영화 상영시장 97%를 독점하고 있는 롯데시네마, CGV, 메가박스는 1만1천원 수준이던 티켓값을 1만5천원으로 훌쩍 인상했다. 네 가족의 티켓값만 6만원이 드는 비용이다. 영화관 좌석과 스크린 종류에 따라 2만원을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는 20대부터 50대까지 총 403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76.2%는 “티켓값을 내린다면 영화관에 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최근 영화 티켓값이 비싸 보고 싶은 영화를 관람하지 못했다”는 답변도 52.7%에 달했다. 국민 10명 중 8명은 현재 영화 티켓값이 비싸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3.4%는 “비싼 편이다”라고 답했고, 25.6%는 “매우 비싸다”고 생각했다.

극장가를 찾은 시민들은 “극장들이 티켓값을 올리면서 영화 산업을 살리겠다고 하는데 이렇게 영화값이 비싸면 사람들이 더 이상 찾지 않을 것”이라면서 “영화 제작 환경을 위해서라면 티켓값을 좀 내려 더 많은 사람이 예전처럼 극장을 찾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여름 개봉 앞둔 영화들, 비싸진 티켓값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

[자료=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최근 개봉을 앞둔 범죄도시3. [자료=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영화관을 찾은 관객은 2천515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분기에 비해 54.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2030세대들을 중심으로 OTT 이용률이 급증하고 있다.

OTT는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플랫폼으로 사용자가 원할 때 방송을 보여주는 VOD 서비스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해 각종 영화와 드라마, 다큐멘터리, 예능부터 뉴스까지 다양한 방송을 스마트폰, 스마트패드(태블릿)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다.

영화관 방문 대신 두가지 OTT 플랫폼을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는 장모(35)씨는 “영화 관람료가 비싸 그동안 지인과의 만남에서 필수 코스였던 영화관 발길을 끊었다”며 “고물가시대에 시간, 가격, 재미까지 모두 잡은 OTT가 상승세로 떠오르고 가격 부담이 커진 영화관에 등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올여름 국내외 기대작들은 비싸진 티켓값에 부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범죄도시3’를 시작으로 류승완 감독·김혜수 주연의 ‘밀수’, 김용화 감독의 SF 영화 ‘더 문’ 등 여름 텐트폴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 예정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과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 등 해외 대작들도 여름 개봉을 준비 중인데 얼마나 흥행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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