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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고령 출산’ 늘었다…40대 분만 10년 새 43%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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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고령 출산’ 늘었다…40대 분만 10년 새 43% 증가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5.31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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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싶지만, 출산이 너무 고민돼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결혼 적령기가 늘면서 40대 분만률이 10년 새 43% 증가했다. [사진=픽사베이]

“결혼은 하고 싶은데 아이 낳기는 고민돼요.” 
“결혼은 했지만 아이 낳는 건 신중히 해야 하니 임신 계획은 아직 없어요.”

많은 청년들이 결혼해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안정적인 삶을 즐기고 싶지만 출산은 고민된다는 의견이 많다. 청년들이 출산을 미루거나 피하는 이유는 다양한데 남녀 공통적인 출산 기피 원인은 ‘금전적 비용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결혼 2년 차 신혼부부는 “결혼은 했지만, 막상 아이를 낳으려니 이것저것 부담되는 것이 너무 많다”라면서 “대출금도 갚아야 하고 돈을 좀 더 모아야 아이를 낳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2002년 합계출산율 1.18명을 기록 후 20년간 초저출산 현상 지속돼

고공행진 하는 물가와 집값, 주택대출에 대한 이자 부담으로 결혼은 했지만, 아이를 낳지 못하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 인구학에서 합계출산율이 인구대체수준인 2.1명 아래로 내려가면 ‘저출산(low fertility)’, 1.3명 이하로 3년 이상 지속되면 ‘초저출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 합계출산율 1.18명을 기록한 후 20년간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022년 합계출산율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10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꼴찌다. OECD 평균 1.59명(2020년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OECD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 1명이 안 되는 유일한 국가다. 출생아 수는 2020년부터 30만명대가 무너져 2022년에는 24만9000명을 기록했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에는 100만명대에 달했지만 2001년 50만명대, 2002년 40만명대로 줄었다. 2016년까지 40만명대를 유지했지만 2017년 30만명대로 떨어진 후 3년만인 2020년부터 20만명대로 내려앉으면서 감소세가 빨라졌다. 

막상 낳고 나니 ‘더 일찍 나을걸’이라는 후회가 들어 “너무 이쁘다”

우리나라는 20년간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결혼한 지 5년 차인 김모(40)씨는 “사내 연애로 2년 사귄 후 결혼한 지 5년이 지났는데 그동안은 회사 일을 하느라 아이 계획은 하지 못했다”라며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결혼 당시 크게 모아둔 돈이 없어 맞벌이하며 부단히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조금 안정이 돼서 아이를 낳을 계획을 세웠는데 노산이라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얼마 전 임신에 성공한 배모(43)씨는 “결혼하면 당연히 두 명 정도의 아이를 낳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결혼하고 나니 생각만큼 여유롭지 못했다”라며 “얼마 전 시험관으로 아이를 갖게 됐는데 40세가 넘어서 그런지 받아야 할 검사도 많고 아이가 건강할지 조마조마하다”라고 전했다.

변호사 양모(42)씨는 “결혼 후 아이를 낳을 생각을 여러 번 했는데 낳고 나면 당장 키워줄 사람이 없어서 미루게 됐다”라며 “부모님이 키워주실 상황은 안되고 도우미 이모님을 쓰자니 마음이 편치 않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아이를 낳아 1년 육아휴직을 쓰고 있는데 막상 낳고 나니 ‘더 일찍 나을걸’이라는 후회가 든다.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고 밝혔다.

40대 분만 건수 42.4%↑, 20대 분만 63.5%↓

최근 10년간 40대 산모의 분만이 40% 이상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2013년~2022년 분만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분만 건수는 42만 4717건에서 24만 4580건으로 10년새 42.4%(18만 137건) 급감했다.

이 통계는 의료기관의 분만 행위코드를 기준으로 산출한 것으로, 쌍둥이 등 다태아 분만도 동일하게 1건으로 집계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분만은 10만 5931건에서 3만 8685건으로 63.5% 급감했다. 전체 분만에서 20대 산모가 차지하는 비율은 24.9%에서 15.8%로 9.1% 포인트 줄었다. 30대 분만은 30만 3085건에서 18만 5945건으로 38.6% 감소했고, 30대의 비율은 71.4%에서 76.0%로 4.6% 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40대 분만은 1만 3697건에서 1만 9636건으로 43.3% 증가했다. 40대 산모가 전체 분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2%에서 8.0%로 4.8% 포인트 커졌다.

합계출산율 더 떨어질 수도…정책 고민 뒤따라야

가임 여성의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사진=픽사베이]

통계청에 따르면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으로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1~3월)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200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작년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편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혼인은 19만 1700건으로 2013년(32만 2800건)에 비해 40.6% 줄었다.

이 기간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이 32.2세에서 33.7세로, 여성은 29.6세에서 31.3세로 높아졌다. 갈수록 하락하는 출산율에 대해선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육아, 특히 높은 양육비 등 부담이 저출산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재정적 인센티브 등 포괄적 지원에 대한 정책 고민이 필요하다”면서 “결혼만 아닌, 육아에 대한 사회적 책임과 조정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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