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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택시비 맞먹는 배달비에 그냥 안 먹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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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슈] “택시비 맞먹는 배달비에 그냥 안 먹고 만다”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3.06.02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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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외면하기 전 배달비 낮추자’…배민·쿠팡·요기요, 할인경쟁 2라운드?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배달료까지 인상되자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료=요기요 제공]
외식물가가 오르면서 배달료까지 인상되자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료=요기요 제공]

“음식 배달비 너무 비싸서 배달 끊었어요”

배달의민족(배민) 배달원(라이더)들이 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며 오는 석가탄신일 2차 파업을 예고했다. 배달료 인상을 요구 중인 배민 라이더들은 석가탄신일인 27일 배달을 집단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송파구 배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린이날 경고 파업에도 배민 사측(우아한청년들)은 입장 변화 없이 교섭 재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2차 파업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배달앱 이용자 수가 감소하자 배달앱들이 혜택을 늘리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배달비와 음식 가격 인하를 위해 방법을 모색 중이다.

“배달비가 너무 올라 좀 귀찮더라도 직접 식당에 가서 먹고 있어”

[자료=우아한형제들 제공]
지난해 7월 이후 배달앱 거래액이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우아한형제들 제공]

종로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배모(56)씨는 “요즘 우리 가게는 배달료 금액에 따라 인하하거나 아예 받지 않는다”라며 “언제부터 중국집이 배달료를 받았냐”며 되물었다. 순댓국 가게를 운영하는 곽모(50)씨도 “근거리 배달은 배달료를 받지 않고 있다”라며 “배달로 매출이 좀 올랐었는데 요즘 배달비 인상 때문에 시끄러워서 주문자 수가 줄어들까 걱정이 된다”라고 말했다.

비싼 음식 배달비에 배달앱 이용자들의 원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00원 안팎이던 배달비가 최근 5000원~6000원, 지역에 따라 심할 경우 1만까지 치솟으면서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 게 부담스러운 실정이다.

대학생 장모(23)씨는 “학교 때문에 서울에 올라와 혼자 사는데 요리를 잘하지 못해 집에 있을 때는 대부분 배달 음식을 먹는다”라며 “언젠가부터 배달비가 너무 올라 음식 시켜 먹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마라탕을 시키려고 배달앱을 둘러봤더니 배달비가 6500원이라서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주부 임모(43)씨도 “코로나 시절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었는데 요즘 배달비가 너무 올라 시켜 먹지 않는다”라며 “좀 귀찮더라도 직접 식당에 가서 먹고 있다”고 전했다.

배달 시장 호황 누리다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 초까지 팽창하던 배달 시장이 조금씩 성장세가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배달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6조366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8% 감소했다.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세며, 감소폭 역시 커지는 추세다. 배달앱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 중 하나는 배달비 상승 때문이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선 1년 전보다 배달 이용이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 중 83.9%(중복 응답 포함)가 ‘높은 배달비’을 이유로 꼽았다. 물가 상승에 높은 배달비가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며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배달앱 이용 감소를 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부터 ‘알뜰배달’을 시작, 서비스 적용 범위를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처음 서울 관악구와 인천 연수구, 경기 군포시 등을 시작으로 이달 25일부턴 송파·강남·강동·영등포·구로 등 10개 자치구로 확대하고 있다.

배민·쿠팡·요기요, 할인경쟁 2라운드 시작

최근 배달앱에 지웠다는 한 고객은 “비싼 배달비 때문에 주위에서도 배달 음식 끊은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직장인 박모(33)씨 역시 “혼자 살고 있어서 주말 같은 경우 거의 3~4번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데 배달비만 2만 원이 넘는다”라며 “2만 원이면 다른 음식을 시키고도 남을 돈이라서 미련 없이 앱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주부 공모(40)씨 역시 “야식을 자주 먹어서 다양한 앱이 깔려있는데 배달 가격이 많이 상승한 곳은 지우고 있다”라며 “음식값과 맞먹는 배달비를 보면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전했다. 이처럼 배달비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의 불만이 늘어나면서 배달업계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는 최근 소비자 배달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서비스와 혜택을 새롭게 도입했다. 세부적인 신규 서비스 내용이나 혜택 제공 방식은 다르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시장을 다시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이다. 

음식 배달 앱 ‘두잇’, 배달비 무료 서비스 선보여 주목

[이미지=두잇 제공]
배달비 무료앱 두잇이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미지=두잇 제공]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배달비 ‘O원’을 내건 배달앱이 잇따라 등장해 이용자를 폭발적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배달비 없는 배달음식 서비스’를 추구하며 등장한 배달앱 두잇은 올들어 이용자가 3배나 늘어났다. 현재는 관악구, 동작구, 금천구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데, 서울 4개동 인구의 약 20%를 이용자로 확보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배달비 0원을 실현하기 위해 두잇은 묶음 배달 시스템을 도입했다. 주변 이웃 3명의 주문을 함께 접수해 무료로 배달하는 방식이다. 3명이 모이지 않아도 주문 후 10분이 지나면 조리를 시작하며. 배달비는 무료다. 두잇 관계자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물가 상승 이슈로 인해 배달비마저 상승하여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수요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두잇은 앞으로 서비스 대상 지역을 점차 확대하여 비용이 들지 않는 음식 배달 서비스를 표준화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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