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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민주 연대 가능성?...'유시민+노회찬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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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민주 연대 가능성?...'유시민+노회찬 의
  • 이상희 기자
  • 승인 2011.03.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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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소통합후 선거연대 … 노회찬, '가설정당' 제안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과 진보의 재구성을 꿈꾸는 노회찬 진보신당 전 대표의 행보가 숨 가쁘다.
 
이 둘은 참여정부 시절에 진짜 진보 VS 짝퉁 진보, 사표 논쟁 등을 벌였고 이명박 정부 때는 민주대연합론과 진보대연합론으로 맞붙었다. 그랬던 그들이 2012년 총·대선을 앞두고 연대, 연합을 넘어 진보통합정당 논쟁 판의 중심에 섰다.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반(反)한나라당-비(非)민주당’ 성향의 누리꾼들 소망과는 달리, 그들이 한데 묶일 가능성은 적다. 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국민참여당 지지파는 긍정론에 방점을 찍고 있고 진보신당 지지파는 긍정과 부정이 혼재돼 있다.
 
유 원장과 노 전 대표는 2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선거연합 가능한가> 토론회에서도 명확한 입장차를 보였다. 유 원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권 바깥 활동 30여 년까지 포함하면 (정치적) 동지는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많다”면서 “야권 대통합은 어렵지만 (민주당을 제외한) 진보세력 통합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비민주-진보통합을 주장했다.

유 원장은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민주-참여당 간 합당에 대해 “열린우리당이라는 자유주의 연합정당이 비극적 종말을 맞았는데, 그 정당보다 폭이 넓은 자유주의 진보연합정당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적어도 좌클릭을 선언한 참여당과 중도자유주의 정당에 머무르고 있는 민주당은 다르다는 점을 역설했다. 결국 유 원장은 ‘민노-진보-참여’ 간 선(先)진보통합-후(後)민주당과의 선거연대를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는 달리 노 전 대표는 “무지개는 아름답지만 오래 못 간다”며 여전히 ‘진보’라는 가치 중심의 통합을 주장했다. 진보대통합의 한 축인 강기갑 민노당 전 대표가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한 것과 대비됐다.

그러면서 노 전 대표는 ‘가설정당’이라는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했다. 노 전 대표는 “야권 단일정당은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회의적이다. 일단 야권의 선거연대 기구를 일시적으로 만들어 등록하자”면서 “현재로서 야권연대를 확실히 하는 것은 이 방법밖에 없다”며 일종의 페이퍼 정당의 출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존 당원들을 가설정당 당원으로 등록해 2012년 총·대선을 치르고 다시 소속 정당으로 복귀하면 된다”고 말했다.
 
결국 노 전 대표가 주장하는 ‘진보-민노-참여-민주’의 가설정당은 2012년 정권교체 이후 성사될 연립정부의 예비적 성격인 셈이다. 다만 노 전 대표는 “자유와 진보가 함께 가는 것은 역사적으로 맞지 않다”며 유 원장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그렇다면 ‘유시민+노회찬’의 조합은 비관적일까. 일단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대합론을 거부한 결과, 결국 참패를 당했던 진보신당 내부의 변화과정을 보면 하나의 흐름이 감지된다. 
 
진보신당은 조승수 체제 출범 이후 치러진 진보신당 3기 서울시당 위원장에 통합파인 유의선 후보(47.6%)가 독자파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또 다른 통합파인 최선 후보 역시 20.2%의 지지율을 기록, 진보신당 당원들 중 67.8%가 통합파를 지지했다. 반면 독자노선을 천명한 최백순 후보는 31.1%에 그쳤다.

여기에 진보신당의 한 축인 심상정 전 대표 역시 최근 미국 강연에서 “진보정치세력의 새로운 통합 재편을 위해 새로운 정당으로 총선에 임해야 한다”며 “진보는 변화를 역동적으로 주도할 수 있을 때 진보의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지방선거 막판에 유 원장을 지지한 심 전 대표 역시 새로운 진보정당에 찬성하고 있는 셈이다.
 
진보신당 내 통합파가 주장하는 새 진보통합에 참여당이 포함되든지 그 반대든지, 결국 당원과 활동가들은 선거를 치를 수 있는, 정당으로의 변화를 열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초 진보신당 한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기자에게 “그간 민주대연합론이 남긴 게 무엇이냐”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지만, 결국 그도 ‘민노-진보-참여’ 간 선거연대를 통해 지방선거에 출마했다.
 
그는 현재 통합파 중 한명이다. 그것이 실제 현장에서 뛰는 당 활동가들의 딜레마다. 이는 패배가 익숙한 진보진영 내부에 2012년 총·대선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공멸이라는 불안감이 만연돼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유 원장과 노 전 대표가 비민주연대를 통한 소통합 내지 가설정당을 실현시킨다면, 시너지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일단 소수정당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민주당의 패권적 선거연합을 압박할 수 있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2월 첫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실시한 진보계 유력주자군 선호도 정례조사 결과를 보면 유 원장은 18.7%→18.5%→18.8%→19.9%였고 노 전 대표는 4.4%→3.0%→3.8%→3.1%였다.

이 경우 반(反)한나라당-비(非)민주당 성향의 젊은 유권자들을 한데 묶게 돼 손학규-정동영-정세균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3龍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전문가들과 진보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은 ‘유시민+노회찬’ 조합은 단순합산 지지율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있게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야권단일화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유시민+노회찬’은  연대 내지 통합을 통해 대마불사(大馬不死)가 핵심 권력을 차지하는, 또 All or Nothing을 넘어서는 연대문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과연 그들의 조합이 2012년 총·대선에서 시대정신이 될수 있을지, 정치권과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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