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投機 머니...원자재시장으로 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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投機 머니...원자재시장으로 전이
  • 최창일 기자
  • 승인 2011.03.04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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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금융 • 경제위기는 자본의 과잉생산(축적)을 수십, 수백 배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파생금융상품과 펀드 등을 통해 조성된 금융 거품으로 지탱해오다 부풀 대로 부푼 풍선이 터지듯 급속하게 쪼그라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파생금융상품의 활성화와 투자은행 • 헤지펀드 등 금융투기세력의 발호는 전 세계를 카지노 도박판보다 위험한 상태로 몰고 갔다.

본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개발된 파생상품이지만, 위험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이전되는 것일 뿐이다.

결국 기초자산이 부실화되면 위험은 모든 주체에게 확산될 수밖에 없는 폭탄 돌리기 게임으로 돌변한다.

게다가 하나의 기초상품에서 파생된 여러 상품들을 리스크의 高低에 따라 결합해놓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돌고 도는 파생상품을 감독•규제한다는 건 신의 영역이다.

미국 금융위기가 두바이를 거쳐 유럽으로 확산되고 전세계 금융시장이 헤어나지 못할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유도 급격히 불어난, 이 복잡한 파생상품의 부실 정도를 가늠할수 없는 불안과 공포감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금융위기는 결코 금융시장의 낙후나 감독체제의 미비 때문이 아니며, 오히려 정반대로 규제 완화 등을 통한 금융 분야의 선진화가 투기와 과잉팽창을 부추긴 결과물이었다.

또한 이전 금융위기들과 달리 급속히 전 세계로 확산된 것도 고도화된 금융 세계화 속에서 전 세계의 자본시장이 연계되고 통합된 결과이며 이러한 문제의 중심에는 FUND가 있다.
 
전세계 투기자본의 전체규모는 추정 170조 달러(파생상품의 전세계 시장규모는 600조 달러로 추정된다.)라고 알려져 있다.

이 숫자의 진위를 떠나 이 천문학적인 자금을 운용하는 플레이어로서 증권회사나 투자은행 등의 금융기관은 물론이고 일반에 별로 실체가 알려지지 않은 것이 헷지펀드, 연금퇴직펀드, 국영펀드(SWF)의 3가지이다.
 
헷지펀드(Hedge Fund)
 
헷지펀드가 생겨난 것은 60년대 미국에서, 포브스 지의 기자가 친구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를 시작했던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금융투자는 도박과 비슷한 것으로 돈이 많은 쪽이 승률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많은 돈을 모아 운용하여 커다란 이익을 노렸던 그는 이익금을 담보로 은행으로부터 더욱 많은 돈을 빌린 후, 운용하여 막대한 이익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공을 목격한 많은 이들이 이와 같은 방법을 흉내 내어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많은 헷지펀드들이 생겨났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도성장기에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하고 이것을 담보로 또다시 대출을 하여 다시 부동산을 구입하여 자산을 증식하는 연금술과 같은 행위가 행해졌지만, 미국에서는 60년대부터 소액자금으로도 레버러지(지렛대) 효과를 이용하여 막대한 투자 포지션을 구축한 후, 거액의 리턴을 노리는 일들이 벌어졌다.

현재는 세계에 약 1만개의 헷지 펀드가 존재하고 있고, 순자산총액은 1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레버러지로 인해 그의 100배, 1000배에 해당하는 거액의 돈이 금융시장에서 꿈틀대고 있다.
 
헷지펀드라고 하는 것은 본래 펀드매니저가 사적으로 부유층이나 기관투자가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모아 운용하는 투자신탁이다.

사적인 운용이므로 정보공개의 의무가 없으며, 원금보장에 대한 규제를 받지도 않아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하다.

이전에는 금융기관들이 소액자금을 공모하는 일반적인 투자신탁과는 구별되었으나 현재는 그 경계가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골드만 삭스와 같은 대형 증권회사가 조성하거나, 금융기관이 일반 고객들로부터 소액자금을 모아 그 일부를 헷지펀드에 출자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6년부터 대형 증권회사가 다양한 펀드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이렇게 조성된 자금도 전설적인 투자가로 불리는 조지소로스의 헷지펀드 등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또한 조지 소로스는 고령으로 현역에서 거의 은퇴한 상태이고, 투자회사인 칼라일이 거의 전액을 위탁 운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칼라일은 원유투기를 중심으로 년 30% 이상의 운용수익을 올리고 있는 헷지펀드이다. 즉, 우리나라 증권회사의 어떤 금융상품을 사면, 그 자금이 원유투기에 이용되고 있다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의 금융시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각지에서 막대한 자금이 투자처를 찾아 모여들고 있다. 불과 수년 전까지 이들 자금은 부동산 시장에 속속 유입되어 부동산 거품을 발생시켰고, 이러한 외부적인 배경하에서 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에게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판매했다가 부동산 시장의 하락과 함께 발생한 것이 저번호에 다루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발 금융위기이다.

하지만 이도 잠시 이번에는 원자재 시장에 이들 자금이 흘러 들어가 거품을 발생시키고 있다. 헷지 펀드는 절대적 수익 확보를 목표로 하여 벌기만 한다면 무엇이든지 손을 대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그들은 커다란 리턴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반면, 운용에 실패하면 원금이 없어지는 것은 고사하고 순자산을 훨씬 뛰어넘는 자금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파탄의 영향이 주위로 파급되게 된다.

서브프라임사태 이후 거의 매일 여러 개의 헷지펀드가 파산하고 있으며 그 영향이 전세계 금융시장에 퍼지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2008년 3월 14일에는 미국내 5대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유동성위기를 시인하였다. 동사의 순자산은 8천억 달러에 불과하였으나 레버러지로 인해 13조 4천억 달러라는 어처구니없는 투자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대로 도산시키면 미국 전체의 금융위기로 발전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연쇄적 도산을 막기 위해서 300억 달러의 특별융자를 하여 구제하였으나, 유동성위기 시인 불과 이틀 만에 JP모건체이스에게 주당 겨우 2달러, 총2억3620만달러라는 굴욕적인 가격으로 인수되었다. 리먼 브러더스의 경우도 이와 같이 긴급융자를 받았으나 결국은 파산했다.
 
원래 헷지 펀드의 헷지(Hedge)란 시장가격의 안정화에 기여하고 리스크를 회피하고자 하는 의미이지만 실제로는 원자재가격 폭등을 부추기고, 금융불안을 높이는 존재가 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로 기존의 헷지펀드들이 구제금융이나 파산의 길을 걷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새롭게 원유나 곡물에 투자하는 헷지펀드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미국이다.
 
연금펀드
 
투기 머니의 주요 플레이어로 다음에 언급할 것이 전미 교직원 및 공무원이 적립하고 있는 퇴직금이나 연금을 운용하는 연금 펀드이다.
 
그 총자산은 미국의 GDP(년간국내총생산액)이상의 약 15조 달러로 추정되며, 헷지펀드의 규모와 비교하면 훨씬 더 막대하다.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연금펀드의 경우에는 자산을 감소시키면 조합원의 퇴직금 및 연금감액과 직결되므로 통상적으로는 국채나 우량기업의 주식 등에 투자하는 안정성을 추구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에 의한 주식시장의 하락을 피해 최근에는 원자재 시장에 투자비율을 높이고 있다.
 
전미 최대의 연금기금인 캘리포니아 주 직원퇴직연금펀드는 2008년 까지 총자산의 60%를 주식시장에서 운용해 왔지만 이 후 수년간에 56%로 줄여 원자재나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연금펀드 전체의 단 1%라 하더라도 원유 선물시장의 거래규모에 상당하는 약 1500달러의 금액이 움직이게 되므로 시장에는 매우 커다란 임팩트를 주게 된다.

게다가 안정지향적인 연금펀드가 원유시장에 투자하였다라고 하면 원유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확신을 시장에 주게 되어 원유가격이 더욱 상승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된다.
 
국영펀드(SWF)
 
투기머니의 제3의 플레이어로서 최근 급속하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이 정부계 펀드(SWF), 즉, 국영펀드이다.

중국이나 러시아가 대미 무역이나 천연가스 폭등으로 번 외화를 자금원으로 SWF를 설립하여 미국의 우량기업을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지만, 최근에 그 존재감이 커진 것은 역시 중동의 오일머니이다.

사막에서 원유채굴 코스트는 1배럴 당 5달러 정도로 중동의 산유국은 원유가격이 20달러의 시대에도 충분히 이익을 내고 있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직후, 2008년에는 145달러까지 치솟았고, 2010년 현재에도 배럴당 75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므로 상상을 초월한 돈이 산유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막대한 오일 머니를 배경으로 아랍에미리트연맹(UAE)의 SWF, 아브다비 투자청은 3500억달러를 투자하여 2015년까지 두바이에 세계최대의 엔터테인먼트 시설인 ‘두바이랜드’를 건설한다. 건설이 완료되면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의 3배의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슬람 금융의 주체는 이러한 SWF나 연금펀드로 총 자산액은 1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며 연율 20%이상의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이외에도 ‘샤리아 펀드’가 계속해서 탄생하고 있다. 샤리아라고 하는 것은 이슬람 교도가 지켜야 하는 이슬람 법을 말한다.

샤리아는 이자수익의 금융업을 인정하지 않으므로, 이것을 엄밀하게 지키면 대출로는 주택을 구입할 수 없다. 하지만, 은행이 주택을 구입하여 리스하는 형태로서 샤리아에 반하지 않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샤리아에서 금하는 양돈이나 도박 등의 사업에는 투자하지 않을 것을 서약하고 이슬람 법학자의 승인을 얻어 많은 샤리아 펀드가 조성되었다.
 
미국의 대형 회계사무소인 어네스트 앤 영이 발행한 이슬람 금융과 투자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해안 지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는 500개가 넘는 샤리아 펀드가 조성되어 있고 투자액은 26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골드만 삭스나 도이치뱅크, 홍콩상하이뱅크 등 미국 및 유럽의 투자은행이나 헷지펀드가 투기로는 보이지 않도록 고안한 금융상품(샤리아 펀드는 투기를 금지하고 있다)를 개발하고 있다.

즉, 표면적으로는 일반적인 펀드이지만, 결국 오일머니도 원유시장에 흘러 들어가 가격을 끌어올려 더욱 더 중동에 막대한 오일머니를 가져다 주는 자기증식 사이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투기머니의 규제는 강한 극약
 
원유나 곡물가격의 폭등은 세계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어 G8(선진8개국정상회의)에서도 투기머니의 규제가 의제가 되었다. 그러나 투기머니를 규제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여기에는 실제로 상당히 뿌리깊은 문제가 엉켜있다.

미국정부는 53조 달러라고 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부채를 안고 있지만,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 부채가 있어도 경제가 돌아가고 있는 것은 세계각지에서 돈이 흘러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업경영과 같은 것으로 아무리 부채가 많아도 캐쉬플로우가 지속되는 한 회사는 도산하지 않지만, 부채가 제로여도 캐쉬플로우가 끊기면 도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서 FRB는 단계적으로 금리를 낮추고, 달러를 마구 찍어대어 자금 공급량을 늘리고 있지만 이것은 달러의 가치를 낮추는 행위 그 이상도 아니다.

달러가 매력을 잃고 해외로부터 들어오는 돈이 끊기면 미국 경제는 파산하고 말 것이다. 한마디로 외줄타기인 것이다.

부시 행정부에서는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해외로부터의 자금 유입을 지속시키기 위해 투기에 관한 규제에는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지만,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선물 거래 위원회의 감독권한을 강화하는 투기 규제 안을 제안하는 등, 규제에 관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 강한 극약처방을 내리면 미국경제라고 하는 사상누각은 어이없이 무너져 내릴 것이고 금융위기가 위기가 아닌 현실로서 전세계적인 불황의 방아쇠를 당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지혜가 만들어낸 선물(Future)거래와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투기머니, 선물(Present)이 될 것인지 재앙이 될 것인지 다시금 되돌아 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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