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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고객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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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고객 대응 논란
  • 정민호 기자
  • 승인 2013.08.06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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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교포가 구입한 농심(회장 신춘호) 라면에서 애벌레가 나와 항의했지만 농심 측의 불성실한 대책에 이어 그간 종종 불매운동의 타깃이 되어온 농심의 고객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농심 측의 안일한 태도는 늘 '유통과정상의 문제라고 발뺌'하지만, 농심 라면의 포장재 전량은 신 회장의 아들이 있는 계열사 율촌화학에서 담당하고 있어, 이 역시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태라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어 보인다.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 씨는 최근 캘거리 마트에서 '김치라면' 20개가 든 라면 1박스를 구입했다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는 유해 유충 '수시렁이'가 나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유통기한은 2014년 2월 19일로 무려 6개월이나 남아있는 제품이었으나 인체에 유해한 애벌레의 출현으로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이 씨는 한국에 거주하는 가족에게 알리고 농심 본사 고객센터에 신고했지만 농심은 유통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일이라는 태도로 일관하는 바람에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농심 측의 "다른 라면제품으로 바꿔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자 "과자로 바꿔주겠다"는 어이없는 답변을 하는 등 고객에 대해 제품 문제에 대한 사과도 없이 "교환해주겠다"는 입장만을 되풀이했다고 전해진다.

제품에 이물질이 발견됐을 때에는 즉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고해야 하지만 농심 측은 국내가 아닌 캐나다에서 판매한 제품에서 애벌레가 나왔다는 이유로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이어 농심 관계자는 "이물질이 발견되면 현장 방문을 해야 하는데 캐나다라고 하니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며 "제조가 아닌 유통과정 중에 이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보이며 어떻게 된 일인지 좀더 알아보겠다"고만 해명했다고 알려진다.

농심에 대한 끊임없는 불매운동…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은?

농심 라면은 그간 불매운동의 대상으로 종종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때 농심은 보수언론에 광고를 하면서 라면을 포함한 모든 제품에 대해 불매운동을 당했다.

같은해 새우깡에서 '쥐 머리'가 나와 곤욕을 치르면서 '쥐우깡' 파동도 겪었다. 당시 소비자들은 농심라면을 포함해 모든 제품의 불매운동을 벌이며 농심을 압박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대전에서 면발 반, 벌레 반인 농심 육개장 사발면이 발견됐다. 당시 대전일보에 따르면 ‘대전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구입한 사발면은 유통기한 2개월여 남았지만 컵라면을 먹기 위해 개봉하는 순간, 면발 사이로 수 많은 벌레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 기겁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 씨는 "농심 측으로부터 어떤 전화 한통도 받지 못했다"며 "먹는 음식에 이물질이 들어가 있는 것도 화가 나는데 미숙한 사후 처리 태도에 더 화가 난다"고 울분을 터뜨린 바 있다.

같은해 농심 새우탕에서도 애벌레가 발견됐다. 당시 새우탕 사건 후 1주일이 지나가기 전에 대전 육개장 사발면에서도 벌레가 발견되자 농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심은 점점 더 깊어졌다.

농심라면 불매운동은 해를 넘겨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이 당시 농심라면 불매운동은 소비자가격과 출고가격이 다르면서 발생한 소매상인들의 반발이었고, SNS와 네티즌들은 소매상인들의 농심 라면 불매운동을 지지하고 나서기도 했다.

인터넷 상에는 유통기한이 남아있는 농심 라면제품에 대한 애벌레 문제가 심심치 않게 등장하지만 농심 측은 늘상 안일하고 무책임한 대응을 보여 비난 여론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 불만에 대해서는 클레임 해결 절차에 따라 '사과 - 수거 - 식약처 보고 - 결과 피드백'의 경로로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캐나다 건은 농심이 글로벌 기업이기는 하나 해외 클레임은 해외에서 처리해야 되는데 한국으로 문의를 해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다"라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내놨다.

이어 SNS와 인터넷에 유독 잦은 '농심제품의 애벌레' 사고와 '유통 과정상의 문제'라고만 해명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농심 제품의 절대량이 많아서 식품안전 사고가 많아 보일 수 있다"고만 일축했다.

유통 자재인 봉지나 박스 등 포장재 100%는 율촌화학에 일감 몰아주기

농심은 항상 "유통과정 중에 문제가 발생해 애벌레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한다.  농심의 라면 제품을 유통시키기 위한 봉지나 박스 등 포장재 100%는 농심 계열사 율촌화학에서 생산한다.

율촌화학의 대주주는 농심홀딩스. 농심홀딩스의 1대주주가 신 회장의 장남 신동원(농심홀딩스) 부회장이고, 2대주주는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다.

아울러 율촌화학은 회사 매출의 50%를 농심을 통해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농심제품의 포장지를 생산하는 곳은 '일감 몰아주기' 논란뿐만 아니라 재벌 오너 일가 '부의 대물림'으로 더욱 더 문제가 되고 있다.

포장자재 업계 한 관계자는 "율촌화학은 봉지나 박스 사양을 3겹으로 만들어야 할 것을 2겹으로 만들고 PE를 PP로, 두께 10mm를 5mm로 줄여 납품하는 등 농심이 정한 사양대로 포장재를 공급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농심 측은 묵인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농심이 포장재를 독점 공급하는 율촌화학이 기준치에 어긋나는 제품을 생산해 결국 애벌레와 같은 해충에 쉽사리 노출돼 이물질 사고를 발생한다는 것이 된다.

이에 대해 농심 측은 "보통의 중소기업은 자사의 수량을 감당할 수도 없어 상품의 보호 차원에서 포장재 를 율촌화학에 맡기고 있다"며 "일감몰아주기와는 전혀 상관없이 공정하게 업체를 선택해 율촌화학과 계약을 맺었을 뿐"이라고 언론에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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