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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건설, 걷잡을수 없는 구설수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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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건설, 걷잡을수 없는 구설수로 곤혹
  • 정민호 기자
  • 승인 2013.09.09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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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에 참가했던 건설업계에 ‘경보음’이 울리고 있는 가운데 계룡건설(명예회장 이인구, 대표 이시구)이 이어지는 부실공사 논란으로 걷잡을 수 없는 구설수에 쌓이면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계룡건설의 부실공사 이력은 화려하다. 최근 아파트 입주예정자들로부터 집단항의를 받는가 하면 인터넷 상으로도 심심치 않은 하자보수, 건설 폐기물 방치 등으로 환경오염을 일삼는 기사 등을 접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관공서나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도 부실에 따른 하자 문제 소식을 접하지만, 정작 계룡건설 오너인 이인구 회장은 공영방송을 통해 개인을 미화하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4대강 수혜 건설사에서 ‘부실 시공사’로 급추락…이유 있나?

최근 계룡건설이 그간 각종 부실공사에 대한 질책과 4대강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강도 높은 현장조사 결과로 주목되고 있다.

2009년 10월 4대강 2차 공사를 공정위는 ‘최저가 낙찰제에 대한 추가조사 계획 없음’으로 발표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올해 초 감사원이 4대강 감사 결과를 ‘설계에서부터 시공, 관리까지 총체적 부실’을 지적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계룡건설이 참여했던 금강 1공구에선 해당 컨소시엄이 예정가(999억 원) 대비 89.84%(낙찰가 897억 원)로 선정됐고, 이로 인해 업체 1차 턴키공사에서 소외됐던 중견 건설사 간의 과당경쟁 문제와 주요 공사에 대해 부실시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금강1공구 서천지구 사업 현장에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계룡건설이 하청을 주지 않고 직영해오다 2010년 8월 하청업체를 선정했으나, 하청업체 청무가 지난 2011년 3월 부도가 났다.

이에 따라 덤프, 굴삭기, 불도저, 그레이더, 살수차를 조종하던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과 기계장비 대금 14억 원을 즉각 지급하라며 계룡건설 사옥 본사 10층에서 점거농성에 들어간 바 있다.

당시 건설노조에 따르면 “금강1공구의 원청인 계룡건설이 발주처인 국토관리청으로부터 227억 원을 미리 건네받아 계획서에는 121억 원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대전청이 공개한 사용내역에는 하청업체에 41억 원만 지급한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건설노조는 “건설노조와 계룡건설, 하청업체가 맺은 단체협약서에 ‘건설산업기본법에 의거해 하청업체가 부도났을 경우 원청업체인 계룡건설에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협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결국 지난 5년 간 22조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MB정권 임기 내 과욕을 보인 탓에 보의 안전성 논란과 보강공사뿐만 아니라 공사 이후에도 공사에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계룡건설의 부실공사 의심은 ‘검증 아닌 검증’이 이어졌다. 최근 경기도 고양삼송지구 계룡리슈빌 아파트가 하자보수 논란에 휩싸이면서 입주예정자들로부터 집단항의를 받고 있다.

입주민 A씨는 지난 6월 안방 욕실 내 샤워부스의 유리 전면에 금이 가고 유리 파편이 튀는 사고를 접했다. 계룡건설 측으로부터 하자보수를 받았지만 불안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지난해 12월 준공 승인을 받은 이 아파트에선 여러 곳에 하자가 발생했지만 계룡건설 측은 보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입주민들의 지적 때문이다.

결국 계룡리슈빌 입주대책위원회는 “준공 허가를 내준 고양시와 시공사 모두 부실시공과 하자 보수에 대해선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시공사인 계룡건설에 도면대로 재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지난 8월 초 김포 한강 신도시 계룡리슈빌에 입주한 한 신혼주부는 배수가 안 돼 싱크대 문제로 A/S하던 중 배관에 시멘트가 가득차 있다는 황당한 말을 들었다.

당시 계룡건설 관계자는 “회사가 어렵다”는 말로 외주업체 핑계를 대는 등 마땅한 보상 얘기는 하지도 않아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관공서나 학교 등 공공 기관에서도 부실공사 소식을 접하기도 해 해당 관계자들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2012년 7월에는 준공한 KAIST 내 ‘류근철 스포츠 콤플렉스’에 비가 새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KAIST에 따르면 대학에 대한 개인 최고 기부액을 기록한 故 류근철 박사의 기부금으로 총 25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스포츠 콤플렉스가 준공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누수가 심해 학생들로부터 빈축을 샀다.

게시판에 처음 문제를 제기한 학생(ID : LegenDary)은 “비가 오는 날이면 쓰레기통을 빗방울 떨어지는 코트 한복판에 놓아두어야 한다. 돌아가신 류근철 박사께서 이 광경을 보시면 얼마나 기가 막히실지…”라며 한탄했다.

이에 대해 KAIST 관계자는 “시공사인 계룡건설 측에 문제를 제기했고, 방수공사의 경우 보증기한이 3년이기 때문에 스포츠콤플렉스 천장의 방수 처리를 전면 재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역시 계룡건설이 시공한 충남 내포신도시 충남도청과 도교육청 청사도 비만 내리면 누수 현상이 빚어지는 등 부실시공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도교육청에 따르면 478억 원을 들여 새로 지은 청사가 불과 준공 2개월 만에 누수 현상이 발생하자 교육청 관계자들은 난감해 했다.

교육청은 개청 이후 누수뿐만 아니라 옥상 방수보호 콘크리트 균열, 보도블록 및 정원 잔디 침하 등 10여건의 하자를 접수했다고 전한다.

당시 도청사 역시 누수와 유리 파손 등 하자보수 건수는 이미 40여 건에 이르렀다. 충남도의 한 직원은 “2,3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 지은 건물이 비가 조금 내렸다고 해서 곳곳에서 누수가 발생한 것은 충남도의 굴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계룡건설 관계자는 “하자와 부실은 단어 차이가 있다. 건설업에서 발생한 하자 문제는 최소화 시키는 게 관건이지만 발생 즉시 처리하고 있다”며 “현재 입주위원회와의 협상도 진행 중이니만큼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공사로 인한 환경오염 지적에도 같은 환경오염 반복하는 이유는 뭔가

부실공사뿐만 아니라 건설 폐기물 관리도 엉망이다. 계룡건설이 시공 중인 ‘지방도 494 호선 굴업~화전(백양치)간 도로 확ㆍ포장 공사’현장에서 건설폐기물인 숏크리트를 발파암에 혼입시켜 보관 등 폐기물관리법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숏크리트는 터널 굴착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로 접착제와 급결경화재, 시멘트(ph수치 14가 넘은 강알칼리 급결제가 포함한 독극물), 골재, 강섬유제(철심) 등이 함유돼 있다.

이에 따라 인체와 환경에 매우 위해하기 때문에 건설폐기물 중 건설폐재류에 해당돼 반드시 선별 분리해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적정 보관하거나 처리해야 한다.

계룡건설은 이 같은 숏크리트를 발파암에 섞어 보관하는가 하면 일부 성토재로 사용한 흔적도 보이고 있어 건설폐기물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숏크리트는 시멘트 성분 등이 함유돼 있어 토양과 수질오염에 큰 영향을 끼친다”며 “환경오염 예방 등의 차원에서라도 숏크리트 폐기물을 전량 걷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계룡건설은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영동~추풍령 도로건설 공사 2공구’는 충북 영동군 영동읍 가리 ~ 영동군 황간면 광평리를 잇는 9.2km 구간에서도 같은 지적으로 지난해 4월 언론의 질타를 맞은 바 있다.
 
한편, 정작 계룡건설 오너인 이 명예회장은 개인을 미화하는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불거져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2009년 KBS 대전방송은 한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계룡건설 이인구 명예회장’을 미화하는 내용을 방송해 거센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KBS 대전총국 보도국에서 ‘하청업체에 강매’, ‘5년 간 접대비 12억’, ‘대전시에 공사감독 완화 등 명목으로 1억4000여만 원 뇌물 건네’(2005년) 등으로 보도한 바 있는 업체와 인물을 출연시킨 게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송 이후 시청자 항의가 빗발쳤고, 내부 모니터 보고서에도 “프로그램의 색깔과 맞지 않았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당시 KBS 노조 대전시지부는 노사간담회를 통해 진상규명과 경영진의 사후 조치를 촉구하고 프로그램의 청탁 또는 압력 의혹을 받고 있는 신모 편성제작국장의 재발 방지와 사과를 받아냈다.

한편, 계룡건설 관계자는 “회사와 관련한 부실공사와 여러 문제 제기가 모두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며 “명예회장의 KBS 미화 보도 문제는 인터뷰 요청으로 진행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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