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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명상 음반 시리즈 ‘산책’‘그대 그리운 저녁’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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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명상 음반 시리즈 ‘산책’‘그대 그리운 저녁’ 등
  • 우정수 기자
  • 승인 2008.01.1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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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로 딸’에서 일련의 국악 명상 음반을 내놔 주목받고 있다. 국악은 우리의 전통 음악이지만 특별한 자리에서나 듣는 음악으로 인식된 지 오래다. 명절 같은 날 한 번씩 입는 한복과 같은 처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악의 생명력이 영원한 것은 그것이 우리 고유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바오로 딸에서 출시된 국악 명상 음반들은 전통적 국악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현대적 감각을 살린 연주로 현대인이 귀에도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바오로 딸에서 제일 먼저 내 놓은 국악 명상 음반은 ‘산책-별의 바다에서’다. 이 음반은 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의 휴식을 찾는 현대인들을 위해 기획됐다. 한국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국악기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피아노, 신서사이저 등 대중적인 악기들이 함께 연주돼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제공한다.

특히 ‘산책-별의 바다에서’음반에는 선과 명상의 판화가로 불리는 이철수의 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음악의 시각적인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음반은 이철수의 판화가 담고 있는 의미를 연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이등병의 편지’로 유명한 작곡가 김현성은 이철수의 판화에서 얻은 영감이 이 음반을 낳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대 그리운 저녁’도 김현성이 작곡을 맡았다. 이 음반도 복잡한 일상을 사느라 삶의 여유가 없는 사람들에게 쉼과 여유를 주기위해 만들어졌다. 국악과 양악의 진정한 ‘크로스오버’를 이 음반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전까지 국악과 양악이 혼합된 음악이라고 하면 보통은 전체적으로 양악 음악에 멜로디 연주만을 국악 악기가 맡거나 북이나 장구 등의 리듬적인 요소를 넣어 약간의 국악적 분위기를 내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대 그리운 저녁’을 비롯해 바오로 딸의 국악 명상 음반들은 작곡과 제작에 참여한 김현성과 백창우, 이수진, 정은주 등이 국악과 양악을 두루 이해하고 있어 국악과 양악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훌륭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대금과 소금, 해금의 심금을 울리는 선율이 주 멜로디를 이루고 있으며 피아노와 클래식 기타, 바이올린, 하모니카 등의 양악기가 어우러져 ‘글로벌적’ 사운드를 구현한다. 해외 수출까지 목표로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산책’과 ‘그대 그리운 저녁’에 이어 선보인 ‘고요한 기쁨’도 우리 고유의 문화와 정서를 표현한 수작이다. ‘고요한 기쁨’도 이철수 판화 산문집 ‘소리 하나’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곡됐다. 이 음반에는 ‘고요한 한 사람’등 10곡의 연주곡과 정호승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가 실려 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성바오로 딸 수도회의 박정아 수녀와 작곡가인 김현성이 듀엣으로 불렀는데 ‘작아짐’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빼어난 곡이다.

‘고요한 기쁨’음반 역시 대금, 소금, 해금 등 우리 전통 악기와 피아노, 키보드, 바이올린, 기타 등 서양 악기가 한데 어우러지고 있다. 동원된 악기는 모두 10여 종이나 된다.

‘고향길’, ‘해으름의 강가’, ‘달빛 자락’도 바오로 딸에서 의욕적으로 선보인 국악 명상 음반이다. 이 음반은 우리 국악이 절제와 품위의 상징임을 알게 하는 훌륭한 연주를 들려준다.

점점 우리의 전통 음악을 듣기 어려워지는 요즘 전통과 예술성을 지닌 연주자들의 예술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우리 소리의 깊고도 그윽한 참 맛을 느끼게 해 줄 음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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