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한컴그룹 김상철 회장의 아들 A씨가 회삿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지난 5일 구속된 가운데, 결국 누나 김연수 대표가 부친인 김 회장을 대신해 고개 숙여 사죄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이도행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A씨와 코인 ‘아로와나 토큰’ 발행 업체 아로와나테크 대표 정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고, 같은 날 오후 A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증거 인멸의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말로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가 도주의 우려가 높거나, 주거지 불분명, 증거 인멸 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영장이 발부될 수 있다.
검찰은 김 회장 일가의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와 관련해 한컴이 관여해 지난 2021년 발행한 가상화폐 아로와나 토큰에 대한 불법 시세 조종 등으로 A씨가 100억원대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 1월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수사기관은 코인거래를 통해 마련한 불법자금이 A씨에게 흘러간 과정을 확인했으며,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4월 100만원으로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싱가포르 한 회사를 차명으로 인수해 와로와나테크로 회사 이름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아로와나테크는 이후 아로와나 토큰이라는 코인을 만들어 국내 코인 거래소에 상장했고, 코인은 상장 당시 50원이었지만, 30분 만에 가격이 1000배 넘게 뛰었다고 한다. 상잔 당일 최고가 5만38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로와나는 물고기 이름으로, 생김새가 용을 닮았다고 하여 용물고기로 불려지고 있다. 실제 관상용으로 키우는 사람들도 많다. 해당 업체는 이 물고기 이름을 본 따 상호를 지었다.
수사당국은 A씨와 와로와나테크가 비밀리에 고용한 브로커 B씨를 통해 코인 거래에 뛰어든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만, 와로와나테크는 “상장 전 홍보 차원”이라며 코인 수 천만개를 브로커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코인을 발행할 때 마케팅 차원에서 코인 투자자들을 무작위로 선정해 1~10개씩 지급하는 에어드랍 방식을 썼고, B씨 등은 코인 계정 수십 곳으로만 코인을 몰아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씨는 아로와나코인 상장 직후 수십억원의 매도 차익을 봤고, 이후 B씨는 A씨 등이 전달한 한컴 내부 정보를 이용해 코인을 사고팔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컴이 상승호재를 공개하기 전 저렴한 가격에 코인을 매수했다가 가격이 급등하면 매도하는 방식을 반복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B씨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미술품 NFT 등을 사들였고, 이를 A씨의 코인 계정에 입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당국은 이 금액이 1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다른 여죄에 대한 수사도 지속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한컴그룹은 “싱가포르 법규상 아로와나테크 설립은 페이퍼컴퍼니로 보지 않는다”며 “수사와 관련해 최대한 협조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A씨 횡령 혐의와 관련해 결국 한컴은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다. 김연수 대표는 해당 이슈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을 고객과 투자자, 임직원 등에 송구하다며 공개 사죄했다.
김 대표는 “대표이사이기 전에 누나 김연수로 제 남동생이 이러한 사건에 거론된 것만으로도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향후 진행될 수사 이후 제 남동생에 대한 사법부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다만 김 대표는 한컴을 비롯한 본인은 해당 프로젝트의 성공 혹은 실패에 대해 어떠한 득실도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현재 추진 중인 혹은 계획된 사업들 역시도 이번 이슈와 상관없이 모두 차질없이 진행될 것임을 피력했다.
김 대표는 “저희 경영진과 함께 한컴 및 주요 자회사에 발생될 수 있는 리스크들을 점검하고, 최소화하는 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며 “책임경영과 정도경영을 실천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