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4.27 분당(을)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후보로 유력한 강재섭 전 대표와의 '한판'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도 박빙을 예고하고 있다. 중앙일보-한국리서치의 1일 조사에선 33.6%(강재섭) 대 34.6%(손학규)로 접전을 벌였다.
강재섭 전 대표에게 이번 선거는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선거다. 강 전 대표가 이길 경우, 정치적으로 다시 부활하겠지만 만약 진다면 정치 인생을 마감해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 강 대표 뿐만 아니라 전통적 텃밭을 민주당에게 내준 한나라당 또한 흔들리게 된다. 안상수 대표 자리도 안심할 수 없다.
반면, 손학규 대표는 보다 여유롭다. 사실 분당(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에게 쉽지 않는 지역이다. 때문에, 손 대표가 이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설령, 진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다. 오히려 '당을 위해 자신을 던졌다'라는 평가가 내려질 것이고, 손 대표의 향후 대선 가도에 '플러스'가 될 게 뻔하다.
결국, 이번 선거는 강 전 대표와 한나라당에게 더욱 절실하다. 이런 절실함은 분당(을) 유권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쉽게 말해 "이 지역 유권자들이 강 전 대표와 한나라당이 끝장 나도록 내버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분당(을)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가 내년 총선 및 대선에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언론보도에 긴장하게 될 것이고, 이는 선거 당일 이들의 높은 투표율로 이어질 것이라는 바람을 낳는다. 여기에, '강재섭계'로 분류되는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역할도 기대된다. 인지도가 상당한 나 최고위원의 지원이 엄청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기에 비록, 손 대표가 거물급이지만 그의 승리를 쉽게 점치기 어렵다. 2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손 대표가 경기도지사를 지냈고 야권 대선 예비주자이지만 강 전 대표와 한나라당의 절실함을 덮어버릴 정도인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역대 재보선이 정권 심판적 성격이 있었지만 이번 분당(을)의 경우는 단순한 지역 선거 성격도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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