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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웨딩플레이션…예식비 1년 만에 40% 올라 예비부부 ‘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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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톺아보기] 웨딩플레이션…예식비 1년 만에 40% 올라 예비부부 ‘침울’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4.0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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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코로나 때 결혼할 것을 후회돼요”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예식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예비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봄철 결혼 성수기를 맞아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신랑·신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출발에 앞서 실제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고민해야 할 것이 너무나 많아 골치 아픈 경우가 종종 있다. 그동안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날짜를 미뤄 급하게 결혼 일정을 잡는 예비부부들이 많아지면서 예식 비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결혼식 비용 때문에 결혼이 망설여진다는 예비부부들도 있어 웨딩플레이션(웨딩+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됐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예식장부터 ‘스드메’ 비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은 가벼운 우울감인 ‘메리지 블루’를 겪는다. 익숙했던 일상을 떠나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아 잘 해낼 수 있을지, 결혼생활의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지 등을 걱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위기를 이겨내고 결혼 성수기를 맞은 요즘 커플들의 우울감이 배가 되고 있다. 예식장부터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비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은 ‘웨딩플레이션’ 탓이다.

5월에 결혼을 앞둔 한 예비부부는 “차라리 그냥 코로나 때 결혼할 걸 괜히 미루는 바람에 결혼 비용이 예상을 훨씬 초과했다”라며 “한 번뿐인 결혼이라 안 하자니 아쉽고 하자니 경제적 부담이 크다”라고 말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결혼을 한 기혼남녀 1000명(결혼 5년 차 이하)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결혼 비용 평균은 약 3억 474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비용 중 신혼집 마련에 2억4716만원을 써 가장 큰 비중(79%)을 차지했고, 신혼집 마련을 제외한 결혼 준비 비용도 6298만원에 달했다. 혼수를 마련하는 데에만 평균 2615만원이 소요된다. 이는 고물가에 따른 영향으로 결혼식 식대의 최소 단위가 5만원을 넘어선 것은 물론, 스드메, 웨딩반지 등 웨딩 업계의 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수요자가 많으니 부르는 게 값”…예상 비용보다 초과된 예식비용에 씁쓸



결혼 성수기를 맞은 요즘 커플들은 비싼 스드메 준비로 우울감을 겪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요즘 신랑 예복을 포함한 스드메 가격은 500만∼600만 원으로 코로나 전보다 2배로 뛰었다. 서울 강남권 호텔에서 하객 300명을 초대해 결혼할 경우 5600만 원이 넘게 든다. 1년도 되지 않아 30%가 오른 것이다. 하루 이틀 망설이는 사이에도 값이 올라 ‘오늘이 가장 싸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난달 결혼식을 올린 감모(33)씨는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 중 식장 예약부터 스드메 예약까지 일정 잡기가 너무 힘들었다”라며 “결혼식 비용도 많이 올라 원래 측정했던 예상 비용의 30% 이상을 초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요자가 많으니 부르는 게 값이었다”라며 “이렇게 비용이 많이 들지는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올 10월에 결혼을 올리는 김모(33)씨는 “2년 전 결혼식을 올리려다 코로나로 어수선해서 미국 연수를 다녀온 후 올리기로 했는데 요즘 결혼 준비를 하다 보니 ‘차라리 코로나 시기에 가족끼리 조촐하게 결혼식을 올리고 미국에 갈 것을 잘못했다’라는 후회가 남는다”라며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려고 하는데 우리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이 되는 곳이 없어 호텔 일정에 맞춰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결혼을 주저한 가장 큰 이유는 ‘결혼자금 부족’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매년 신혼부부 1000명을 설문조사해 발표하는 ‘결혼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한 커플이 신혼집, 혼수, 예식, 신혼여행 등 결혼에 쓴 총비용은 평균 3억3050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5% 증가했다. 더욱이 코로나 엔데믹 이후 미뤄뒀던 결혼식을 다시 준비하는 예비 신혼부부가 몰리면서 단가가 높아진 영향도 있다.

실제 지난해 결혼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이 꼽히기도 했다. 결혼 시장은 원래 반복 구매가 없어 공급자 우위 시장이다. 여기에 코로나로 미뤄둔 결혼 수요는 급증한 반면 코로나 불황을 못 견디고 상당수 업체가 폐업하는 바람에 공급 자체가 줄면서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돼 버렸다.

수천만 원짜리 ‘마통’으로도 감당이 어려운 예비부부들은 다른 커플들과 같은 날 웨딩 촬영을 해 할인받거나, 관련 업체 후기를 소셜미디어에 부지런히 써 올려 적립한 마일리지를 현금화하고 있다. 하객들의 부담도 커져 축의금만 내면 5만∼10만 원, 식사할 경우 10만∼20만 원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정부, 업체마다 천차만별인 결혼 서비스 시장 전반 실태 조사해

결혼을 준비하는 동안 하루 이틀 사이에도 값이 올라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진=픽사베이]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결혼식장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며 결혼을 독려하지만 일반 예식장과 비교해 별다른 장점이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최대 120만원만 내면 공공예식장을 대관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예식장은 결혼 관련 비품이 없어 의자와 책상 등 물품을 대여해야 한다.

여기에 식대(기본 5만2000원)와 촬영비 등을 합치면 1000만원 이상이 추가로 소요된다. 정부는 업체마다 천차만별인 결혼 서비스 시장 전반의 실태를 조사하고 가격 정보도 공개하기로 했지만, 예비부부의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 예비부부는 “결혼식장만 저렴할 뿐 이것저것 다 신경을 써야 하니 머리가 더 아프다”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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