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연인관계에서 물어보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과거 연애 경험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 행복한 관계를 유지 중인데 굳이 물어볼 필요가 있겠냐’라는 사람과 ‘과거의 연애를 따져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왜 헤어졌는지가 궁금해서 물어볼 수 있지 않느냐’라는 의견들로 나뉜다. 연인 대부분은 과거의 연애를 묻는 것은 ‘판도라의 상자를 들추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견을 냈는데 현재 연애를 하는 미혼남녀의 생각은 어떨까.
응답자 과반, 연인의 과거 연애 상대 딱히 알고 싶지 않아
연애 중인 미혼남녀 절반 이상이 상대방의 과거에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연애 중인 미혼남녀 300명(남성 150명·여성 150명) 대상 ‘현 연인의 전 연애’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과반(52.3%)은 연인의 과거 연애 상대를 알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딱히 궁금하지 않아서(56.1%)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질투심이 생길 것 같아서(17.2%)와 연인을 과하게 간섭할 것 같아서(10.8%)가 뒤를 이었다.
대학생 오모(23)씨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현재 남자친구를 만났다”라며 “더러운 곳을 묵묵히 청소하고 강아지들을 사랑해주는 마음에 반해 1년째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자친구는 군대 제대 후 현재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데 대학교 입학 후 캠퍼스CC로 여자친구를 3년 정도 만났다고 들었다”라며 “시간이 많이 지났고 나 역시 예전에 남자친구를 사귀었으니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직장인 강모(30)씨는 “원래 여사친이었던 친구가 현재 여자친구가 됐다”라며 “10년 이상 친구로 지내다 2년 전 고백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냥 친구였을 때는 이런저런 얘기들을 다 하니깐 그 친구의 연애사도 자연스레 알고 속상했던 부분이 뭔지도 다 안다”라며 “심지어 누군지도 알고, 왜 헤어졌는지 이유도 다 알고 있으니 과거 연애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라며 웃었다.
전 연애 관련 긍정적인 이유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어서”
반면 연인의 과거 연애 상대를 알고 싶다고 답한 이들은 95명(31.7%)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연애 스타일을 파악하기 위해서(29.0%)’를, 여성은 ‘결별 이유를 알기 위해서(31.3%)’를 각각 1위로 꼽아 의견차를 보였다. 전 연애에 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77.7%로 조사됐다.
컴퓨터 그래픽 관련 일을 하는 박모(28)씨는 “남자친구가 정말 괜찮은 사람인데 왜 예전 여자친구와 헤어졌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적이 있다”라며 “내가 모르는 다른 부분이 있나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남녀 사이가 그렇듯 사소한 오해가 쌓여 헤어지게 됐다는 걸 알았고, 남자친구가 싫어하는 행동이 무엇인지도 파악하게 됐다”라며 “나 역시 예전 남자친구와 성격이 맞지 않았던 부분이 뭔지 얘기했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자’라는 말로 이야기를 마쳤다”라고 전했다.
이어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 사람의 성격이 더 잘 파악됐고, 상대가 싫어하는 행동과 언어를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일부러 작정하고 물어보는 것은 좀 그렇지만 자연스럽게 얘기가 나온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전 연인에 대해 말할 때 “진솔하게 듣고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해”
이처럼 미혼남녀 대다수가 한 번쯤은 관련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대화는 연인과의 관계에 아무런 영향 없음(62.2%)이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전 연애와 관련된 대화가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답한 이들은 18.9%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 수 있어서(47.7%), 연인 간에 지켜야 할 부분을 조율할 수 있어서(29.5%), 진지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돼서(11.4%) 등이 거론됐다.
직장인 임모(32)씨는 “철없는 대학생 시절 연애도 아니고 30대에 하는 연애인데 시기나 질투가 아닌 긍정적인 대화로 풀어나가면 서로에 대해 이해되는 부분이 더 많다”라며 “전 남자친구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상대가 달리 보이거나 싫어지는 건 전혀 없다”라며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는 진솔하게 상대의 말을 듣고 공감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헤어진 전 연인에 대해서 ‘서로 물어보지 않는 것이 최선’
반대로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답한 이들(18.9%)은 남녀 모두 내가 모르는 두 사람만의 추억이 있는 게 싫어서(52.3%)를 가장 많이 택했다. 남성은 전 연인을 잊지 못한 것 같아서(22.2%), 여성은 전 연인보다 나아야 한다는 강박이 생겨서(26.9%) 등도 이유로 들었다.
대학생 장모(22)씨는 “남자친구의 전 연인에 대해 궁금해서 살짝 물어봤는데 진지하게 답변해 당황스러웠다”라며 “‘아직도 그 여자친구를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 혼란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펙이나 외모 등이 워낙 뛰어난 여자친구였기에 괜히 나 혼자 비교하고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일이 반복되어 힘들었다”라며 “헤어진 전 연인에 대해서는 서로 물어보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