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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선거 끝나지자 쏟아진 현수막, 골칫덩이?…‘이것’으로 활용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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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선거 끝나지자 쏟아진 현수막, 골칫덩이?…‘이것’으로 활용한다는데
  • 이지나 기자
  • 승인 2024.04.12 0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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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현수막 재활용 등 지원사업에 행안부 15억 지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약 1557t 수준(약 260만장)의 현수막이 수거된 바 있다. [사진=픽사베이]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엄 씨는 평소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을 정도로 환경에 관심이 많다. 그는 출퇴근길마다 유세현장을 지켜보며 든 걱정이 하나 있었다고. 바로 수많은 현수막이다. 엄 씨는 "매년 선거 때마다 수많은 현수막이 폐기물로 버려진다고 들었다. 천 재질인 줄 알았는데 플라스틱 합성수지 재질이라 썩지도 않는다고 한다. 선거운동도 좋지만 이렇게 버려지는 쓰레기도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걱정했다.

전국 투표율 67.0%로 3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리면서 후보자와 정당 현수막이 곳곳에서 수거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각급 지자체는 선거 현수막 수거에 돌입했다. 선거 때마다 한 철 사용되고 수거된 현수막은 재활용에 한계가 있어 그간 환경오염 주범으로 지목돼왔다.

이번 총선 후 나올 폐현수막은 어느정도일까.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는 선거구 안의 읍·면·동 수의 2배 이내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다. 여기에 크기와 개수 제한이 없는 선거사무소 외벽 초대형 현수막에 더해 정당 현수막, 사전 투표·본 투표 유도 현수막 등을 더하면 현수막 개수는 수십만개 이상이 될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올해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로 수거할 현수막 수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약 1557t 수준(약 260만장)의 현수막이 수거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각 정당이 '기후 공약'을 내걸었지만 여전히 다량의 폐현수막이 온전히 쓰여지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 현수막, 폴리에스터나 플라스틱 합성수지로 '재활용 불가'

올해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로 수거할 현수막 수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 픽사베이]
수거한 현수막을 재활용해 마대, 장바구니, 고형연료 등을 제작한 사례. [자료 = 행정안전부]

현수막은 대체로 폴리에스터나 플라스틱 합성수지 등으로 제작된다. 녹여서 섬유를 만드는 등 재생원료로 사용은 불가능하다. 현수막을 소각할 경우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이중 일부가 불완전 연소되면 일산화탄소, 탄화수소, 질소산화물(NOx) 등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될 수 있어 이 또한 안전하지 못하다.

선거 때마다 엄청난 양의 폐기물이 배출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지난 8일 행정안전부와 환경부는 폐현수막 재활용 경진대회와 지자체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수막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고, 현수막 재활용 우수사례를 찾기 위한다는 목적이다.

먼저 정부는 수거한 현수막의 재활용을 높이기 위해 '폐현수막 재활용 등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행안부는 각 지자체에서 수거한 현수막을 장바구니, 마대 등으로 재활용하거나 친환경 소재 현수막 제작을 확대할 수 있도록 총 1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각 지자체 수요조사를 진행 중에 있고, 4월 중 사업비를 지원해 12월까지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2022년 대통령선거 이후 전국 2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폐현수막 재활용 지원사업에 1억5000만원을 지원해 마대·장바구니모래주머니 등 15만2000여개, 고체연료 225t을 제작한 바 있다.

환경부는 폐현수막 재활용 기업 현황과 폐현수막으로 제작 가능한 물품 목록·생산 일정 등을 지자체에 안내해 지자체와 기업 간 연계를 도울 예정이다.

지자체 및 민관협의체를 대상으로 '폐현수막 자원순환 문화 조성 경진대회'도 처음으로 열린다. 정부는 현수막 사용부터 처리까지 성공적인 현수막 순환 본보기를 제시하는 기관을 선정해 시상과 홍보를 지원한다.

- 일부는 장바구니, 가방으로 제작해 활용

이런 이유로 폐현수막에 대한 재활용 문화를 확산하여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효과도 창출할 수 있는 해법 마련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2022년에도 전국 21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폐현수막 재활용 지원사업을 추진해 마대・장바구니・모래주머니 등 15만 2709개, 고체연료 225톤을 제작했다. 환경부는 폐현수막 재활용 기업 현황과 폐현수막으로 제작할 수 있는 물품 목록과 생산 일정 등을 지자체에 안내해 지자체와 기업 간 연계를 도울 예정이다.

실제로 지자체에서는 수거한 현수막을 요긴하게 쓰고 있는 곳도 있다. 서울 중구는 수거한 폐현수막 1720장을 재활용해 공유우산 430개를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관내 주민센터・복지관 등 15개 공공기관에 비치하고 우산이 없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재사용을 유도했다.

서울 송파구는 매년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장바구니, 손가방, 앞치마 등을 제작해 주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바구니 2130장을 만들어 1275장을 주민센터・어린이집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보급했다.

일각에선 폐현수막을 장바구니나 마대로 제작해 활용한다. 하지만  쏟아져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청년 광고인 연합 보트포어스(vote for earth, us)는 현수막으로 선거 재킷을 제작하는 '업사이클링'(새활용)을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다.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던 각종 용품을 단순 재활용(리사이클링)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제품화하는 새활용을 가리킨다. 하지만 이 재킷은 이번 총선 선거운동에서는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임철언 행정안전부 균형발전지원국장은 “수거한 많은 현수막이 소각・매립되고 있는데 이를 재활용한다면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재활용 문화가 확산할 수 있도록 우수 사례를 적극 홍보하고 지자체와 함께 관련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과거 방탄소년단·르세라핌 공연장 현수막, 가방·지갑으로 재탄생하기도

방탄소년단 등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 5개 팀의 현수막을 활용해 만든 머치들. [사진 = 하이브 제공]

폐현수막을 가방과 지갑으로 재탄생해 자원 순환을 실천한 사례도 있다.

지난 1월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는 업사이클링 브랜드 누깍(Nukak)과 손잡고 '업사이클링 프로젝트'(HYBE X Nukak Upcycling Merch)를 진행한 바 있다. 누깍은 기업과 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현수막을 가방, 지갑, 휴대폰 케이스로 제작하는 글로벌 업사이클링 브랜드이다.

현재 아티스트 공연장에 걸리는 현수막은 대부분 행사 뒤 폐기처분되는 것에 대해 하이브는 "이중 일부를 업사이클링해 머치로 만들면 팬들이 공연장과 팬미팅 현장에서 가졌던 경험을 기억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이번 프로젝트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제작을 맡은 누깍은 수거한 현수막을 세척한 뒤 코팅해 내구성을 보강하고 오염 방지처리 등으로 원단의 품질을 높였다. 이후 원단을 재단해 수작업으로 ▲카드 지갑 ▲파우치 ▲스트링 크로스백(옆으로 맬 수 있는 가방) ▲메신저백(우편물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가방) 등의 머치로 제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갑과 파우치는 패들에게 오히려 소장 가치가 높다. 만들어진 머치는 기성품과 달리 현수막의 활용 부위에 따라 디자인이 천차만별이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한정판인 셈이기 때문. 누깍 관계자는 "이번 현수막 업사이클링 머치 프로젝트가 팬경험 확대는 물론 자원 선순환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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