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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프] 남편의 은퇴 후 아내의 가사 노동 은퇴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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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라이프] 남편의 은퇴 후 아내의 가사 노동 은퇴도 필요하다
  • 김지영 기자
  • 승인 2024.04.23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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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남은 40~50년 함께 살아가기 위해 적당한 거리 필수

(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아내들은 “남편이 퇴직하면 자유롭게 취미 생활을 즐기고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100세시대’라는 말이 당연시되는 시대가 됐다. 즉, 앞으로는 은퇴 이후에도 부부가 보통 20년 이상 함께 살아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일상생활에서 부부가 서로를 신뢰하는지, 상호 간 의식의 간격을 메우려고 노력하는지 등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남편이 정년퇴직을 하는 시기면 대부분 아이들도 성장해 독립을 하는 경우가 많아 부부간의 소통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러나 서로 함께해야 할 시기인 정년 후의 생활에 대해 부부의 생각이 서로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는 수십 년을 같이 자고 먹으면서도 서로 다른 꿈을 꾸기에 동상이몽이란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은퇴한 남편 “아내는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것 인식해야 해

직장에서 은퇴한 중년 남편들은 “그동안 돈 버느라 아내와 자녀에게 소홀했으니 가족부터 챙기겠다”라며 “특히 아내와 취미 생활을 함께하며 여행을 다니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힌 경우가 많다. 이어 “젊은 시절 함께하지 못한 시간이 많으니 시골에 별장을 마련해 노후를 보내며 평화롭게 지내고 싶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다면 아내들의 생각은 어떨까.

24시간 붙어 지내겠다는 남편의 희망에 아내들은 “온종일 남편과 함께 할 생각만 해도 기운이 빠진다”라며 “한창 아이들에게 손이 많이 갈 시기에 매일 바쁘다며 늦게 들어오고 회사와 친구가 우선이던 남편이 갑자기 은퇴 후 함께 시간을 갖자고 해서 당황스러웠다”라고 말했다.

또 “이제 남편과 자식들에게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갖게 돼 마음에 부담 없이 친구도 만나고 취미 생활도 하는데 남편이 어디 가냐며 추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라고 덧붙였다. 남편과 아내의 생각은 이렇게 다르다. 남편이 은퇴한 것처럼 아내도 ‘가사 은퇴’를 꿈꿀 수 있다.

많은 아내는 “남편과 24시간 같이 있는 게 편하지 않다”라며 “이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적이 없어 어색하다”라고 말한다. 물론 모든 부부에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종일 붙어 있는 게 좋은 부부들도 있을 것이다. 핵심은 가사 노동으로 남편이 가사에 얼마나 동참해주느냐가 관건인데 하루 삼시 세끼를 아내가 책임진다면 아내에게는 자유가 없을 것이다. 

아내의 가사 노동에도 정년이 필요하다

은퇴한 부부일수록 서로의 시간을 인정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픽사베이]

67세 김모 할머니는 “남편이 퇴직한 후 아이 한 명을 키우는 것 같다”면서 “젊을 때는 물어보지도 않고 혼자 다니더니 요즘은 졸졸 따라다니면서 ‘이거 할까 저거 할까’ 하나하나 다 물어보는데 귀찮아 죽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남편이 외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배달 음식도 싫어해 매끼 식사 준비를 한다”라며 “아침 식사 후 ‘점심은 뭘 먹을까?’ 점심 이후에는 ‘저녁은 뭘 먹지?’ 물어보는데 시집살이가 따로 없다”라고 말했다.

주부 정모(62)씨도 “3년 전 남편이 은퇴했는데 처음에는 엄청나게 싸웠다”며 “자고로 남자는 밖에서 일하다 저녁에 집에 와야지 눈떠서 잠들 때까지 함께 있다 보니 사사건건 부딪혔다”라고 말했다. 이어 “은퇴한 남편들은 꼭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라면서 “90세, 100세 시대에 아내 혼자서 30년 이상을 혼자 밥상 차리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김모(65)씨 역시 “아내가 청소기를 돌리는데 소파에 앉아 발만 드는 남편이랑 어떻게 온종일 함께 있겠냐”라면서 “아내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남편도 요리를 배워야 하는 시대”라고 전했다. 그는 “돈 들여 부부 해외여행을 하는 것보다 밥상 차림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이 더욱 큰 아내 사랑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년 부부의 나만의 공간…건강과 생활 습관 고려하는 게 중요

부부가 종일 부대끼면 그만큼 싸움도 잦아지고 의견충돌도 많이 발생한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남편의 서재처럼 아내도 자기만의 방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각방’이 아니라 자유롭게 자신만의 쉼터로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중년 부부는 모두 갱년기를 겪어 생활 습관이 서로 다르다.

한 아내는 “남편이 코골이가 심해 함께 잘 수가 없다”며 “나 역시 갱년기 이후 열감, 수면장애로 잠자리에서 뒤척이는 시간이 길어 서로에게 불편을 줄 것 같아 따로 방을 쓴다”고 말했다.

이모(58)씨는 “남편이 퇴직 후 책을 보거나 유튜브를 보는 시간이 많아 옷방을 정리해서 남편방으로 꾸며주니 아이처럼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방을 내 방처럼 쓰고 있어 남편한테 미안하더라”면서 “늘 한 공간에 붙어 있는 게 아니니 부딪힐 일이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자녀 양육·대출 등 이유 퇴직 전부터 경제난…노동자 62.5%, 비자발적 퇴직

‘경제허리’라 불리는 신중년층 10명 중 8명은 이미 퇴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한편 준비된 은퇴를 하는 경우 상황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하면 경제적인 문제로 아내와의 불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퇴직한 박모(65)씨는 “요즘에는 65세라 하면 청년인데 정리해고를 당했다”라며 “결혼을 늦게 해 이제 아이들이 사회 초년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후 준비가 안되어 있는 상황에서 집 대출금에 아이들 결혼도 시켜야 하는데 걱정이다”라며 “경제적인 문제로 아내와 눈만 마주치면 싸운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경제허리’로 불리는 신중년층 10명 중 8명은 이미 퇴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앱 벼룩시장이 최근 중장년 노동자 113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중장년 노동자의 79.7%가 퇴직을 경험했고, 이 중 비자발적 퇴직 비중이 62.5%에 달했다.

퇴직사유별 조사결과를 보면 권고사직·정리해고·계약종료 등 해고에 의한 퇴직이 40.4%로 가장 많았고, 경영악화로 인한 회사 휴·폐업(22.1%), 정년퇴직(12.6%), 이직·전직(6.5%), 은퇴 희망(5.4%) 순으로 나타났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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