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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조선업 '순풍'에 돛 올린 HD현대, 친환경·AI로 지속 순항의 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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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기업TALK] 조선업 '순풍'에 돛 올린 HD현대, 친환경·AI로 지속 순항의 길 열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4.05.16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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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HD현대의 50여 년 역사를 논할 때 자수성가의 표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을 빼놓을 수 없다. HD현대의 뿌리는 현대그룹에 있다.

현대그룹에서 HD현대로 뻗어나간 '도전 DNA'

-'해 봤어?'
정 회장의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는 어록이다. 

정 회장은 현대그룹의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으로 대한민국 1세대 기업인 중 한 명이며, 그의 또 다른 이름은 '왕회장'이다. 정 회장의 도전 DNA는 어릴 때부터 꿈틀댔다. 그는 농사를 지어야 한다는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막노동, 쌀 배달 등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복흥상회라는 가게에서 쌀 배달원으로 일하던 그는 사장님의 신의를 얻어 쌀 가게를 인수했지만, 쌀 배급제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정 회장에게 실패는 불타는 도전정신에 기름을 붓는 과정이었다. 그는 좌절할 틈 없이 자동차 정비 사업으로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1940년 당시 3500원을 대출받아 자동차 정비공장 '아도 서비스'를 운영한 정 회장은 20일 만에 대출금을 모두 갚을 만큼 빠르게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화재 사고로 건물과 수리 중인 자동차들이 전소해 버리며 또 다시 위기를 맞았다. 결국 대출을 받아 피해보상을 하게 되고, 대출을 갚기 위해 빈 공터에서 무허가 정비소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이후로도 일본에 의해 정비소가 강제 합병 당하는 등 그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정 회장은 계속된 시련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그는 1950년 건설회사를 설립하고 회사명을 '현대'라 지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발발한 6.25 전쟁으로 건설사업을 접어야만 했다. 칠흑같은 어둠에도 한 줄기 빛은 있다고 했던가. 당시 부산으로 피난을 간 정 회장은 미군 부대 건설을 맡으며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미군이 철수한 후 현대건설은 복구 공사에 돌입하고 한강다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국내 대표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경부고속도로 건설 사업에 참여하며 고속성장의 길을 밟게 된다.

이때부터 정 회장은 시대 변화에 앞서가며 조선, 자동차 제조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1970년대 초 정부는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1972~1976)을 통해 중화학공업화를 추진했고, 현대건설은 조선소 건설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1970년 조선사업부를 만들었다. 현대건설 조선사업부는 현대조선중공업의 모태라 할 수 있다. 

조선사업부는 1971년 영국 애플도어사 및 스코트리스고우 조선소와 기술 및 판매 협조 계약을 체결하고, 이듬해 그리스 리바노스사와 26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 이후 본격적으로 울산조선소 건설공사에 착수, 1973년 정식으로 현대조선중공업주식회사를 설립했다. 

1974년 조선소 1단계 공사인 1·2도크를 완공하고 같은해 리바노스사에 26만톤급 원유운반선 1호선을 인도하며 수출 1억불탑을 수상했다. 1975년에는 수리 전문 조선소인 현대미포조선소를 세우고, 1978년부터는 조선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조선'이라는 이름을 뺀 '현대중공업주식회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최초 2만6천톤급 컨테이너선 건조 ▲한국형 구축함 1호 진수 ▲국내 최초 자동차운반선 건조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며 입지를 다져나갔다. 1980년대에 이르러서는 관련 업종의 회사들을 흡수합병하며 기업의 몸집을 불려가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현대그룹 내 경영권 다툼이 일어났고, 2001년 정주영 명예회장이 타계하면서 각 계열사들이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됐다. 현대중공업도 2002년 현대미포조선과 함께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현대중공업그룹으로 재출범했다. 같은해 삼호중공업을 인수한 후 2003년 말레이시아로부터 세계 최대 260MW급 디젤발전설비를 수주하고, 2004년 국내 최대 차세대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인도했다. 이어 2007년 국내 최초 7000톤급 이지스구축함(KDX-III) '세종대왕함'을, 2008년 국내 최대 1800톤급 잠수함(KSS-II) '안중근함'을 진수, 2009년에는 세계 최초로 선박 생산 누계 9000만 마력을 달성하고 수출 150억불탑을 수상했다.

이후로도 현대중공업의 약진은 계속됐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사업을 주춧돌 삼아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사업으로 영향력을 넓혀갔고, 세계적인 종합중공업기업 대열에 올랐다.

현대중공업은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2017년 부문별 분사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조선과 해양부문은 현대중공업 ▲전기와 전자 부문은 현대일렉트릭&에너지시스템 ▲건설장비 부문은 현대건설기계 ▲로봇 부문은 현대로보틱스 ▲서비스 부문은 현대글로벌서비스 ▲그린에너지부문은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등 6개 독립법인으로 분사하고,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제고하게 된다. 

2022년 현대중공업그룹은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명을 HD현대로 변경했다. HD현대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도전 정신을 오롯이 이어받았다.

HD현대 ci.
HD현대 ci.

'친환경' 앞세운 HD현대, 조선업 미래를 견인하다

HD현대의 주력 사업은 조선·해양 부문이다. HD현대는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을 앞세워 조선해양 전문 그룹으로 나아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을 주요 자회사로 둔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도 순항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현재까지 96척, 111억 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하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률 80%를 가뿐히 넘겼다. 선종별로는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VLAC) 36척,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32척,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8척,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6척, 특수선 4척,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 에탄 운반석 1척 등이다.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이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LNG, VLAC 등 친환경 선박 발주가 많아진 것이 호실적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사진=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의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 조감도. 사진=HD현대

특히 VLAC 수주가 크게 늘며 실적을 견인했다. VLAC는 수주 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선에 해당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업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공급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는 등 VLAC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현재는 VLAC에 장착할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고부가가치선 위주의 선별 수주 방침을 이어가며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중립 기조 아래 친환경 선박 건조와 운용은 당연한 수순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가운데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한발 앞서 있는 HD한국조선해양은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셈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안주하지 않고 친환경 선박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2022년 국내 최초로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에 성공한 바 있으며, 내년에는 완전한 수소엔진을 개발해 육·해상 수소생태계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의 특수선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달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호위암 등 함정 4척, 총 4억6290만 달러 규모의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HD현대중공업은 향후 15년간 페루 정부 및 해군의 전략적 파트너 지위를 확보하게 됐으며, 추가 수주 가능성도 열렸다.

사진=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페루 국영 시마(SIMA)조선소와 호위암 등 함정 4척, 총 4억6290만 달러 규모의 현지 건조 공동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HD현대

아울러 HD현대중공업은 미국 필리조선사와의 협력으로 미국의 관공선과 함정을 신조하거나 유지·보수·정비(MRO)하는 사업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됐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조선소와 설계 지원, 기자재 공급 협력을 추진하며 미국 방산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세계 방산 시장에서 HD현대중공업의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전환 가속화... 'AI기술'로 지속 성장 발판 마련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HD현대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HD현대는 2021년부터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목표로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스마트 조선소는 가상 공간에 현실의 조선소를 3D모델로 구현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작업자가 건조공정의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업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FOS 프로젝트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완료했으며, 오는 2026년까지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2030년까지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FOS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2030년에는 생산성이 30% 향상되고 공기는 30% 단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FOS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 성과보고회 현장. 사진=HD현대중공업
FOS 1단계 눈에 보이는 조선소 성과보고회 현장. 사진=HD현대

조선업의 미래 성장 동력은 AI기술에 있다. HD현대는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한편, 선박 설계와 개발에 AI기술을 접목시키는 등 기술경쟁력을 제고하며 지속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세계 최초로 AI 기관사가 탑재된 선박을 인도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에이치라인해운과 공동 개발해 탑재한 기관자동화솔루션은 통합상태진단솔루션(HiCBM)과 통합안전관제솔루션(HiCAMS)으로, 선박 주요 장비의 상태를 실시간 진단하고 비상·돌발 상황을 자동 인식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선박 운항 시 기관사·갑판원을 대신하는 AI선원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에는 HD현대가 미국 방산기업 팰런티어테크놀로지스와 공동 개발하는 정찰용 무인수상정(USV) '테네브리스(TENEBRIS)'의 모형과 USV 기술을 미국 AI 엑스포에서 처음 공개했다. USV는 정찰, 기뢰 탐색 등 각종 임무에서 유인 함정을 대체하는 필수 전력으로 여겨지며 해전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테네브리스는 적진 인근으로 은밀하게 침투해 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경하중량 14톤, 전장 17m 규모로 고성능 하드웨어에 고도화된 AI가 탑재되며, 2026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AI, 디지털전환은 조선업계에서도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HD현대는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블루오션 전략으로 미래 유망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고 있다.

지난 3월 HD현대는 정주영 창업주의 23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추모행사를 가졌다. 당시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은 "포기나 좌절 없이 항상 도전했던 창업자의 행보처럼 HD현대 또한 새로운 도전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다"며 "세계 1위 조선회사를 넘어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HD현대에 정주영 창업주의 도전 DNA가 심어졌다. HD현대는 정주영 창업주의 유지를 받들어 '한강의 기적' 그 뒷 페이지를 써내려가고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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