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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트렌드] 멍 때리는 2030...힘들 땐 친구 대신 '이것'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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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트렌드] 멍 때리는 2030...힘들 땐 친구 대신 '이것' 찾는다
  • 이지나 기자
  • 승인 2024.05.2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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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복잡한 도시를 떠나 먼 산을 보며 이른바 '숲멍'을 하거나 물을 바라보는 물멍, 모닥불을 키워놓고 보는 불멍을 찾는 이들이 많다. [사진 = 픽사베이]

#20대 취업준비생 정 씨는 매일 밤 잠들기 전 다음날 운세를 확인하는 것으로 일과를 마무리한다. 정 씨는 "취업도 안 되고 여유가 없어서 친구들과 모임도 많이 줄었다. 언제부터 내 인생이 풀릴까 싶어서 매일 유튜브로 위로 받는다. 힘든 날에는 친구들이랑 모여서 술을 먹는 대신 힐링 영상을 틀어놓고 마음을 다스린다"고 말한다.

#30대 현 씨도 최근 회사를 그만 둔 후 자주 우울감에 빠지곤 한다. 현 씨는 "친구들은 회사 다니느라 시간도 없고 하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요즘따라 밤에 잠도 안 오고 일 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니 불안감만 커지고 있다. 매일 아침 유튜브를 틀어놓고 명상을 하는데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최근 앱으로 점을 보거나 유튜브로 힐링 영상을 찾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져서, 취업에 탈락해서, 일에 만족하지 못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대신 혼자 유튜브로 명상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멍 때리는 영상', '힐링 영상' 등 검색어를 입력하면 수많은 영상들이 뜨고, 이들 조회수 역시 상당한 것을 볼 수 있다.

혼자서 캠핑을 즐기는 20대가 늘어난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먼 산을 보며 이른바 '숲멍'을 하거나 물을 바라보는 물멍, 모닥불을 키워놓고 보는 불멍을 찾는 이들이 많다. 이들은 힘들수록 더 격력하게 "아무것도 안 하기 위해" 혼자 캠핑이나 낙시 등 조용한 취미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푼다.

2030 세대의 절반이 '여름 휴가 때 여행을 가지 않아도 좋다'는 의견을 보였다. [사진=픽사베이]

젊은층의 이러한 성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마크로밀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지난달 25~30일 전국의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여름휴가 때 여행을 가지 않아도 좋다’는 의견이 20~30대에서 절반(20대 40.0%, 30대 50.8%)에 달했다.

집에서 조용히 휴가를 보내려는 2030 세대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20대 박 씨는 "요즘은 친구들과 고민을 공유하지 않는다. 내 고민을 친구가 내 일처럼 걱정해 줄 수는 있지만 해결해 줄 수는 없다. 실질적인 조언은 회사 선배나 학교 교수님께 구한다. 힘들 때면 친구한테 털어놓는 대신 운세를 보거나 힐링 영상으로 푼다. 반대로 친구가 나한테 심각한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원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MZ 세대에서 사주, 타로 등의 운세풀이 서비스도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기성세대보다 불안감이 더욱 높아진 20~30세대가 운세로 독특한 긍정 에너지를 얻고, 미래의 희망을 품고자 하는 열망이 분출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구인구직·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10~30대 1608명에게 '운세를 보는지'에 대해 물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사진 = 픽사베이]

최근 구인구직·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10~30대 1608명에게 '운세를 보는지'에 대해 물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절대 다수의 젊은 세대가 비대면 운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사주와 챗봇의 만남으로 탄생한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이 사주상담을 통한 심리치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대 이 씨는 "요즘엔 소개팅도 앱을 통해 알아서 한다. 친구들에게 부탁하지 않는다"며 "힘든 일을 털어놓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나보다 나은 상황의 친구에게 취업이 되지 않는다고 고민해 봤자 내 신세만 더 한탄하게 된다"며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혼자 힐링 영상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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