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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영어 교육-랭귀지 서비스’ 국내 최강자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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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영어 교육-랭귀지 서비스’ 국내 최강자로 우뚝
  • 정수백 기자
  • 승인 2008.01.20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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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까지 매출 200억 달성… 코스닥 시장 진출할것

2001년부터 초등영어교육 시장 진출
美업체와 공동개발 초등영어 호응 커
올해부터 모든 과목 영어로 가르치는
‘한국형 영어 몰입교육’ 단계적 실시
‘주니어 영어교육 시장 최강자’ 목표

대학 졸업후 무역회사 10년 다니다
번역 필요성 느껴 88년 회사 설립
자금없어 2천만원 장모 등에 빌려
품질로 승부… 고객들에 호평 얻어
맨손 시작불구 업계 부동의 1위 올라

프로랭스는 20년간 ‘전문 번역’을 모토로 운영돼 오고 있다. 번역 업계에서는 최초로 품질관리시스템을 확립했고 ISO 9002 인증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Windows 등 웬만한 외국 컴퓨터회사의 소프트웨어 한글화 작업은 프로랭스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때문에 프로랭스는 연간 50억원 정도의 안정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01년부터 선보인 신규 사업은 다름 아닌 ‘초등영어 교육’이다.

미국초등학교 교과과정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가르치는 ‘차일드유’를 국내 시장에 들여와 공급하고 있다.
프로랭스의 목표는 비교적 뚜렷하다. ‘랭귀지 서비스’와 ‘초등영어 교육’ 사업을 통해 2010년까지 200억 이상의 매출을 달성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코스닥 입성’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프로랭스 권태근 사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달 27일 IT업계가 밀집해 있는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사무실을 찾았다.

권 사장에 대한 첫인상은 보통의 CEO들에게서는 찾기 힘든 ‘꼼꼼함’이었다. 회사를 운영하는 CEO들에게는 흔한 말로 약간의 ‘허풍’이란 게 있고, 없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말까지 있다.
 
그러나 권 사장에게는 인터뷰 내내 ‘허풍’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 권 사장은 실현 가능한 목표를 세워 한걸음 한걸음씩 전진하는 ‘신뢰형’ CEO란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인터뷰 도중 “국민들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가형이 될 수 있다. 정치할 생각이 없냐”고 물었더니 권 사장은 “생각 없다. 성공한 경영자로 남는 게 꿈이다”고 잘라 말했다. 아마도 일반 국민이 그렇듯이 권 사장도 ‘정치’에 혐오를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프로랭스’라는 회사명이 독특하다.
“전문적인 번역서비스를 한다는 의미로 회사의 이름을 Professional Language Services의 두음을 따서 Prolangs(프로랭스)로 지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대학을 졸업하고 77년부터 10년간 무역 업무를 해왔다. 그러다가 번역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업체는 많은데 체계적으로 번역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없다는 것을 알고 88년에 전문번역회사를 설립했다.”

권 사장은 번역이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되자 장모로부터 2천만원을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5천만원의 주금납입금도 모자라 돈을 빌렸을 정도다. 하지만 맨손으로 시작해 번역 서비스라는 분야에서 1위가 됐다.

권 사장은 이에 대해 “저가로 가격 경쟁을 하지 않고, 철저하게 품질관리를 한 덕이다. 고객들로부터 받는 평가는 프로랭스의 번역품질은 확실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번역 사업은 늘 있어 왔던 것 아닌가. 너무 평범한 사업을 한다는 생각은 없었나.

“당시에는 미 대사관 주변으로 영세한 번역 업체들이 있었다. 하지만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하이테크 정보나 수입한 제품들을 전문으로 번역하는 회사가 없었다. 이를 체계적으로 하면 비즈니스가 되겠다 싶어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다른 번역 업체와 차별화되는 프로랭스만의 자랑은.

“우리가 알고 있는 윈도 엑셀 파워포인트 등 외국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들이 모두 한글화 돼 있다. 이들의 번역작업을 프로랭스가 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번역 작업이 아니다. 소프트웨어의 전문지식과 번역에 대한 영어실력을 요한다.
 
한마디로 프로랭스는 단순 번역이 아닌 번역, 내용감수에서 기술감수, 교정 및 윤문, 그리고 DTP, 편집 인쇄에 이르는 턴키베이스의 번역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때문에 번역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그렇다면 대기업에서 번역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권 사장은 “이 업계의 시장규모가 정확히 나와 있지는 않다. 하지만 업계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프로랭스의 매출액이 연간 50억원이기 때문에 큰 시장이라고 할 수 없다. 때문에 대기업에서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사장은 “번역 사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누구라도 쉽게 사업을 시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업무 노하우를 알지 못하면 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품질관리나 번역사 관리가 제대로 안 되면 이익을 창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주 사업이 번역인가.

“프로랭스는 일반적인 통역이나 번역뿐만 아니라 더빙, 전문 기술 분야를 번역하는 기술 번역 등을 주로 한다. 특히 다국어 번역이 프로랭스의 자랑이다. 한 언어를 동시에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하는 다국어 번역이 우리의 강점이다. 때문에 정확히 말하면 번역사업이 아니라 랭귀지 서비스 사업인 것이다.”

-초등영어 교육사업에도 진출한 것으로 안다.

“영어 교육사업은 크게 유아 초등 중고등 그리고 성인 등 4개분야로 나뉜다. 그 중에서 초등영어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2001년부터 국내 초등영어교육 시장에 미국초등학교 교과과정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가르치는 ‘차일드유’를 공급하고 있다.”

-‘차일드유’는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차일드유는 미국의 비영리 교육연구기관AIT와 차일드유사가 공동으로 개발한 온라인 양방향 학습 프로그램이다. 미국 50개주의 초등학교(1학년~8학년) 교과과정을 종합해 표준화한 멀티미디어 애니매이션이다. 이미 120여개의 주니어 전문 영어학원에서 사용하고 있고, 10여개의 사립초등학교에서도 정규 교과과정으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차일드유는 미국의 교과과정을 그대로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에 조기유학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조기유학을 가는 학생이 이미 5만명을 넘어섰고, 조기유학을 보내지 못한 학부모들도 형편만 된다면 조기유학을 보내겠다고 응답하고 있다. 학부모의 과다한 교육비 부담, 학생의 문화적 갈등과 현지 적응문제, 가족간 이산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차일드유가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권 사장은 이어 “이미 교육 인적 자원부에서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영어교육 시작을 1학년으로 낮추고 이머전교육(몰입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차일드유는 향후 실시될 한국형 몰입교육에 적합하도록 현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자는 이머전(몰입교육)교육을 이해하기 힘들어 “이머전 교육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권 사장은 “모든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고 답했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

“왜 없었겠나. 우리도 지난 99년 인터넷 비즈니스 사업에 진출했다가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사업을 접었다. 또한 언어기술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기 위해 자동번역기 등 언어기술 개발에 착수했다가 큰 어려움을 겪었다.”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자들은 회사가 경영난에 봉착했던 때를 기억하기 싫어한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권 사장에게 좀 짓궂은 질문을 했다. 힘들었을 때를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권 사장은 “자동번역기 개발은 고려대학교 기계번역연구단과 합작해 3년간 개발했다.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투입되는 연구개발비로 회사의 자본금 23억원이 모두 잠식되고, 회사는 적자가 계속됐다. 결국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아쉽지만 일단 연구개발을 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기업은 일단 지속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얻었지만 수년에 걸쳐서 매우 힘든 경험을 했다”고 답했다.

-회사의 매출규모 사업확장 계획은.

“2007년 약 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08년 목표매출은 88억원이다. 2010년까지 매출을 200억원 이상으로 올리고 코스닥에 상장하는 것이 중단기 목표다. 2020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해 주니어 영어교육시장에서 절대 강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경영 철학은.

“주주와 직원과 회사가 모두 만족하는 삼위일체 경영을 하는 것이 저의 기본 경영철학이다. 우리 회사 사훈인 근면, 창의, 인화에는 우리 회사의 문화가 잘 배어 있다고 자부한다. 근면은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는 것이다. 창의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며, 인화는 서로를 배려하고 도와주는 사내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질문을 하지못해 못한 말이 있을 듯싶다. 지면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국제사회에서는 영어가 경쟁력이다. 프로랭스는 랭귀지 서비스로 국내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지원해왔으며 앞으로는 영어교육을 통해 미래의 국제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일에 전념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필자는 권 사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프로랭스라는 회사의 ‘이미지 골격’을 그려볼 수 있었다. 프로랭스는 랭귀지 서비스라는 시장에서는 국내 1위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시장이 한정돼 있고 성장성이 크지 않다. 때문에 초등영어 교육이라는 새로운 사업을 통해 미래의 동력을 만들겠다는 것. 이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프로랭스의 이미지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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