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김지영 기자)
추석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가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추석 20대 성수품 가운데 작년에 급등세를 보인 과일값이 일제히 하락했다. 한우와 닭고기, 감자와 양파 시세도 내렸으나 폭염 등의 영향으로 조기와 오징어·배추·무 가격은 올랐다. 특히 수산물 품목들의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다.
시장에 나온 주부들은 “과일값이 크게 오르지 않아 다행인데 수산물 품목의 가격이 큰 폭으로 뛰어 걱정이다”라며 “뉴스를 보니 수온이 오르면서 조기는 중국산으로 대체되고 있고, 명태는 2019년 국내산 포획이 금지된 뒤 러시아산이 주로 소비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걸 차례상에 올려도 될지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사과·배 소비자 가격 내려…한우 가격도 하락
사과·배·배추·무·양파·마늘·감자·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밤·대추·잣·오징어·고등어·명태·갈치·조기·마른멸치 등 20대 성수품 가격을 살펴보면 품목별로 작년 추석과 비교해 등락이 엇갈리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과와 배, 한우 가격은 내렸지만 조기와 배추, 무 등의 품목은 오른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작년 추석 ‘금(金)사과’로 불린 사과는 올해 작황이 좋아 가격이 내렸다. 사과(홍로·상품) 중도매가격은 10㎏에 7만7천980원으로 1년 전보다 4.2% 내렸지만, 평년보다 41.1% 비싸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작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값으로 배(신고·상품) 중도매가격은 15㎏에 6만4천76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8.3%, 21.0%가 올랐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사과 가격은 20% 이상 내렸고 배도 작년보다 저렴해졌다. 이마트는 사과(1㎏)를 작년보다 25% 저렴한 9천155원에, 배(3㎏)를 35% 저렴한 1만320원에 각각 판매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과는 시세가 작년보다 20% 이상 저렴하지만, 상품은 선물 세트와 제수용 수요로 많이 내리지는 않았다”며 “배도 상품은 일시적으로 물량이 부족해 시세가 올랐지만 소비자 가격은 농할쿠폰 적용 등으로 작년보다 내렸다”고 설명했다.
한우와 닭고기 시세도 작년 추석보다 하락했다. 한우 도매가격은 1㎏당 1만8천379원으로 추석 성수기임에도 1년 전(1만9천244원)보다 4.5% 하락했고, 닭고기 도매가격은 1㎏에 2천827원으로 1년 전(3천643원)보다 22.4% 떨어졌다.
폭염에 서민들이 손쉽게 먹는 배추·무 값 올라 걱정
그러나 배추와 무는 작년 추석 때보다 큰 폭으로 뛰었다. 배추(상품) 중도매가격은 지난 5일 기준으로 10㎏에 2만7천820원으로, 1년 전보다 94.6% 비싸다. 이는 평년과 비교하면 64.5% 높다. 무(상품) 중도매가격은 20㎏에 2만8천80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58.6%, 51.0% 비싸다. 배추와 무는 지난달 폭염과 열대야로 작황이 부진한데 추석을 앞두고 수요가 늘어 값이 올랐다. 이마트는 배추 1포기를 작년보다 3% 오른 5천980원에, 무 1개는 87% 오른 3천700원에 각각 팔고 있다.
주부 김모(55)씨는 “추석에는 항상 배추김치를 새로 담그는데 올해는 배추값이 정말 비싸다”라며 “크고 실한 것 8포기 골랐더니 5만 원이라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김치를 좋아하니 안 담글 수도 없고 매번 10포기 정도는 담갔는데 올해는 8포기로 줄였다”라며 “서민들이 가장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배추, 뭇값이 이리 오르면 앞으로 어쩌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차례상에 러시아 명태·중국 조기 올리는 건 좀…”
수산 품목 가운데 조기와 오징어, 멸치가 모두 수온 상승 영향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참조기 20∼25㎝ 1마리는 지난해 2천원에서 올해 3천500원으로 75% 올랐다. 오징어 역시 수온 상승으로 어획량이 급감했다. 오징어(냉동·중) 중도매가격은 1㎏에 1만4천24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33.4%, 43.2% 올랐다.
대형마트들은 생물 오징엇값이 뛰자 원양어선이 포클랜드 등에서 잡아 온 냉동 오징어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마른멸치(대멸) 중도매가격은 1.5㎏에 1만9천60원으로 1년 전, 평년 대비 각각 1.1% 올랐다. 멸치는 2022년부터 유가·인건비 상승으로 멸치 어선이 줄었고, 고수온으로 출하량이 지속해 감소하고 있다. 명태는 2019년 국내산 포획이 금지된 뒤 러시아산이 주로 소비되며 중도매가격은 20㎏에 5만620원으로 1년 전, 평년과 비교해 각각 5.7%씩 내렸다.
주부 장모(50)씨는 “추석 차례상에 국내산이 아닌 러시아 명태나 중국산 조기를 올리는 건 왠지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라며 “수온 상승 영향으로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고 하는데 너무 비싼 가격은 부담이 되고 외국산은 마음이 찜찜해서 고민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대형마트 관계자는 “작년 추석에는 사과·배 등 과일값이 비쌌는데 올해는 조기와 오징어 등 조업 부진으로 수산물 품목 이슈가 있다”며 “정부 비축 물량 판매 확대 등으로 가격 안정에 더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