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지나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30대 황 씨는 밥을 짓기 위해 쌀통에서 쌀을 푸다 벌레가 꼬인 것을 확인했다. 황 씨는 "베란다에 그냥 방치해뒀는데 더운 날씨가 원인이었던 것 같다"며 "쌀벌레가 꼬일 줄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50대 박 씨는 주방에 꼬인 벌레를 보고 쌀독을 확인했다 깜짝 놀랐다. 박 씨는 "쌀벌레가 생겨서 나방이 됐더라. 쌀을 사두고 방치해서 그런 것 같다"며 "아까운 쌀을 다 버리게 돼서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고온에 쌀벌레 활발하게 활동…영양소 파괴, 쌀 부패 가능성
기록적인 폭염에 여름철 보관해둔 쌀독에 벌레나 곰팡이 등 이물이 식품에 혼입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더운 날씨에 쌀을 잘못 보관했다간 쌀통에 벌레가 가득 생겨나 낭패를 볼 수 있다. 실제로 쌀벌레는 28-29℃ 정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다. 쌀벌레가 생기면 쌀에 단백질과 무기질 등의 영양소를 파괴하는 것은 물론 쌀에 부패를 일으켜 산패를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7월부터 10월까지 벌레와 곰팡이 이물이 집중적으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물은 원래 판매되는 제품이 아닌 물질이 들어간 경우를 말한다. 해당 기간이 온도와 습도가 높아 벌레와 곰팡이가 번식하는 데 최적의 환경이기 때문이다.
쌀에서 발견되는 이물질 대부분은 화랑곡나방이다. 화랑곡나방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유럽, 북미 등에 널리 분포하는 대표적인 벌레 이물이다. 화랑곡나방은 유충시기에 강한 이빨과 턱으로 포장을 뚫고 식품에 들어가기도 한다. 주로 쌀, 콩 등 곡류에 유입돼 알맞은 온도가 되면 알을 낳고, 부화한 유충이 이동하면서 보관한 식품을 오염시키기도 한다.
화랑곡나방이나 유충이 발견됐다면 쌀벌레용 전용 퇴치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손쉽지만 1완전히 없애긴 힘들다. 쌀벌레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쌀통에 벌레가 꼬였다면 남은 쌀을 다 빼내 청소해야 한다. 세제로 꼼꼼하게 내부를 닦아낸 후 햇볕에 하루 동안 말려두는 것이 좋다. 새 쌀을 넣을 땐 숯 등을 넣어두면 항염 효과가 있다.
이미 벌레 꼬인 쌀, 버리기 아깝다면?
쌀벌레가 생겼다면 어떡해야 할까. 아까운 쌀을 다 버려야하는지 고민될 수 있다. 하지만 쌀벌레가 생겼다고 해서 쌀을 다 버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영양소는 손실이 있을 수 있다. 만일 물에 담갔는데 쌀이 둥둥 뜬다면 이미 영양이 다 빠진 상태일 수 있다.
또 쌀벌레가 남긴 배설물도 잘 씻어내야 한다. 실제로 벌레가 꼬인 쌀통에서 쌀을 빼면 바닥에 배설물이 남아 있을 수 있다. 만일 쌀벌레가 꼬여 화랑곡나방으로 변했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쌀통 역시 깨끗하게 씻은 후 오랜 시간 볕에 말려야 한다.
최근 쌀벌레를 피하기 위해 페트병이나 진공 쌀통에 넣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쌀벌레는 생길 수 있다. 페트병에 넣어도 쌀통 안으로 열이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페트병 안에 습기가 남아있는 상태라면 곰팡이가 번식할 수 있다. 또 페트병에 쌀을 담가 베란다에 보관하면, 직사광선 등 열에 의해 쌀이 건조되면서 금이 가고 전분이 나와 변질될 수 있다.
쌀통은 햇볕이 들지 않으면서 바람이 부는 선선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페트병 안에 담아 보관한다면 직사광선을 받지 않는 서늘한 곳이나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쌀통에 보관할 땐 마늘이나 숯을 넣어두면 알리신 성분의 살균력 때문에 쌀벌레가 잘 생기기 않는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