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미국이 4년 6개월여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18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다. 5.25~5.50%였던 기준금리가 4.75~5.0%로 떨어진 것.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3.50%)와의 격차가 상단기준 1.5%p로 줄었다. 미국이 0.5%p의 빅컷을 단행함에 따라 한국은행도 오는 10월 또는 11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전망이다. 일부에선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급증을 이유로 10월보다는 11월 인하를 예상한다.
미 연준은 지난 2020년 3월 0~0.25%였던 기준금리를 2023년 7월까지 인상한 이후 동결을 유지했다. 이번 금리인하는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위기대응을 위해 긴급히 금리를 낮추기 시작한 2020년 3월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미국이 통화정책 전환(피벗)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 미국, 연내 추가인하 전망도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것을 물가가 안정됐다는 판단과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연내 추가인하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인하 이후 공개된 새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5.10%에서 4.40%로 낮아졌다. 연말까지 0.5%p 추가 인하를 예상케 하는 대목이다. 오는 11월과 12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빅컷'에 대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방 위험이 줄었지만, 실업률 상방 위험은 커졌다. 노동시장이 확실히 냉각됐다"고 했다.
연준의 관심사는 최대고용과 물가안정이다. 지난 1월 3.1%였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월 2.5%까지 내려온 만큼 최대고용을 위해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내려가더라도 빠르게 내려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현 상황에서 제로(0) 금리까지는 너무 먼 이야기"라면서 "개인적으로 중립금리가 그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나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잠재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이론적인 금리수준을 말한다. 중립금리가 오르면 인하폭이 제한돼 금리인하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우리나라 10월 또는 11월 인하
한은 금통위는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통해 "물가상승률 둔화추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세가 더디지만, 수도권 주택 가격 및 가계부채, 외환시장 상황 등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연 3.50%)를 동결한 바 있다.
미국이 빅컷을 단행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금리인하 시점이 가까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르면 오는 10월, 늦으면 11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우려다. 금리를 내리면 서울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뚜렷한 부동산 시장이 더 뜨거워 질 수 있다. 이렇게되면 가계부채 증가도 막지 못한다. 따라서 10월보다는 11월 인하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는 통화정책이 아닌 대출규제 등으로 가계부채 증가세를 제한할 수 있게 된 만큼 물가 및 대내외 시장상황을 살펴보고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10월11일 금통위에서는 9월 한달 간 집값 상황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유심히 체크할 것"이라며 "10월에 가계부채가 잡히면 오는 11월 금리인하 결정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금리인하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인상 시기에) 우리나라는 3.0%p 올랐고, 미국은 5.0%p 올랐던 만큼 금리인하가 진행될 때에도 미국의 금리인하 폭이 우리나라보다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금융통화위원 6명 가운데 4명은 3개월(9·10·11월) 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는 11월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