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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색종료…9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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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색종료…9명은 돌아오지 못했다
  • 이선진 기자
  • 승인 2014.11.1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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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209일 만에 수중수색 작업 종료 선언
무리한 수색시 또 다른 희생 부를까 우려돼 결정
마지막 한 분까지 찾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해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선진 기자)

정부가 세월호 참사 209일 만에 수중수색 작업을 종료했다.

안타깝게도 실종자 9명은 차가운 바다 속에 남겨졌다.

그러나 또 다른 희생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내린 불가피한 정부의 결정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색종료 선언과 관련해서는 수긍하는 분위기가 일반적이다.

"수색작업을 종료합니다"

"지난 200여일 동안 지속해 왔던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중수색 작업의 종료를 발표하고자 합니다."

세월호 침몰사고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을 맡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월호 참사 발생 209일 만인 11일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유가족의 세월호 수색 작업 중단 요청을 전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장관은 발표문을 통해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현 수색작업을 종료하게 되어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뒤이어 "아홉 분을 찾지 못한 데 대한 모든 책임은 범정부 사고대책본부장인 저에게 있다.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 장관은 수색종료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7개월에 가까운 기간 동안 선체 내 격실 붕괴 등 수색여건이 너무 위험한 상황에 이르렀다"며 "무리하게 수색작업을 계속하다가는 자칫 또 다른 희생을 부를지도 모른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수색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실종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해졌을 뿐 아니라 안전에 관한 현장의 거듭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수색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실종자 가족들께서는 차가운 바다 속에 자신의 핏줄을 남겨 둔 단장의 비통함을 가슴에 묻고 계시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수중수색의 종료 요청을 해주신 분들의 가슴 절절한 용단에 죄인의 심정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진도 체육관서 발표 지켜보던 가족들 '수긍'
돌아오지 못한 자녀 이름 목 놓아 부르며 오열

앞서 세월호 가족들은 수중 수색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중 수색 중단' 및 '세월호 선체 인양'을 정부에 요청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진도체육관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를 통해 이 장관의 발표를 지켜본 10여명의 가족들은 눈물을 훔치며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색 종료 발표 이후 일부 가족은 체육관 한켠에서 오열 하며 돌아오지 않고 있는 자녀의 이름을 목 놓아 불러 주위를 가슴 아프게 했다.

실종자 가족과 함께 한 자원봉사자들도 위로의 말을 전하며  이들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여전히 수색 중단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 적지 않은 갈등을 예고하기도 했다.

한 가족은 "수색은 중단됐지만 인양 부분에 있어서는 공론화를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못 마땅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여·야, "결단이 필요한 시점" "새로운 국면"

정치권은 정부의 세월호 수색종료 방침에 수긍하는 뜻을 전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정부가 세월호 수색중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런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물리적으로 위험하기 때문에 더 이상 수색작업을 위해 물속으로 들어가기 어렵다"면서 "세월호를 인양해 실종자를 찾는 것도 방법이기 때문에 실종자 가족들이 이해해주리라 생각한다"고 가늠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당일 "세월호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선체 인양 작업에 들어가게 됨에 따라 세월호 참사는 진상 규명을 향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논평했다.

김 대변인은 "아직도 혈육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의 애끓는 슬픔을 생각하면 죄송스러움과 안타까움을 뭐라 표현할 길이 없다"면서 "악조건 속에서 사투를 벌여온 잠수사와 관계기관들의 희생과 노고에도 감사드린다"고 표했다.

더불어 "수색이 종료됨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선체 인양 작업이 큰 관심이다"라며 "기술적으로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인양 과정에서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수준은 과연 어느 정도인가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면서 "앞으로의 진상 규명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번 수색종료 결정에 따라 지금까지 수색을 담당했던 88수중 민간잠수사들은 사고 해역에서 바지를 철수시킬 예정이다.

그동안 병행해왔던 (시체)유실 방지를 위한 수색활동도 선체를 봉인조치한 후 마무리 할 방침이다.

세월호 사고 수습을 위해 설치된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당분간 축소 운영되다가 조만간 해체된다.

인양 등 선체 처리와 관련해서는 해양여건, 선체 상태에 대한 기술적 검토와 실종자 가족,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적절한 시점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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