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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시험대 오른 손학규 지도력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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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시험대 오른 손학규 지도력 “성공할까”
  • 김재한 시사평론가
  • 승인 2008.02.11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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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민주당 합당등 곳곳에 암초
성공여부는 4월 총선서 결정될듯

지난 1월 11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선출되었다.

손학규 대표의 출범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첫째, 그가 차기정부를 이끌어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정치적인 성향이 같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이다.

최근 손 대표가 “국민이 이념을 버렸다”고 말하며,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람 중심 국가를 만들고 소외된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노선으로 “새로운 진보”를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합신당 일각에서는 ‘실사구시’와 ‘실용주의’를 강조한 말은 이명박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둘째, 손학규 대표는 그동안의 여권 지도자들과 달리 새로운 정치문화와 정치실험을 시도할 가능성이 많다. 그런 점에서 그의 정치적 행보에 많은 관심을 갖게 만든다.

특히 손 대표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정치학 박사) 출신의 학자라는 점에서 영국 블레어정부처럼 ‘제3의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 또한 많다. 그 또한 중도개혁 세력의 지향으로 ‘제3의 길’과 ‘새로운 진보’를 내걸고 있다.

손 대표는 대통합민주신당이 역대 가장 협력적인 야당이 될 것이고 동시에 가장 단호한 야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는 여야가 있을 수 없지만 안되는 건 분명히 안된다고 덧붙였다. 경부운하 등 안되는 것은 끝까지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까지 하고 있다.

무엇보다 손학규 체제 출범 이후 정치권은 물론 언론에서 당의 체제 완비가 조기에 정착되겠는가 하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당내 다수파인 정동영 세력의 지원과, 이른바 친노무현 세력으로 대변되는 이해찬 전 총리와 유시민 의원 등 개혁세력 진영에서 손학규 체제를 인정할 것 인가 하는 점에서 의문을 갖는 세력들이 많았다.

손 대표의 출범 후 정동영 지지세력의 묵시적인 동조와 달리, 친노진영의 핵심인 이해찬과 유시민은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했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대다수가 손학규 체제가 과연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성공할 것인 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답을 내리지 못한다. 그것은 손대표의 정치적 이력에서 보는 것 처럼 지금의 대통합민주신당과 정치적인 궤를 같이 하거나, 동질의 정치적인 기반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각의 기대와 우려처럼 ‘손학규 호’가 성공할 것인가 하는 점은 다가오는 4월 총선에 달려있다. 4월 총선은 손대표가 야당의 리더로서 자신의 정치력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총선에서 기대이상의 전과(戰果)를 거두면 당내에 확고한 자신의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손 대표의 일대 각오와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손학규 대표에게 바라고 싶은 것은 그 스스로가 정치권의 변화를 선도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지적해 두고 싶다.

첫째, 손 대표와 대통합민주신당이 익히 알고 있는 것 처럼 시대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우리 앞에 놓인 시대 변화는 민주와 반민주의 대립 구도와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선 실패의 원인이 노무현 정부의 실정으로 반노무현 정서가 팽배해 있었다는 사실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전부 노무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지만, 과연 노 대통령 혼자서 그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냉정히 뒤돌아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시대정신을 읽지 못했다.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큰 데, 신당은 부패-반부패 구도에 매몰돼 국민이 원하는 담론을 제시하지 못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유권자 성향의 변화였다. 대통합민주신당과 정동영을 지지해야 할 전통적인 진보성향의 유권자가 ‘도덕성’ 보다 ‘능력’을 선호하는 경향으로 변화했다.

신당이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가운데, 사회 양극화의 피해자인 서민 계층 까지도 이명박 후보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지지했다. 경제 활성화가 최대 이슈로 부각되었지만, 정동영과 대통합민주신당은 네가티브전략으로 일관했다.

무엇보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는 첩경은 국민의 기대와 욕구를 대변하는 길 뿐이다. ‘실용’과 ‘국익’을 최우선의 가치로 설정하고, 글로벌 경쟁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주체세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 것도 거기에 그 원인이 있다.

둘째, 여당에서 야당으로 바뀌었다. 여당 체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야당상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대립과 투쟁 일변도의 야당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반대와 투쟁만을 위한 야당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정책정당으로 거듭나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럴 때 차기 정부의 조급함과 무리함을 동시에 견제하는 충실한 국민 정당이 될 수 있다.

셋째, 정치의 상대는 한나라당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치의 상대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되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여·야의 대립 구도에 매몰되어 갈등과 대치구도로 갈 때 국민의 관심 또한 대통합민주신당에서부터 멀어져 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정치의 상대는 작게는 한나라당이지만, 크게는 국민을 상대로 하는 정치를 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정치가 과거에 함몰되어 있을 때 국가발전은 불가능한 일이다.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어야 함은 기본이다.

지난 대선의 실패의 원인이 변화의 흐름을 앞서 가지 못한 당 체질과 선거전략도 있었지만, 호남 정당, 지역정당으로 외연 확대에 실패한 것도 주요 원인 중의 하나이다. 다시 말하면 손학규 체제의 최대 과제는 호남 정당이 아닌 전국 정당으로 탈바꿈할 수 있어야 한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대통합신당과의 통합요구, 공천 심사위의 동수 구성 등은 총선 전략 차원에서 나온 발상이라는 것을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중요한 것은 양당 통합이 공천 지분 나눠먹기식으로 흘러서는 희망이 없다. 호남에서는 더욱 그렇다. 손대표의 언급처럼 호남 지역 공천은 당 전체의 쇄신 의지를 가늠케 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부탁하고 싶은 것은 손학규 대표와 대통합민주신당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 보다 앞서서 국가 경영에 대한 비젼 제시와 정책을 국민 앞에 먼저 내놓아야 한다. 국가의 미래와 국민을 위한 정책을 먼저 제시할 때 국민의 사랑이 함께 함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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