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트레인_02정거장] 식어버린 일상 속 트랙 위, 멈춰선 당신을 다시 뛰게 할 영혼의 엔진 ㅡ '내면 근력' (1부)

소장해도 좋을 명저를 엄선, 책과 책 사이의 깊은 연결 레일을 묵묵히 달리는 서평 릴레이. ​ 매일 번아웃과 싸우는 누군가를 위한, 벼랑 끝 승부사(?)가 건네는 내면 반전 프로젝트 '上편'

2026-10-05     양태진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양태진 기자)

​세상은 늘 더 높이, 더 빨리 도약하라 다그친다. 허나 환호가 잦아든 텅 빈 궤도 위에 홀로 남겨질 때면, 결과와 타인의 찬사에만 매달려온 우린 문득 깨닫고 마는 것을. 그저 무너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느라, '나'라는 근본적인 내면의 닻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말이다.

​화려한 트로피의 광채 뒤로,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고독한 훈련장에서, 세계 정상의 승부사들이 마음 속 결을 다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불어오는 거친 비바람을 끝내 막아서는 것은 번쩍이는 견고한 갑옷도 아닌, 그 어떤 충격에도 쉽게 부러지지 않는 내면의 단단한 뼈대인 것이기에 

 

지난 정류장에서 모지스 할머니의 다정한 붓끝을 빌려 '인생에 결코 늦은 때란 없다'라는 눈물겨운 위로를 건네받았다면, 이번 역에선 다소 설레이는 출발선상 앞에 멈춰 선 우리들 자신에게, 조용히 다음의 질문을 던져볼 차례다.

 

"결심의 온도가 식어갈 무렵, 들이닥치는 차가운 현실과 일상 속 흔들림으로부터 우리는 과연, 무엇으로 삶을 지탱해 낼 것인가."

 

막연한 낭만을 넘어 차가운 트랙 위에서 나만의 페이스를 지켜낼 단단한 심지, 즉 세계 최고의 승부사들이 매일 경전처럼 가슴에 품는다는 그 마음 속 근육을 채우기 위해, 이번 '북트레인(Book Train)'에서는 그 두 번째 정거장에 멈춰 서려 한다. '짐 머피'의 저작 <내면근력(Inner Excellence)>을 만나볼 생각으로.

 

 

타인의 시선과 흔들리는 결과를 넘어, 나만의 심지를 곧게 세우는 기술,「내면근력」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골퍼 '넬리 코다'와 미식축구의 스타 'A. J. 브라운'이 경기 도중 마인드를 다잡기 위해 탐독하고, '타이거 우즈'의 코치 '매트 킬렌'이 "내가 가르치는 모든 선수에게 권한다"라고 단언했다는 이 책의 저자 '짐 머피'는 단순한 동기부여가가 아니다.

그는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 지명되며 화려한 미래를 눈앞에 두었으나, 의학적으로도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동체 시력 상실'로 인해 끝내 유니폼을 벗어야 했던 비운의 선수였다. 훗날 그는 이 치명적 비극이 성공에 대한 잠재의식 속 깊은 내적 갈등과 무의식적 두려움에서 비롯되었음을 처절하게 깨달았다는데,

 

이러한 자신의 뼈아픈 실패와 좌절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통찰이기에, 그가 제시하는 내면의 훈련법이란 허공에 뜬 미사여구가 아닌, 피와 땀으로 벼려낸 야전 교범에 가까운 것.

그렇다보니 이 책이 전하는 가장 서늘하면서도 매서운 죽비는 바로,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행복과 편안함'의 허상을 찌르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고통과 역경을 무조건 거부하고 회피하려는 태도야말로 인간을 중독의 낭떠러지로 몰아넣는다 경고한다.

 

인정 중독, 자만심 중독, 그리고 안주하려는 편안함에 대한 중독. 그러나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등반가의 고백처럼, 진짜 성장은 불편함을 기꺼이 끌어안고 눈물로 맑게 씻어낸 눈으로 자신을 똑바로 응시할 때에 시작된다는데,

 

미켈란젤로가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를 깎아내어 그 안에 숨어 있던 본래의 다비드상을 온전히 드러냈듯,


 

내면근력이란 무언가를 더 채워 넣는 기술이 아니라 내 안의 두려움과 결핍, 타인과의 비교라는 찌꺼기를 정교하게 덜어내는 숭고한 깎아냄의 여정이라는 것이다.

책이 품은 이 단단한 철학은 한 편의 기적과도 같은 실화를 통해 폭발적으로 증명된다. 2011년 6월, 수상스키 점프 선수 '라이언 도드'는 경기 직후 벌어진 끔찍한 사고로 두개골이 부서지고 뇌 세 군데에 출혈이 일어나는 치명상을 입는다.

 

모두가 그의 인생과 커리어가 끝났다고 수군거렸을 때, 그는 '짐 머피'를 만나 내면의 근육을 벼리기 시작했다. 연습량을 늘린 것도, 스키 장비를 바꾼 것도 아니었다. 그가 바꾼 것은 오직 단 하나,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내면의 탁월함'에 오롯이 몰입하는 멘탈의 구조였던 것이다.

이듬해 물 위로 복귀한 그는 첫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마침내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 랭킹 1위의 왕좌에 올랐다.

 

이러한 기적을 만들어낸 비결로 저자는 독자들에게 매우 정교하고 실천적인 도구들을 쥐여준다. 그가 제안하는 마음 훈련법들은 허공을 맴도는 막연한 마인드 컨트롤이 아닌, 신경언어학(NLP)과 스포츠 뇌과학의 원리를 삶의 현장에 정밀하게 이식한 실전 기술에 가깝다.

여기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위로 떠오르기 기법'. 극심한 불안이나 분노, 자괴감의 파도가 덮쳐올 때, 저자는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른 뒤 자신의 의식을 육체 밖으로 밀어 올려 마치 열기구처럼 천장으로, 건물 위로, 마침내 도시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아득한 창공으로 띄워 올리라고 주문한다.

 

그리고선 아래를 굽어보라는 것. 방 한구석에 웅크린 채 아등바등하던 내 모습과 나를 짓누르던 거대한 고민들이 까마득한 지상 위의 미세한 점 하나로 축소되는 순간, 감정의 짙은 농도는 순식간에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사캐스트]

(이러한 시선 외 일상을 지켜낼 또 다른 무기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