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포커스] AI가 일자리 뺏는다?…두려워하기보단 ‘활용법’ 고민할 때

2026-09-21     이아름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인공지능(AI)이 우리 일상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문서 작성부터 번역, 데이터 분석은 물론 의료·교육·금융·제조업 등 활용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는 추세다.

AI 확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바로 ‘일자리 감소’다. AI가 사람이 하던 업무를 대신하면서 일부 직종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 시대를 단순히 ‘AI 대 인간의 일자리 경쟁’이라는 구도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이미 AI가 사회 전반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어떤 업무가 대체될지를 걱정하는 데 그치기보다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새로운 업무 역량으로 연결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문제도 일자리 변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돌봄 수요 증가와 지역소멸, 기후변화 등 막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을 수반하는 구조적 문제가 동시에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AI로 사회문제 해결하고 비용 낮춰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AI를 경제적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에서 AI를 사회문제 해결에 활용해 우리 사회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경제성장이 더뎌지고 작아지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가 쓰고 있는 비용이 점점 늘어나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돈을 벌어 세금을 많이 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해 비용 자체를 낮추는 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해법 중 하나로 AI를 제시했다. 복잡하게 얽힌 사회문제의 원인과 파급 효과를 분석하고 어떤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지 찾는 과정에서 AI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 회장은 AI가 현상을 분석할 수는 있지만 “그 현상의 진짜 문제를 치유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사람 중심의 접근도 강조했다.

사회문제 해결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성과에 따른 보상 체계도 필요하다고 봤다. 최 회장은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사례로 들었다.

최 회장에 따르면 약 470개 기업이 5400억원의 사회성과를 창출했고 보상을 받은 기업들의 매출도 약 35% 성장했다. 사회적 성과를 측정하고 경제적 보상으로 연결하면 사회문제 해결 자체가 새로운 경제적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령화·돌봄 문제, AI 활용처 확대

저출생·고령화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AI의 역할이 주목되는 대표적인 분야가 고령화와 돌봄이다.

저출생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동시에 고령인구가 증가하면 의료·요양·돌봄에 필요한 인력과 재정 부담은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돌봄 인력이 부족해질수록 기존 인력의 업무 부담도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AI와 디지털 기술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AI를 활용해 고령자의 건강 상태나 생활 패턴 변화를 분석하고 위험 신호를 조기에 발견하거나 돌봄 종사자의 반복적인 행정 업무를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의료 분야에서도 진단 보조와 환자 모니터링, 의료 데이터 분석 등 AI의 활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저출생에 따른 보육·교육 문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 교사나 돌봄 인력을 대체하기보다는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고 개인별 학습이나 돌봄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람이 보다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기후변화 대응에도 AI…‘사회적 비용 절감’이 관건

기후변화 역시 AI 활용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힌다. 폭염과 집중호우, 산불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는 개인의 안전 문제를 넘어 농축산물 가격과 에너지 수급, 산업 생산성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피해가 커질수록 복구와 지원에 투입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증가하는 만큼 재난 발생 이후 피해 복구에 그칠 것이 아니라 AI를 활용해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피해와 비용을 줄이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결국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AI 자체가 아니라 ‘AI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다.

최 회장이 강조한 것도 이 지점이다. 기술과 사회문제 해결을 연결하고 그 성과를 측정해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해야 지속 가능한 사회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AI가 등장할 때마다 ‘어떤 직업이 사라질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지만 기술 변화의 속도를 고려하면 AI의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직업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으로는 같은 직업 안에서도 AI를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업무 방식과 생산성, 담당하는 역할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AI가 강점을 가진 반복·분석 업무는 적극 활용하되 인간의 판단과 책임, 소통, 창의성, 공감 능력을 결합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AI를 일자리의 경쟁자로만 바라보기보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고령화와 돌봄, 기후변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