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땅속에 숨기고, SNS로 거래하고…날로 진화하는 마약 불법유통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주방용품 등을 담은 해외 화물 택배 상자의 골판지 단면에 환각성 마약류인 케타민을 넣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돼 공소청에 넘겨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등 5명을 지난달까지 차례로 공소청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이 중 4명은 구속 상태로, 1명은 불구속 상태로 송치됐다.
해외 마약 밀매 조직의 지시를 받은 이들은 일반 해외 화물로 위장하면서 택배 상지 골판지 단면 사이에 케타민을 얇게 펴 진공으로 포장해 단속을 피했다.
수법이 워낙 교묘해 해당 화물은 인천공항세관의 X-ray 판독과 직접 개봉 검사 과정에서도 적발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케타민 1.56㎏을 국내로 밀반입하고 마약류 약 2㎏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국내로 들여온 마약은 소분 과정을 거친 뒤 공원 땅속 등에 숨겨둔 후 수거책이 찾아가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됐다.
고수익 알바 미끼로 운반책 모집...청소년도 범죄 가담
최근 마약류 밀반입과 유통 방식이 날로 진화하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고 있어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NS나 메신저를 통해 연락한 뒤 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상대방이 찾아가도록 하는 ‘던지기’ 수법이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 9월 대구에서 이 같은 방식으로 마약을 유통하던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일당은 해외에서 필로폰과 케타민 등을 몰래 들여와 메신저를 통해 판매하고, 전국 곳곳에 마약을 숨겨 구매자가 찾아가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은 총책과 국내 유통책, 운반책 등 17명을 구속하고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고수익 아르바이트에 현혹돼 운반책으로 가담하는 청소년 사례도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말에 청소년들이 유통 조직에 가담하거나, 온라인을 통해 마약을 접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경남경찰청이 2023년 SNS를 통해 마약류를 유통하거나 구매·투약한 혐의로 100명을 검거한 가운데, 검거된 운반책 18명 중 10대도 1명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운반책들은 마약류를 유통하는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고수익이라는 말에 혹해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마약류 사범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5년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2만3,403명 가운데 10대는 674명으로 2024년 649명보다 3.9% 증가했다
대검찰청은 다크웹과 메신저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층의 마약 접근이 쉬워진 것으로 분석했다.
직접 투약하지 않아도 처벌 대상
마약류는 직접 투약하지 않았더라도 불법으로 소지하거나 전달·운반만으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현행 마약류관리법은 허가받지 않은 사람의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 소지·운반·수수·매매 등을 금지하고 있다.
처벌 수위는 마약류의 종류와 실제 행위, 가담 정도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예컨대 케타민과 같은 일부 향정신성의약품을 불법으로 소지하거나 매매·수수한 경우에는 마약류관리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반면 케타민의 불법 수입·제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규정돼 있으며, 구체적인 운반 행위에는 사건의 사실관계와 적용 조항에 따라 다른 법정형이 적용될 수 있다.
청소년이라고 모두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 14세 이상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사건에 따라 소년부에 송치돼 보호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은 형사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또 ‘심부름’이나 ‘아르바이트’라는 명목으로 전달만 했어도 마약류라는 사실을 알면서 가담했다면 수사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니 고수의 알바에 현혹되지 말고, 모르는 사람이 운반 및 보관을 부탁한다면 절대 협조하지 말아야 한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