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기업TALK] KAI, 완제기·기체부품 '고공행진'... 미래 6대 사업으로 제2의 도약 노린다

2024-11-19     이현주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이현주 기자)

사진=KAI

-"오는 2050년 매출 40조 원을 달성해 세계 7위 방산기업으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강구영 KAI 사장은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차세대 무기체계(6세대 전투기) ▲다목적 수송기 ▲차세대 고기동 헬기 ▲민군 겸용 미래항공기체(AAV) ▲독자위성플랫폼 및 위성서비스 ▲우주탐사/모빌리티 및 활용 솔루션 등 미래 6대 사업은 2050년을 목표로 가동되는 KAI의 성장 엔진이다.

올해는 KAI의 청사진이 가시화되는 긍정적인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 KAI는 주력 사업을 고도화하고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완제기 사업과 기체부품 사업은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올해 완제기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2배 높게 설정했다. 다목적 경전투기 FA-50에 수리온 헬기를 추가한 것. 수리온은 최초의 국산 기동헬기로, 군에서 운용되던 노후한 외산 기동헬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방위사업청 주관으로 에어버스로부터 설계, 기술을 받아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 등이 개발에 나섰으며, 2013년 전력화됐다. 

수리온은 탁월한 성능을 갖추고 있으며, 다목적 헬기로 설계돼 수송, 수색 및 구조, 의료 후송, 해상 작전 등 여러 임무에 최적화돼 있다. 최대 2700m 높이 고공에서 제자리비행이 가능하고, 4축 자동 비행 조종장치 및 디지털 동력장치가 적용됐다. 엔진 잉여 출력이 높아 고온의 사막 지형이나 고산 지역에서의 비행에도 유리하다. 

지난 6월에는 수리온 200여 대가 모두 육군에 실전 배치됐다. 이는 세계적인 기동헬기와 견줄 만큼 경쟁력을 갖게 됐다는 것을 방증한다.

육군

KAI는 수리온의 활약 무대를 전세계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첫 단추를 꿸 준비도 마쳤다. 중동국가와의 수리온 첫 수출 계약이 이달 체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육군 항공사령관, 국방부 장관 등이 방한하며 적극적인 도입 의사를 밝혔고, 지난달 최종 수입을 위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019년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협상 막판에 수출이 무산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KAI는 중동지역 방산 전시회에 실물기를 직접 전시하고 시범 비행에 나서는 등 수리온 수출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그 결과 최초의 국산헬기인 수리온은 세계 무대를 향해 날아오를 동력을 얻게 됐다.

사진=KAI

한편 KAI의 주력 경전투기인 FA-50은 완제기 사업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5년에 출시된 FA-50은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고등·전술훈련과 전투 임무가 가능한 전세계 유일 기종이다. 특히 FA-50은 2014년 필리핀에 납품된 후 2017년 필리핀군과 반군 간 벌어진 마라위 전투에서 활약하며 성능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FA-50은 지난해 대한민국 공군에 실전 배치된 후에도 꾸준히 성능개량을 진행하며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또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폴란드, 이라크 등 동남아시아와 유럽, 중동에서 200여 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KAI는 지난 2022년 폴란드와 48대의 FA-50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말레이시아에 FA-50 18대를 수출하는 1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 수출하는 FA-50PL과 FA-50M은 기존 플랫폼에 수요자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가는 초기 단계로, 사업이 진행됨에 따라 수익 확대의 가능성이 점쳐진다.   

수출문을 넓히기 위한 노력은 다방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KAI는 지난 7월 페루 국영 항공 정비회사인 세만(SEMAN)과 FA-50 부품 공동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세만은 페루 항공산업을 진흥하기 위해 설립된 국방부 산하 국영기업으로 창정비 및 성능 개량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KAI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페루와의 항공 산업 협력을 확대하고 중남미 시장 수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페루는 노후 미라지 및 미그기 교체를 위한 차세대 전투기 사업 후보 기종으로 FA-50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 외에도 KAI는 이집트,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마케팅을 추진하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FA-50의 신규시장 개척과 수리온 수출 등으로 완제기 사업은 순항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KAI의 기체부품 사업도 탄력을 받으며 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기체부품 사업은 KAI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주력 사업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당시에는 항공산업의 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 때 KAI는 완제기 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갔다. 코로나19 위기가 지나가면서 기체부품 사업에도 다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KAI는 지난해 미국 보잉과 5개 기종(B767·B767-2C·B777·B777X·B787)의 착륙장치에 들어가는 주요 기체 구조물을 생산·공급하는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기간은 오는 2030년까지며, 사업 규모는 1300억 원이다. 계약 품목은 항공기 착륙장치에 전달되는 외부 압력과 항공기 자체 중량을 지지하는 버팀대, 지지대, 회전축 등 구성품 14종이다. 착륙장치 구성품은 티타늄과 스테인리스 재질로 제작하는 핵심 부품으로 고난도 난삭재 가공 기술 및 특수도금 처리 기술이 요구돼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힌다. 난삭재 가공 기술은 진입장벽이 높아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어 에어버스와도 A320 계열 주익 부품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2029년까지 에어버스 A320 계열 기종의 주익 날개 뼈대에 장착되는 기계가공 부품을 생산·공급하게 되며, 사업 규모는 952억 원이다. 

고객사가 항공기 수주를 늘리는 것도 KAI에게는 희소식이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KAI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고객사로, 두 회사의 수주가 늘면 KAI의 부품 수주도 늘어난다.

주요 고객사 수주 외에 신규 수주도 있었다. 2019년, 2020년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으로부터 G280 주익 및 중앙동체 사업을 수주했으며, 2022년에는 G280 비즈니스 제트기의 동체 연결 복합재 구조물 납품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총 7300억 원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

KAI는 올해 3분기 매출 9072억 원, 영업이익 763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이익이 3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완제기 사업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기체부품 사업에서 이익을 늘려가며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 양 날개를 펼친 KAI는 지속 가능한 항로를 향해 비상하고 있다.

KAI의 지속 가능한 항로, 미래 6대 사업으로 만든다 

KAI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6대 사업에도 시동이 걸렸다. KAI는 오는 2027년까지 미래 6대 사업에 총 1조5000억 원 투자를 결정하며 미래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6대 사업 가운데 미래항공기체(AAV)는 특히 업계가 주목하는 사업부문이다. KAI도 AAV 시장의 가파른 성장을 전망하며 경쟁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KAI는 2022년부터 전기 분산추진 등 AAV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 1월 AAV 실증기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현재 AAV 실증기 독자모델 기본설계를 진행 중이며, 오는 2025년까지 상세설계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어 2단계 사업으로 비행체 제작과 시험비행을 통해 2028년 실증기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국내를 비롯해 미국 FAA 인증을 획득해 2031년 상용화할 계획인 가운데, 2050년 누적 판매량 23,000대를 목표로 세웠다.

사진=KAI

아울러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위해 산업 생태계 구축과 인프라 강화에도 앞장서는 모습이다. 

지난 1월에는 대구시와 '한국형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정부 주도 연구개발사업에 공동 대응하고 AAM 비행체 핵심구성품인 모터 개발 및 사용화를 위한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게 된다.

지난 8월에는 산업부 AAM 전기엔진 과제를 수주한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대구 지역 모빌리티 전문업체인 삼보모터스, 평화발레오 등 이종 산업간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경상남도, 진주시, 경남테크노파크와 AAV 실증센터 구축과 공역을 확보 중이다. 실증센터는 내년 3월 완공 예정으로, 지자체와 분야별 전문 기업이 협력해 한국형 AAM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에는 이브 에어 모빌리티(이하 이브)와 전기 수직이착륙항공기 eVTOL의 구조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브는 브라질 항공기 제조업체인 엠브라에르가 설립한 UAM 전문업체다. 계약 규모는 약 1조 원대로, KAI는 eVTOL의 핵심 구조물인 파일런(Pylon) 시제품 제작 및 양산을 담당한다. 이브가 개발 중인 eVTOL은 조종사 1명을 포함해 탑승 인원 5명, 운항거리 100km를 비행할 수 있는 수직이착륙 전기 항공기로 미국과 브라질에서 에어 택시 등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KAI는 eVTOL 사업 참여를 통해 AAV 분야의 생산 기술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일보한다는 계획이다.

KAI는 우주 산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위성통신 탑재체 및 항공·방산 전자 기업인 제노코 경영권을 인수했다. 2004년 설립된 제노코는 위성용 시험장비 개발, 지상국 설치 사업, 우주 및 방위사업의 주요부품 개발 및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KAI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항공전자 부품 국산화가 실현되고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성사업의 경우 KAI가 위성시스템의 체계종합과 중대형 위성 개발을 담당하고, 제노코가 초소형 위성 체계와 핵심 부품을 개발하며 우주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통신위성과 위성 운영을 위한 지상국 설계·구축 분야에서 시너지가 예상되는 가운데 우주사업 밸류체인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KAI는 제노코 인수를 시작으로 항공우주산업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산업 생태계 기반이 약한 우주와 4차 산업혁명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영상분석 전문 기업인 메이사에 투자를 확대하고 위성서비스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으며, AI·빅데이터 강소기업인 코난테크놀로지에 투자하며 기술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KAI와

한편 KAI는 지난달 31일 KT, KT SAT과 6G 저궤도 위성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저궤도 위성은 이동통신의 사각지대로 여겨지던 해상, 항공에서 자유롭게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2030년 전후로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이동통신의 주요 인프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전시상황에 지상망 파괴로 인한 통신 장애를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방산업계는 저궤도 위성을 미래 방산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를 활용해 지상망 파괴로 인한 통신 단절 문제를 해결했다.

협약에 따라 3사는 통신위성 시스템 핵심기술 개발과 국내 산업 생태계를 함께 조성하고 6G 저궤도 통신위성과 유무인복합체계 개발 등 국내외 사업화에 협력하게 된다. KAI는 저궤도 위성 시스템 개발과 함께 6G 위성통신이 활용될 유무인복합체계 개발을 담당하며 군 위성통신 사업 참여를 주도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KAI가 미래사업으로 추진 중인 차세대공중전투체계와 AAV, AI파일럿 기반의 다목적 무인기 운용을 위한 핵심 분야이기도 하다. 정부가 2030년까지 6G 저궤도 위성을 발사하는 R&D 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3사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KAI

지속 가능한 항로로 향하는 KAI의 날갯짓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의 고도화, 미래 6대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으로 KAI 2050 비전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KAI는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KAI DNA를 주입해 퀀텀 점프를 노리고 있다. 성장 궤도에 오른 KAI의 거침없는 비행이 예상된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