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횡령 혐의 대법원 징역 5년 확정에도 ‘해외 도주’
(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하이마트 매각 과정에서 회삿돈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형이 확정된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이 지난 2021년 해외로 도피한 가운데, 검찰은 대법원 확정 판결 후 선 전 회장 여권 무효,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는 등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선 전 회장은 지난 1.2심 재판을 통해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그러다 대법원에서 유죄판결을 결정하자 미국으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2015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선 전 회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선 전 회장에 대해 여러 부동산 등기를 타인 명의로 해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점과 아들의 미국 경영대학원(MBA) 유학 자금 1억1894만원 상당을 횡령한 점, 약 11억원의 미신고 해외펀드투자 자본거래에 따른 외국환 관리법 위반 등을 유죄로 인정했다.
지난 2016년 6월 24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최재형)는 2005년 하이마트 매각 당시 회사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 24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으로 기소된 선 전 회장에게 원심보다 무거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하이마트는 지난 2002년 1조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전자 유통업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1년 말 기준 하이마트는 3조4000억원의 매출과 순이익 1400억원을 기록했고, 대리점수는 301개에 달했다. 당시 하이마트가 국내 가전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4분의 1수준이다.
선 전 회장이 횡령과 배임 혐의로 기소되면서 하이마트 명성은 금이 갔고, 지난 2012년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하이마트 임시 이사회에서 선 전 회장은 단독 퇴진이 결정됐고, 이 시기 유진그룹 계열에서 현재 롯데에 인수됐다.
해외 도피자 1000명 육박… “국제공조 강화해야” 한 목소리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기 전 도주하는 이른바 자유형 미집행자의 누적 규모가 지난해 6000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해외로 도피한 이들의 수도 1000명을 넘겼다. 복역을 기피하는 사례는 대부분 불구속 재판 과정에서 일어나고 있다. 선 전 회장의 사례처럼 선고를 앞두고 실형이 예상돼 이를 피하기 위해 도피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지난달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선 전 회장 같은 자유형 미집행자의 누적 규모는 6075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4405명에서 2020년 4548명, 2021년 5340명, 2022년 5911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이 중 해외로 도망간 미집행자의 경우 2019년 698명에서 2020년 815명, 2021년 884명, 2022년 928명, 2023년 1014명으로 누적 1000명을 넘겼다. 해외 도피를 하게 되면 수사여건상 제발로 귀국하지 않는 한 붙잡히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국외로 도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해외로 도주한 범죄자를 검거하기 위해서는 국제 공조 체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6월에는 서울에서 인터폴과 함께 국외도피사범 검거 작전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한국 경찰과 필리핀, 베트남, 중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 태국, 홍콩,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경찰이 참석해 '중점 추적 대상자 명단'을 교환했고, 자국 내 체류가 추정되는 도피사범의 출입국 기록 및 소재지 정보를 공유했다.
경찰은 올해부터 '2024 주요 국외도피사범 집중관리 체계'를 고도화해 실시하고 있다. 국외도피사범을 죄질, 피해정도 등에 따라 핵심, 중점, 일반 등 3단계로 등급을 부여해 관리하고 있다. 이달까지 국외 도피 사범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와 일제 정비를 실시해 도피사범 송환율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국외도피사범 명단에는 선종구 전 회장을 비롯해 마약ㆍ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이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