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기업TALK] “어떤 피부에도 찰떡같이…” 글로벌 ODM 세계 1위 코스맥스

올 3분기 누적 매출 1조6081억원 달성… K-전통 뷰티 글로벌 전파 이색 행보 눈길  

2024-12-24     황최현주 기자
경기

(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내 피부에 맞는 쿠션 화운데이션을 만들어 주는 회사 있으면 내가 평생 홍보해줄게” 

36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흑인 뷰티 유튜버 ‘미스 달시’가 흑인에게 맞춘 색조화장품이 부족하다는 불평을 하며 했던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채도가 낮은 23호를 쓴 미스 달시는 “색이 너무 밝다”며 불호 평가를 했다. 

영상 때문일까? 우리나라 중소 화장품 업체 ‘티르티르’가 대량의 쿠션 화운데이션 화장품을 그녀에게 보내주었고, 그녀는 이것을 자신의 채널에 자랑하며 본인 얼굴에 발랐다. 그녀가 바른 쿠션 제품은 그녀의 피부색에 꼭 맞춰 밀착됐다. 영상 속 그녀는 그것을 발라본 후 절정에 오른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오 마이 갓. 너무 찰떡이야. 컨실러도 필요 없을 정도야. 내 피부톤에 이렇게 잘 맞다니. 너무 고마워”

미스 달시는 극도의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티르티르 쿠션 화장품에 고마움을 표했다. 티르티르는 한국에 연고를 두고 있는 중소 화장품 회사로, 이 회사의 제품은 ODM(제조업자 연구·개발·생산)을 전문하고 있는 ‘코스맥스(COSMAX)’의 손에서 탄생되고 있다.  

‘사과 세 개의 약속’으로 출발… 中‧美‧東南亞 업계 최초 ODM 진출 기업 

1992년 탄생된 코스맥스는 당시 한국미로토라는 이름에서부터 시작됐다. 일본 ODM 전문 기업인 미로토사(社)와 기술제휴를 체결한 코스맥스는 자체 연구개발능력을 강화하고, 세계 수준의 화장품 ODM 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1994년 일본 미로토사와 기술제휴를 끝내고 현 상호인 코스맥스로 사명 변경 및 본사를 경기 화성으로 이전했다.

ODM은 ‘제조업자 설계 생산’을 의미하는 용어로, 코스맥주의 주 거래처는 중소 화장품 회사들이다. 이들의 경우 대체로 제품 연구나 개발, 기획 등은 이미 갖춰져 있어도 제품 생산 공장을 보유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코스맥스처럼 ODM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회사가 필요한 것이다. 

경기 화성과 평택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국내외 총 19곳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코스맥스는 전 세계 주요 국가를 거점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 역시 화장품 ODM 업계에서 독보적인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코스맥스는 한국(화성, 평택), 중국(상하이, 광저우, 이센JV), 미국(뉴저지), 태국(방플리), 인도네시아(자카르타) 등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외 19개의 공장을 통해 코스맥스가 보유한 연간 생산능력(CAPA)는 약 29억개에 달한다. 

경쟁사와 다른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역시도 눈길을 둘 만하다. 바로 ‘사과 세 개의 약속’이 그것이다. 사과는 고대 서양에서 ‘불로불사의 과일’, ‘가장 아름다운 과일’로 전해져 오고 있는 것으로 코스맥스는 도덕을 상징하는 ▲이브의 사과, 과학을 상징하는 ▲뉴턴의 사과,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아프로디테의 사과 이러한 모토로 ‘과학적으로 완성하는 정직한 아름다움’을 고객들에게 내세우고 있다. 이런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성장한 코스맥스는 동종업계에서도 글로벌 K뷰티 최대 ODM사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코스맥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 1조7775억원, 영업이익 1157억원이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298억원, 영업이익 434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를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6%, 30.4% 증가한 수치로,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6081억원의 건실한 성과를 확인시켜주었다. 

글로벌

코스맥스의 성장 동력으로는 초격차 R&I(Research&Innovation) 기술력, 전 세계 10여개 국에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 K-인디브랜드사 동반성장 전략 등이 꼽힌다. 연매출의 약 5% 이상을 매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며 ‘혁신의 선순환’구조를 구축했다. 이를 토대로 쿠션 파운데이션, CC크림, 젤타입 아이라이너, 4중 기능성 화장품 등 카테고리 킬러 제품을 개발했다. 코스맥스가 시장에 선보이는 신제품 수는 약 8000개 이상이다.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도 업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처음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시작해 2019년 세계 최초의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해당 기술로 2021년 발명의 날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중국 푸단대학(复旦大学) 등과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역 및 인종별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지도를 구축하고 있다. 연초에는 그룹 내 생물 자원 활용 역량을 총망라한 '코스맥스BF(Bio Foundry)를 발족해 이종산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연구를 가속화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국내 화장품 제조회사 중 처음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 올해로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이했다. 코스맥스 중국법인들의 연간 총 생산가능수량(CAPA)는 중국 인구보다 많은 14억9000만개에 이른다. 

코스맥스는 주요 신흥국을 공략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도 설치하고 본격적인 고객사 확대에 나섰다. ▲중동 ▲중남미 ▲인도 ▲아프리카 등 4개 지역을 대상으로 신흥국 TF를 운영하며 신규 고객사 확보에 성공했다. 

중동 TF는 튀르키예, 남미 TF는 멕시코에서 신규 고객사를 각각 확보했으며 아프리카 TF도 '흑인 피부를 위한 K뷰티 브랜드' 콘셉트의 케냐 기초 화장품 고객사를 영입해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 3개국 진출 효과를 냈다. 직접 수출 및 고객사를 통한 간접 수출로 코스맥스는 전 세계 약 100여개 국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스맥스는 국내외 3300여 곳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동반성장을 위한 체계를 수립했다. 대표적인 것이 K-인디브랜드를 지원하는 올어라운드 시스템이다. 제품 개발은 물론 생산과 해외 수출까지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K뷰티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방위 지원을 제공한다.

대형 고객사에 비해 주문 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디 고객사를 고려해 최소주문수량(MOQ)를 3000개로 낮추는 등 고객사의 수요에 맞춘 생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자동화 설비 도입 확대 및 스마트 조색 AI 시스템 도입 등 IT기술을 융합해 제품 연구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생산 과정을 효율화해 고객사 편의를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K뷰티의 무대가 글로벌로 확장되며 코스맥스가 보유한 독보적인 R&I 기술력과 글로벌 네트워크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내외 트렌드를 발 빠르게 포착해 혁신 제품을 선보이며 K뷰티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주요

K-전통 뷰티 글로벌 전파 ‘화협옹주 화장품 프로젝트’ 

코스맥스가 경쟁사와 다른 아주 독특한 행보를 펼치고 있는 점도 주목 할 만하다. 바로 K뷰티의 뿌리를 재해석해 현대화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 K뷰티의 전통과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코스맥스는 자체 향료 특허기술 ‘센터리티지’로 전통 향기 복원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난 2020년부터 국가유산청 산하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및 국립고궁박물관과 전통 화장품 복원 및 현대화를 위한 민·관·학 합동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코스맥스와 양 기관은 화협옹주(1733~1752) 묘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조선 왕실 전통 화장품의 보존처리 및 내용물 분석을 거쳤다. 화협옹주는 조선 21대 임금 영조의 서7녀로, 사도세자의 손위 동복누이이다.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진 그녀는 이 때문에 죽기 전 상인들에게 막대한 빚을 질 정도였고, 이를 아버지인 영조가 전부 탕감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화협옹주 묘에서 출토된 것들은 청동거울을 비롯한 화장품 내용물과 도자기로 만들어진 용기인데, 죽어서까지 이것들이 함께 묻힌 것을 보면 화협옹주가 얼마나 꾸미는 것을 좋아했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화협옹주 묘에서 출토된 화장품을 바탕으로 학자들은 당시 여인들이 어떤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했는지 등을 명확히 알 수 있게 됐다. 

코스맥스는 도자기 용기 등에 담긴 화장품인 미안고(보습용 밤), 연지고(컬러 립밤)와 마사지 도구(괄사)인 미안자기를 선보여 K뷰티의 뿌리를 재해석했다는 평가다. 지난 8월 프랑스 파리에 한국 문화 홍보를 위해 마련한 ‘코리아하우스’에서 코스맥스가 연구개발에 참여한 ‘화협옹주 도자에디션’이 공개되어 글로벌 MZ세대 방문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코스맥스는 MZ세대와 전통 화장품의 접점을 확대하며 K뷰티의 명맥을 잇는 국내외 홍보활동을 적극 전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국립고궁박물관 및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전통 화장품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문화 계승 및 인재 양성을 위한 발전기금 5천만 원을 기탁했다.

같은 달 '2024 봄 궁중문화축전'의 일환으로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기획 전시에도 참여해 전통 화장품 전시 및 체험존을 운영했다. 전시공간에는 오얏꽃향과 배롱나무꽃 향기를 적용해 의미를 더했다.  

화협옹주 화장품은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워싱턴 전시 ▲코리아 페스티벌 ▲케이콘(K-CON) 등 해외 각지에서 열린 ‘K-컬처’ 행사에도 전시됐다. 코스맥스는 이와 같은 전통 화장품 및 K뷰티 해외 홍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국가유산청 감사패를 수상했다. 

내년에는 아부다비에 위치한 주아랍에미리트 한국문화원 내 '공주의 방' 상설 전시 공간을 마련해 흑요석 작가의 작품 '화협옹주의 단장'과 함께 청화백자에 담긴 전통 화장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방문객들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전통화장품(립밤) 만들기 체험 행사도 계획 중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높아진 K뷰티 인기에 힘입어 한국 본연의 아름다음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K뷰티의 뿌리인 전통 화장품의 가치를 글로벌 시장과 미래 세대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