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기업TALK] 재미로 먹고 맛으로 먹는 ‘오리온’… 8300억 규모 ‘글로벌 공장’ 조성 신바람

연결기준 매출 3조 역대 최대 실적 경신… 국내외 공장 건립 수출 확대로 매출 5조 목표 

2025-04-17     황최현주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그리스로마신화에 등장하는 거인 사냥꾼 오리온은 영원한 처녀신이자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다. 아르테미스는 늠름하고, 호기로운 성격의 오리온을 사랑했지만, 쌍둥이 남매이자 태양신 아폴로에게 이간질 당해 결국 그를 죽음으로 내몰고 말았다. 슬픔에 빠진 아르테미스는 그를 영원히 기리기 위해 하늘의 별로 만들었고, 별자리 오리온은 유독 달 곁에서 강력한 빛을 발하고 있다. 

아르테미스가 죽도록 사랑했 듯 한국의 제과업체 오리온 역시도 지구촌 만인들로부터 열렬하게 구애받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잘 알 수 있으며, 해외법인으로부터 지급받은 배당금으로 한국 진천군과 러시아, 베트남 해외 공장 건립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들 세 공장에 투입되는 금액은 약 8300억 규모. 오리온은 더이상 국내에만 국한된 제과업체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이다.

내 자식같은 아이들이 먹는 ‘초코파이情’에 정성 쏟은 이양구 회장  

오리온은 1956년 설립 당시 동양제과라는 사명을 사용하고 있었다. 서남 이양구 회장이 설립한 동양그룹 산하에 있었던 계열사로, 동양제과를 창립할 당시 창업주 이양구 회장은 “사람이 먹는 음식만큼은 가장 정직한 마음으로 만들어야 한다”, “내 자식 같은 아이들이 먹기 좋은 과자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을 항상 임직원들에게 강조했다. 

당시 한국은 디저트 불모지였다. 과자나 빵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었고, 건빵 등 비교적 만들기 수월한 간단한 과자류 생산이 주를 이뤘던 시대로 수많은 경쟁사들이 그러했 듯 동양제과 역시도 해외 기술력에 의존해 제품을 생산할 수 밖에 없었다. 

동양제과에서 처음 설치한 것은 껌 제조기였다. 1957년 서독 하막 한셀라사(社)로부터 캔디 성형기 1라인을 한국 최초로 도입해 당시 ‘킹드롭프스’를 생산했고, 1년 뒤 일본제 비스킷 자동성형기 로터리 몰딩M/C 및 캐러멜 포장기 1대, 영국 로즈 포그로브사로부터 캐러멜 성형포장기 1대를 각각 설치해 소프트 캐러멜을 생산·판매했다. 

자체 기술력이 부족했던 개발도상국 제과업체가 훗날 조 단위 매출과 수천억원 영업이익을 내는 글로벌 제과업체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그 누가 예측이나 했겠는가. 오리온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은 단연 ‘초코파이情’이다. 1980 중후반~1990년대 초 한국을 오가던 러시아와 중국 보따리상들에 의해 전파되기 시작한 초코파이情은 ‘없어서 먹지 못 하는 귀한 디저트’로 현지인들의 입맛을 달콤하게 녹였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현금깡’으로도 통용됐을 정도였던 초코파이情의 인기요인은 러시아 국민들의 생활습관에 주된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낮이 짧고 밤이 긴 러시아는 차문화가 발달됐는데, 차를 여러 번 우리는 습성 때문에 이 과정에서 물이 졸아 텁텁하고 쓴맛이 강해진 차를 늘 마시게 된다. 

초콜릿 코팅에 쫄깃하고 달달한 마시멜로우까지 끼워져 있는 초코파이는 쓰고 텁텁한 차맛을 개운하게 없애준다는 평가를 받았고, 더욱이 겨울이 긴 러시아 특성상 칼로리가 높은 초코파이가 체온유지에 도움을 주는 역할까지 한 것이다.

초코파이情의 밀리언셀러 디저트로의 가능성을 알아본 이는 이양구 회장이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 당시 먹었던 문파이가 맛은 물론 든든하게 속을 채워줄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고,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귀국 후 즉시 연구‧생산 지시를 했다고 전해진다.  

출시되자마자 젊은 세대들의 원픽이 된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특히 당시 공장에서 늦게까지 일해야 했던 직장인, 군인, 대학생 등 젊은 세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으로 항상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고 한다. 

초코파이라는 이름을 둘러싸고 경쟁업체들과의 법적 신경전도 있었고, 이 과정에서 오리온은 '오리온만의 색다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브랜드명을 기존 초코파이에서 한자 ‘정(情)’을 추가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가장 한국적인 느낌을 주는 情, 푸근한 의미로 기억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情은 이름처럼 달달하고, 든든한 情을 채워주는 최고의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초코파이情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40억 개가 팔리며 역대 가장 많이 팔린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진천·러시아·베트남 공장 건립 결실… 수출확대로 '5조 매출' 승부  

물론 오리온에는 초코파이情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제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있는 수많은 디저트들이 있다. 그럼에도 현재의 오리온이 있기까지 초코파이情이 반석에 올렸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을 통해 잘 파악할 수 있다.

오리온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1043억원, 영업이익은 543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 실적 호조에 따라 매출은 전년대비 6.6%, 영업익은 10.4% 증가됐다.

한국법인의 경우 러시아와 베트남 법인 등서 배당수익이 반영되고 있다. 3년간 이들 국가 법인으로부터 받은 누적 배당금은 6400억원으로, 지난해에는 2378억원이 배당됐다. 

고환율과 경기침체 속에서도 오리온은 홀로 건재함을 자랑하 듯 누적 배당금을 공장 건립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을 비롯한 호주, 유럽 등 국가에 수출 확대를 통한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 목표 달성에 실탄을 장착하는 것이다.

먼저 오리온은 올해 중순 충북 진천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축구장 약 21개 규모(14만9000m²) 규모의 진천통합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진천 테크노폴리스산단은 지난 2023년 분양이 시작됐고, 2년만에 100% 완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진천통합센터는 생산부터 포장, 물류까지 한 번에 가능한 원스톱 생산기지로, 총 46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5년간 국내 식품기업의 국내 투자액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완공 예정일은 2027년. 완공 후 국내 전체 연간 생산액 최대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2400억원이 투자된다. 이곳 역시도 2027년 완공 예정으로, 기존 트베리 공장에 새로운 공장동을 건설하는 것이다.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2305억원 매출을 달성해 직전년 대비 약15% 성장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공장 가동률은 120%에 육박하며, 초코파이 공급량이 부족한 이유로 신공장 건립에 나선 것이다. 신공장이 완공되면 초코파이를 비롯해 비스킷, 스낵, 젤리 등 총 16개 라인이 증설되고, 연간 생산 규모 75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을 예측되고 있다. 

베트남 소재 신규 공장의 경우 1300억원 투입이 결정됐다. 베트남은 지난해 5000억원의 매출이 발생됐다. 하노이 옌퐁 공장 내 신공장동을 건설은 물로 별도로 하노이 3공장도 준공예정이다. 특히 베트남은 쌀스낵이 인기가 높은 곳이라 오리온은 이곳에 쌀스낵 생산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오리온에 따르면 쌀스낵은 출시 6년만에 베트남 스낵 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노이 3공장은 물류센터와 포장공장이 함께 들어서는 통합 생산기지로, 내년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다. 신제품은 물론 파이와 젤리 등 생산라인을 순차적으로 추가해 최대 9000억원 수준까지 생산능력을 끌어올릴 것을 다짐한 상태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1993년 첫 해외 진출 이래 30여 년간 ‘성장-투자-성장’의 선순환 체계를 완성한 결과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졌다”며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