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그림책과 미술로 마음을 키우다, 독서미술학원 ‘니즈아트’ 정도아 원장

2025-05-07     김주은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김주은 기자)

아이들의 마음은 끝없는 상상력의 바다와 같다. 아이들과 대화하다 보면 가끔은 놀랄 만큼 다채롭고 순수하며 때로는 깊이를 모를 때가 많기도 다. 이러한 아이들의 정서를 끌어내 작품으로 표현하게 도와주는 것이 미술 교육의 힘이다. 

아동 미술 경력 16년의 정도아 원장(40)은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이 내면을 탐색하고, 미술 작품으로 창의력을 발휘하는 공간을 만들어 왔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그림책을 읽고, 느낀 생각과 마음을 미술로 풀어낸다. 그 공간은 바로 경기도 수원시 천천동에 위치한 독서미술학원 ‘니즈아트’다. 아이들의 손끝에서 시작된 상상이 아름다운 작품으로 피어날 수 있도록, 따뜻하고 섬세한 지도를 이어가고 있는 정도아 원장을 만나봤다.

 

- 니즈아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니즈아트는 유치부(5~7세)와 초등부(1~6학년)를 대상으로 그림책을 읽고 함께 미술 활동을 하는 독서미술학원입니다. 그림책을 읽은 후 내용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작가와 역사적 배경 등을 공부한 다음, 미술 작품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원장님이 미술 교육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한데요.

저는 동양화를 전공했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는 자연스럽게 아동 미술 교육에 몸담았습니다. 16년간 여러 미술학원과 프랜차이즈에서 아동 미술을 가르쳤고, 대안학교에서 담임 및 미술 교사로 근무했으며 고등학교에도 출강했습니다. 수원시 권선동에서는 5년 정도 미술학원을 운영하기도 했었죠. 이러한 경험을 밑바탕 삼아 제가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동 미술 교육이라는 결론을 내고,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 미술 교육일까?’라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지금의 니즈아트가 탄생하게 됐습니다.

 

- 그림책을 미술 교육에 접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아이들이 미술을 배울 때 자기를 표현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단순히 그리는 기술을 넘어서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었어요. 그림책은 그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책을 읽으면 직접 경험하지 않았어도 기쁨과 슬픔, 용기, 희망, 좌절 등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잖아요? 그림책으로는 감정을 알아가고 체험하며 시야를 확장하고, 미술 활동으로는 그렇게 느낀 것을 표현할 때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이 극대화되더라고요. 이점이 그림책을 미술 교육에 접목한 가장 큰 이유였고, 두 번째로는 시각적인 문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 ‘시각적 문해력’이란 무엇인가요?

글을 읽고 그 뜻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문해력이라면, 시각적 문해력은 그림을 보고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글 없이도 그림만으로도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는구나’라고 내용을 추론하거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죠. 따라서 시각적 문해력이 길러진다면 아이들은 그림만 보고도 이야기를 파악하고 연상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경험은 아이들의 뇌 발달에 매우 중요하며, 특히 우뇌와 좌뇌가 고르게 발달하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일반 공부에서는 얻기 힘든 예술적 감각을 키워줌으로써 성인이 되어서도 예술을 접했을 때 더 깊이 향유할 수 있는 것이죠.

- 미술 교육이 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무엇이 있나요?

자기 표현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효과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자기를 최대한 어필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참 중요한데요. 니즈아트에서는 그림책을 읽고 내가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느껴보고, 미술을 도구로 그 정서를 표현합니다. 이를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등을 알아가고 표현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기 표현력이 향상된다면 미술의 기술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래서 미술 교육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한 달에 2~3권의 그림책을 다루며, 그림책을 읽고 감상한 후 그 내용을 바탕으로 미술 작품을 만듭니다. 보통은 2주에 걸쳐 작품을 완성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느낀 감정이나 생각을 작품에 담을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수업은 주 1회 진행되며, 작품은 그 주에 완성할 수도 있고 2주가 걸릴 수도 있습니다.

- ‘니즈아트’라는 학원명에 담긴 뜻은 무엇인가요?

제가 ‘니지(にじ)’라는 일본어를 좋아해요. 무지개라는 뜻이거든요. 같은 제목의 동요가 있는데 ‘힘든 일이 있고 비가 오는 날도 있지만 해는 반드시 뜰 거야’라는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학원명을 ‘니지아트’라고 생각했다가 일본어 느낌이 강해 ‘니즈아트’로 변경했어요. 또, ‘니즈(needs)’라는 단어를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채워준다는 의미를 넣고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진짜 속마음을 이해하고 그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제 마음을 담고 있기도 해요.

- 그동안 수업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어떤 한 학생이 기억에 떠오르는데요.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그 학생은 처음에는 자를 사용하여 정확하게 그리려 했고, 실수할까 봐 겁이 나서 시도하지 못하는 아이였습니다. 저는 그림책 속 용기를 낸 인물에 대해 다루면서 그 감정을 풀어주고 자유롭게 그려보도록 독려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여행 갔던 바다 사진을 뽑아오더니 그 바다를 보고 물감으로 표현하면서 ‘행복하다’고 말했어요. 그 순간 막혀있던 감정의 어느 부분이 확 뚫렸다는 것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정교함을 발휘하면서도 자유롭게 자기 표현도 잘할 수 있는 학생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 니즈아트의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아이들이 마음껏 표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현재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학부모님 대상으로 오전에 성인 미술 강좌를 추가할 계획도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니즈아트가 브랜드화돼서 그림책을 활용한 아동 미술 교육의 효과를 강연을 통해 알리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스페인, 일본 등 해외 미술 교육과 미술 치료 쪽에도 관심이 많아 미술의 여러 분야를 공부할 예정입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어렸을 때 좋은 선생님을 만나 나눴던 대화가 지금도 생각날 때가 있어요. 진로를 정할 때나 인생의 기로에서 그때의 경험들이 저에게 크게 작용했거든요.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그런 어른의 존재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재능이나 기질, 생각과 감정을 잘 알아채고 다루고 표현할 수 있도록요. 미술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배우는 것만이 아니라, 정서와 자기표현을 다루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앞으로도 사명감을 가지고 미술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가진 마음속 무지개를 세상 밖으로 끌어내 주고 싶습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