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기업TALK] B2C 비비고·B2B 크레잇 ‘글로벌 K-푸드 정조준’ CJ제일제당 

B2B '크레잇' 국내 최초 미군부대 진출… ‘라이신’ 시황 회복 바이오 실적 개선 기대 

2025-07-23     황최현주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황최현주 기자) 비비고를 통해 가정 간편식의 판도를 바꾼 CJ제일제당이 B2C를 넘어 이제는 B2B(기업간 거래)에 집중하는 것으로 실적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이 같은 행보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실적(예상치)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가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은 물류부분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한 4조4010억원, 영업익은 9.4% 축소된 244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유는 식품부문의 국내 소비경기 부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지 통화 강세와 아·태 및 유럽 매출 호조에도 불구하고 국내 소비경기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 미주 디저트 생산 차질 영향 등으로 인해 매출 성장률이 1분기 대비 둔화될 것이다”고 예고했다. 

미군·항공기·영화관 입맛 사로잡은 ‘크레잇’

CJ제일제당은 지난 2월 B2B 시장 확대를 위해 특허청에 ‘트레이 푸드’ 상표권을 출원했다. 쟁반을 의미하는 트레이(tray)와 푸드(food)의 합성어로 ‘하나의 접시에 담아 즐기는 음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영미권에서는 ‘쟁반에 담긴 음식’이라는 의미의 ‘푸드 트레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장기간 B2B 간편식 시장에서의 힘을 키워왔다. 기내식 개발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지난해 9월에는 CGV와 함께 영화관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간편식 ‘씨네밀’을 론칭했다. 씨네밀은 불고기 김치볶음밥, 소시지 에그브런치, 떡볶이 등을 선보였다.

CJ제일제당 B2B 전문 브랜드 ‘크레잇’은 지난 2021년 CJ제일제당이 B2B 부문을 확대하기 위해 조성된 브랜드로, B2B 사업 비전 선포식을 통해 사업확대를 예고한 바 있다. 이후 기존 B2B 사업담당을 본부로 승격하고, 트렌드 분석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크레잇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군 기지 판매이다. 지난 5월 CJ제일제당은 주한 미군 기지 내 위치한 대형 식료품점에서 크레잇 육가공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 생산한 육가공 제품을 동종업계 최초로 주한 미군에서 판매된 것이다. 

주한 미군 기지는 미국령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기지 내 식료품점 입점은 일반 수출보다 더욱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군에 납품되는 원육과 육가공 제품은 모두 ▲미군 인증 고기 사용 ▲미군 인증을 통과한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CJ제일제당은 원육 확보에서부터 연구·개발(R&D), 시제품 시식, 제조공장(진천B2B공장) 실사 등 1년여간의 노력 끝에 지난 2월 미군납 심사에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한식 불고기인 '숙성왕갈비맛구이(Thick Cut BBQ Pork Bulgogi)’와 양식 등갈비 ‘쏙빠지는바비큐폭립(Monster BBQ Pork Ribs)’ 등 2종 판매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제품 판매를 기념해 사흘간 미군 평택 부대 식료품점에서 미군과 그 가족을 대상으로 시식·론칭행사도 진행했으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스타트업 역시도 B2B를 통한 긍정적 성과를 마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곳간’이라는 스타트업이 좋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도시곳간은 CJ제일제당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프론티어랩스 2기로 선발된 회사로, 지난 2022년 CJ제일제당에 발탁된 이후 3년째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자체 사이트를 통해 도시곳간 제품 판로 확장을 돕고 있다. 도시곳간은 CJ제일제당의 ‘스팸 닭가슴살’을 활용한 반찬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해 한 달 만에 5000팩 이상을 판매했다.

민요한 도시곳간 대표는 “초기 제품 공동개발 PoC(협업 기회 및 사업실증)를 통해 CJ제일제당과 협력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B2B유통과 신메뉴 개발 등 다양한 사업부서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B2B사업본부의 가공식품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0% 성장했다. 크레잇 매출은 2021년보다 2배로 증가됐고, 디지털 온라온몰 매출 역시도 전년 대비 2.5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라이신’ 가격 반등 조짐… 바이오 부문 실적 개선 ‘충분한 가능성’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 가격이 반등 조짐이 보이면서 국내 식품·바이오 기업들의 실적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수익성 중심의 사업전략 재편에 힘을 쏟고 있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 매출 8954억원, 영업익 8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16% 감소됐다. CJ제일제당 전체 사업 중 바이오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이다. 트립토판, 스페셜티 아미노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전년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매출과 이익이 함께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분기 경영실적 하락의 주요원인은 라이신으로 지목되고 있다. 라이신은 동물 사료, 제약, 건강기능식품 등에 사용되는 필수 아미노산으로 단가 변동이 기업의 수익에 직결되는 전략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라이신 시황이 이달부터 회복세에 접어들어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10일(현지시각) 중국산 라이신에 대해 47.7%에서 최대 58.2% 반덤핑 관세를 확정 부과한다고 공표했다. 관세는 지난 12일부터 적용됐으며, 5년간 효력이 유지된다. 

CJ제일제당은 미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라질 등 국가 11곳에 바이오 생산기지를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 공장의 경우 EU에 라이신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중국 제품의 저가 공세로 CJ제일제당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이 라이신 공급에 큰 타격을 입기도 했지만, 이번 EU의 조치로 바이오 부문 2분기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EU 내 시장 점유율이 70~79%에 달하던 중국산 라이신이 제3국 제품으로 대체되는 흐름이다”며 “CJ제일제당의 수혜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