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포커스] "아직 더 일하고 싶은데"...'정년 연장 vs 계속고용' 팽팽한 대립
은퇴 앞둔 직장인들 "정년 65세로 연장해야"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인생 100세 시대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의 고심은 더욱 깊어져만 간다.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40~50대는 한창 일해야 하는 나이이지만, 우리나라 직장인의 정년은 법적으로 60세로 규정되어 있어 사실상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954만명의 2차 베이비부머가 본격적인 은퇴 시기에 접어들면서 현행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정년 후에 재고용하는 ‘계속고용 의무제’를 확대하자는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노동계는 인구 고령화에 대한 대응으로 법정 정년을 65세로 상향 조정할 것을 정부에 권고했고, 정치권 등에서도 2033년까지 65세 정년 연장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 정년 연장이 현실화되면 근로자로서도 연금 수급 개시 시점(65세)까지의 소득 공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또 근로조건을 유지하며 노후를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노동계 입장이다.
그러나 경영계는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 축소와 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경영·경제·법학 교수 210명(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진행한 '고령자 고용정책'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2.4%는 65세 정년 연장의 가장 큰 부정적 효과로 '청년층 신규 채용 감소'를 꼽았고, '기업 비용 부담 증가'(43.8%)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행도 일괄 정년 연장할 경우 청년층 고용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한국은행이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정년 60세 의무화 이후 고령층(55~59세) 근로자가 1명 늘어날 때, 청년층(23~27세) 근로자는 최대 1.5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가 있는 대기업일수록 정년 연장에 따른 고령층 고용이 크게 늘어나는 대신 청년층 신규 채용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통령 직속 사회적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정년 연장보다는 ‘계속고용 의무제’를 현실적 대안으로 보고 절충안을 제안했다.
경사노위가 지난 5월 8일 제안한 ‘계속고용 의무제’는 정년은 60세로 유지하고, 기업이 원하면 65세까지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노동계가 주장하는 ‘법정 정년연장’과 경영계가 요구하는 ‘퇴직 후 재고용’의 절충안이다.
경사노위 산하 계속고용위원회는 지난해 6월부터 계속고용 방안 관련 노·사·정 협의를 진행했지만,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사회적대화가 중단되면서 결국 노·사 합의안 대신 공익위원안만 내놓게 됐다.
공익위원들은 법을 개정해 정년을 일괄적으로 65세로 올리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대기업과 공공기관 같은 ‘좋은 일자리’에서 신규 채용이 줄어들어 부작용이 크다고 판단했다.
또 정년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 전체의 2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공익위원들은 정년 연장에 대한 노·사 합의가 없는 사업장이라면 사업주가 희망 고령자를 계속고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자고 제안했다.
기업은 기존 직무와 근로시간을 유지하는 ‘직무유지형’과 근로시간 단축 및 직무 변경이 가능한 ‘자율선택’ 중에서 선택할 수 있으며, 청년이 선호하는 대기업·공공기관 등은 고령 근로자를 관계사로 전직시켜도 계속고용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는 특례도 담았다.
제도 적용 시기는 올해 입법을 전제로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의무고용 나이를 상향하는 방식을 제시해 2033년에는 계속고용 의무 나이가 연금 수급 개시 시점인 65세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