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돋보기] 은퇴 앞둔 50대 직장인, 노후 대비는?
은퇴 후 30년 살려면 9억~10억 필요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산하 기자)
직장인의 정년은 60세다. 하지만 실제 직장인의 평균 은퇴 연령은 52~55세다. 그만큼 은퇴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하지만 연금 수급 연령은 보통 63~65세다. 은퇴를 앞둔 50대 직장인의 마음이 복잡한 이유다.
50대는 은퇴 준비의 '마지막 구간'으로 불린다. 소득이 정점을 찍지만, 은퇴 시기도 빠르게 다가 온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 중요한 것은 공격적인 자산 증식보다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자산을 구조화하는 전략이라고 말한다.
50대 이후의 은퇴 준비는 투자보다 설계가 중요하다는 것.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은퇴 평균 연령은 52.9세다.
■ 연금 합산 후 부족분 계산해야
먼저 은퇴자금의 목표액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50대 가구의 기대 은퇴 후 생활비는 월 250만~300만원 수준이다. 은퇴 후 30년을 가정하면 최소 9억~10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셈이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을 모두 합산한 뒤 부족분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핵심은 '연금의 3층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기본 생활비의 '하한선'을 보장하는 대표적인 장치다. 납부 이력이 있다면 임의계속가입을 통해 수령액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만 하다. 여기에 퇴직연금(IRP·DB·DC)이 얼마나 될 지, 얼마나 모일 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직장을 은퇴하면서 수 억원의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받는 순간, 노후 자산은 빠르게 소진될 가능성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매월 얼마씩 수령하는 연금으로 쪼개 받는 구조를 끝까지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자산 포트폴리오의 재편도 중요하다.
50대 이후에는 고위험·고변동성 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산을 늘려야 한다. 주식은 배당주나 인컴형 상장지수펀드(ETF) 중심으로 조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배당이 상대적으로 많은 금융지주 주식을 사서 분기배당을 받는 방식이다.
60대에 가까워질 수록 채권·예금·보험성 상품을 활용해 변동성을 낮추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가상자산 등 '한 방'을 노린 투자는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는 치명적인 리스크가 될 수 있다.
■ 집 크기 줄이고, 지출 줄여야
부동산 자산의 역할 재정의도 필요하다.
자가 주택은 노후 안정성의 핵심이다. 하지만 지나친 대출이나 관리비 부담은 오히려 위험요인이 된다.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드는 만큼, 주택연금이나 다운사이징(소형 주택 이동)을 통한 현금화 전략도 검토 대상이다. '집은 사는 곳이지, 반드시 남겨야 할 자산은 아니다'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출 관리와 부채 정리도 고려해야 한다. 은퇴 준비에서 가장 확실한 수익률은 '지출 절감'이다. 자녀 교육비,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고정비를 은퇴 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특히 은퇴 후에도 대출이 남아 있다면 연금 소득이 빚 상환에 쓰일 수 있다.
은퇴를 앞둔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일을 찾는 것이다. '장수 리스크'가 커진 100세 시대다. 한 직장에서의 은퇴가 소득의 끝이 되면 힘들 수밖에 없다. 재취업에 집중하거나 프리랜서, 자문·강의, 아르바이트 등 은퇴 이후 전략을 세워서 자산 소진 속도를 늦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동안의 재테크로 여유 자금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50대는 대부분 자녀 교육 기간이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또 결혼을 앞둔 자녀가 대부분이다. 제2의 직장이 필요한 이유다.
50대의 은퇴 전략은 공격이 아니라 생존, 증식이 아니라 지속성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수익률 몇 퍼센트가 아니라, 은퇴 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산 구조다. 은퇴를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노후는 크게 달라진다.
한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건강하게 오래 일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은퇴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며 "우물쭈물 하다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는 탄식을 하기 전에 꼼꼼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