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크맨의 카라이프] 가장 큰 아우디가 등장했다, 새로운 기함 Q9

2026-08-10     이병진 기자

(시사캐스트, SISACAST= 이병진 기자)

 

큰 차가 반드시 좋은 차인 것은 아니다. 특히 고급 SUV 세계에서는 크기보다 그 안을 어떻게 채우느냐가 중요하다. 넉넉한 공간은 기본이고 장거리에서의 편안함과 정숙성, 운전자가 느끼는 안정감, 뒷좌석 승객을 위한 배려까지 갖춰야 비로소 기함이라는 이름이 어울린다.

아우디가 그 영역에 처음으로 Q9을 내놓았다. Q9은 아우디 역사상 처음 등장한 대형 기함급 SUV다. 지금까지 Q7과 Q8이 맡아온 영역을 넘어 아우디 스포츠유틸리티차의 범위를 위쪽으로 넓힌다. 차체 길이 5.31m, 너비 2.21m, 높이 1.81m에 휠베이스만 3.14m에 이른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아우디 가운데 가장 크다.

하지만 Q9의 흥미로운 지점은 숫자보다 그 크기를 사용하는 방식에 있다.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대신 6명 또는 7명이 장거리를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과 새로운 디지털 기술, 고급차에 기대하는 승차 경험을 하나의 차 안에 담았다. Q9은 그래서 가장 큰 아우디라는 설명만으로는 조금 부족하다. 아우디가 생각하는 대형 고급 SUV의 새로운 해석에 가깝다.

크기를 숨기지 않는 당당한 비례

아우디

Q9의 첫인상은 명확하다. 크다. 그리고 그 크기를 굳이 감추려 하지 않는다. 앞모습은 높고 당당하다. 아우디 특유의 싱글프레임을 중심으로 얇은 조명과 수직적인 요소를 배치하면서 차체의 너비와 높이를 강조했다. 최대 23인치 휠과 긴 차체, 비교적 반듯하게 이어지는 지붕선도 같은 역할을 한다. 유려함을 앞세우기보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다운 존재감을 선택한 디자인이다.

옆모습에서는 3.14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가 두드러진다. 지붕을 뒤로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대신 넉넉한 실내를 확보하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의 비례를 택했다. Q8이 날렵한 실루엣과 스타일을 강조했다면 Q9은 공간과 여유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

큰 차체를 표현하는 방식도 비교적 절제돼 있다. 선과 장식을 무작정 늘리기보다 차체 자체의 비례와 면으로 존재감을 만든다. 몸집은 커졌지만 아우디 특유의 차분한 디자인 감각까지 버리지는 않았다.

이제 빛도 자동차의 언어가 된다

Q9에서 가장 아우디다운 부분을 하나 고르라면 조명이다. 뒷모습에는 3차원 곡면 형태로 만든 3세대 디지털 유기발광다이오드 뒷등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얇은 유리를 사용해 발광 면 자체를 차체 형태에 맞춰 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새로운 모양의 뒷등을 만든 것이 아니라 빛을 차체 디자인의 일부로 끌어들인 셈이다.

앞쪽에는 디지털 매트릭스 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가 자리한다. 방향지시 정보를 노면에 보여주는 기능도 더했다. 밤길에서 방향을 바꿀 때 주변 운전자나 보행자가 차량의 움직임을 보다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는다.

조명을 단순히 어둠을 밝히거나 차를 꾸미는 장치에서 다른 도로 이용자와 소통하는 수단으로 확장한 것이다. 최근 아우디가 꾸준히 발전시켜온 조명 기술의 방향이 Q9에서 한층 선명해졌다.

세 번째 줄까지 제대로 쓰는 공간

아우디

Q9의 핵심은 역시 실내다. 기본은 7인승이다. 2열 세 자리 모두 어린이용 카시트를 고정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필요하다면 2열을 두 개의 독립 좌석으로 구성한 6인승도 선택할 수 있다. 6인승에서는 2열 독립 좌석을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어 가족용 SUV와 의전용 고급차 영역을 자연스럽게 넘나든다. 3열 좌석도 버튼을 눌러 각각 접을 수 있다.

여기서 Q9의 큰 차체가 제 역할을 한다. 대형 SUV의 3열은 필요할 때 잠시 사용하는 보조 좌석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Q9은 3.14m에 이르는 휠 베이스를 활용해 세 번째 줄까지 실제 승객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앞좌석에는 통풍과 마사지 기능을 갖춘 시트를 적용할 수 있고 실내 곳곳에는 고급 소재와 질감을 살린 마감재를 사용했다. 번쩍이는 장식으로 화려함을 강조하기보다 소재와 촉감, 공간 전체의 분위기로 고급스러움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Q9에는 아우디 양산차 최초로 전동식 자동문이 들어간다. 단순히 버튼으로 문을 여닫는 기능에 그치지 않는다. 차 주변을 살피는 센서를 이용해 문이 장애물과 부딪칠 가능성이 있으면 움직임을 멈춘다. 부드럽게 문을 닫아주는 기능도 갖췄으며 차 안팎의 조작부와 스마트폰을 이용해서도 문을 여닫을 수 있다. 사소한 편의 장비처럼 보이지만 Q9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다.

운전자가 모든 것을 직접 조작해야 하는 자동차보다 탑승하는 순간부터 차가 사람을 맞이하는 공간에 가깝게 만들려는 것이다. 크고 무거운 문을 가진 대형 SUV라는 점을 생각하면 보여주기 위한 장비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용에서도 제법 유용할 기능이다.

넓은 차를 더 넓게 만드는 노하우

아우디

머리 위에는 아우디가 지금까지 양산차에 적용한 것 가운데 가장 큰 파노라마 선루프가 자리한다. 유리 면적만 1.5㎡가 넘는다. 넓게 열거나 뒤쪽을 들어 올릴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유리의 투명도를 전기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대형 차체가 주는 답답함을 줄이고 세 번째 줄까지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내의 디지털 구성 역시 최신 아우디의 흐름을 따른다. 운전자 앞 계기판과 중앙 화면을 하나의 곡면 형태로 연결하고 동승자를 위한 별도의 화면도 마련했다. 자연어 음성 명령과 각종 차량 기능을 통합해 복잡한 기능을 비교적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고급 오디오 시스템도 마련된다. 결국 Q9의 실내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넓은 객실이 아니다. 장거리 이동에 필요한 공간과 편안함, 디지털 경험을 하나로 묶은 생활 공간에 가깝다.

거대한 차체를 다루는 여유로운 방식

큰 차에는 무조건 큰 엔진이 필요하다는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유럽에서 먼저 공개된 Q9에는 3.0리터 6기통 디젤 엔진과 48볼트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조합된다. 최고출력 299마력, 최대토크 63.0kg•m를 내며 8단 자동변속기와 아우디의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맞물린다.

전동화 기술은 단순히 연료 소비를 줄이는 데만 쓰이지 않는다. 차세대 구동 발전기가 필요할 때 힘을 보태고 전동식 압축기는 엔진 회전수가 낮은 영역에서 반응을 빠르게 끌어올린다.

5m가 훌쩍 넘는 대형 차체를 움직이는 자동차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출력 숫자만이 아니다. 출발할 때부터 자연스럽게 힘을 끌어내고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차체의 크기와 무게를 얼마나 의식하지 않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 Q9의 성격도 그쪽에 가깝다. 운전자를 자극하는 폭발적인 가속보다 큰 차를 힘들이지 않고 움직이는 여유가 어울린다.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과 정교하게 다듬은 하체도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거대한 차체를 억지로 스포츠카처럼 움직이게 만들기보다 고속에서는 묵직하고 안정적으로, 굽은 길에서는 크기에 비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이 Q9이 추구하는 방식이다.

Q7과 Q8 위에 만든 새로운 자리

아우디

아우디에는 이미 Q7이 있었고 Q8도 있었다. 그런데도 Q9이 필요했던 이유는 분명하다. Q7이 공간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대형 SUV라면 Q8은 조금 더 스타일과 주행 감각에 무게를 둔다. Q9은 이들과 다른 곳을 바라본다. 넉넉한 공간과 뒷좌석 승객의 경험 자체를 자동차의 중요한 가치로 끌어올렸다.

5.31m의 차체와 6•7인승 구성, 독립형 2열 좌석, 자동문과 거대한 파노라마 선루프는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한다. 운전자 한 사람을 위한 자동차가 아니라 그 안에 탄 사람 모두를 배려하는 기함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 과정에서도 아우디가 지나치게 화려한 방법을 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크기는 커졌지만 디자인은 비교적 절제돼 있고 기술은 많아졌지만 기술 자체를 과시하기보다 실제 사용 경험 속에 녹여내려 했다.

결국 Q9은 단순히 Q8보다 큰 차가 아니다. 아우디가 그동안 비워두었던 가장 높은 숫자에 처음으로 자리 잡은 SUV다. 그리고 그 숫자에 어울리는 차를 만들기 위해 아우디는 크기만 키우지 않았다. 공간과 편안함, 빛과 디지털 기술, 이동하는 사람을 대하는 방식까지 함께 넓혔다.

Q9은 크기로 먼저 시선을 끈다. 하지만 이 차의 진짜 이야기는 문을 열고 들어선 뒤 시작된다. 가장 큰 아우디가 아니라 가장 여유로운 아우디를 만들려 했다는 것. Q9의 존재 이유는 그 차이에 있다. [시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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