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족의 알쓸신잡] 한국선 상비약, 해외에선 금지약품?
여행 전 ‘약 반입 규정’ 반드시 확인해야
(시사캐스트, SISACAST= 이아름 기자)
해외여행객 증가와 함께 여행용 상비약 수요도 늘고 있다. ‘상비약’ 하면 두통이나 감기, 소화불량 등에 대비해 진통제나 감기약, 소화제 등을 챙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평소 복용하던 처방약을 여행 기간에 맞춰 챙기는 사람들도 많다.
문제는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구매하고, 처방받은 약일지라도 일부 국가에선 반입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실제 국가마다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 및 의약품 성분에 대한 규제가 달라 국내에서는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이 해외에서는 반입 제한 또는 금지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ADHD 치료제와 수면·불안 치료제, 마약성 진통제, 일부 감기약 등은 성분에 따라 사전 허가나 의사 처방전·진단서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만일 규정을 지키지 않고 몰래 반입했다 적발되면 공항에서 약을 압수당하는 것은 물론 현지 법률에 따라 벌금이나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처방받은 ADHD약, 일본에서는 반입 금지
대표적인 예로 최근 우리 국민이 국내에서 정상적으로 처방받아 구입한 진통제에 포함된 코데인(Codein, 오피오이드 계열) 성분이 방뭄국 법상 마약류로 분류되어, 해당 약품을 포함한 필수 의약품 압수 및 현지 억류 조치를 받는 사례가 발생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개인이 일본으로 의약품을 가져갈 경우 일정 범위까지는 별도의 수입확인 절차 없이 반입할 수 있다. 처방약은 원칙적으로 1개월분까지, 일반적인 의약품·의약외품은 2개월분까지가 기준이다.
하지만 마약이나 각성제 원료 등은 별도의 규제를 받는다. 모르핀·펜타닐과 같은 의료용 마약과 리스덱삼페타민 등 일부 성분은 사전에 일본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반입할 수 있다.
더 주의해야 할 약도 있다. 일본 마약단속부는 암페타민이 포함된 ADHD 치료제 ‘Adderall(애더럴)’의 경우 해외에서 의사의 처방을 받아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고 있더라도 일본으로 가져올 수 없다고 안내한다. 반면 리스덱삼페타민 성분의 Vyvanse는 사전 허가를 받으면 반입할 수 있다.
결국 같은 ADHD 치료제라도 어떤 성분이 들어 있느냐에 따라 반입 가능 여부가 달라지는 셈이다.
외교부는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처방·구입한 의약품이라 하더라도 일본에서는 반입이 금지되거나 사전 허가·확인 절차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면서 “의약품 반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의약품뿐만 아니라 함께 휴대한 다른 의약품에 대해서도 확인이 이루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일부 의약품 입국 전 승인 필요
의약품 관리가 엄격한 싱가포르도 여행 전 확인이 필요한 국가다.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에 따르면 일반적인 개인 치료용 의약품은 조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3개월분까지 별도의 사전 승인 없이 반입할 수 있다. 단, 처방약은 3개월분 이하까지 영문 처방전 및 의사 소견서는 필수다.
반면 통제물질이 포함된 의약품은 입국 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마 또는 대마 추출물이 포함된 의약품 등 일부 품목은 개인이 의약품으로 반입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며, 향정신성의약품은 출국 최소 2주 전 보건과학청(HSA) 사전승인이 필요하다.
현재 싱가포르 정부는 여행자가 자신의 약에 금지 또는 통제 성분이 포함돼 있는지 직접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승인 대상이 아닌 약도 유효한 처방전이나 의사 소견서 사본을 가지고 있고, 환자 이름과 약 이름·수량 등이 표시된 원래 포장 상태로 휴대하도록 안내한다.
규정을 위반하면 의약품이 압수될 수 있으며 사안에 따라 법적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해외여행 시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처방약은 가급적 약국에서 받은 원래 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여러 종류의 알약을 한 통에 섞거나 포장을 제거해 작은 비닐 등에 담으면 성분과 처방 여부를 즉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기간 복용하는 처방약은 영문 처방전이나 의사 소견서를 준비해야 하며, 서류에는 환자 이름과 질환 또는 치료 목적, 약의 성분명과 용량, 하루 복용량, 여행 기간에 필요한 수량 등이 기재돼 있으면 현지에서 약의 용도를 설명하기 쉽다.
이처럼 평소 아무렇지 않게 복용했던 약 한 알이 국경을 넘는 순간 ‘통제약물’이 될 수도 있으니 출국 전 목적지 국가의 규정 확인은 필수다. [시사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