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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입춘, 마음들이 모이는 것이 곧 인덕이고 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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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칼럼]입춘, 마음들이 모이는 것이 곧 인덕이고 복
  • 이하나 기자
  • 승인 2016.02.03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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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겸 박사의 '삶이야기 선이야기(생활선)'

(시사캐스트, SISACAST= 이하나 기자) 아직도 너무 추운데 벌써 2월4일, 봄이 온다는 입춘이 된다. 날씨만 추운 것이 아니라 마음도 그리 따뜻하지 않다. 세월이 하 수상하니 몸과 마음이 다 얼어붙어 오랜만에 한강까지도 얼었나 보다.

우리 민속의 세시풍속 가운데 입춘에는 주로 액을 막고 새로운 해의 길운을 기원하는 뜻으로 입춘첩을 대문이나 문설주에 붙였다. 일반적으로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 ‘수여산(壽如山) 부여해(富如海)’,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대영(子孫萬代榮)’ 등의 글귀를 써서 붙였다. 모두 새해에 대한 희망을 담았다.

그 가운데 ‘소지황금출(掃地黃金出) 개문만복래(開門萬福來)’란 말을 ‘마당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농부가 한 해 농사를 지어서 잘 익은 것을 거두어 노적가리에 쌓아 놓았는데 여기서는 황금이 안 나오고 땅에 떨어진 이삭을 쓸다 보니 황금이 나오더라는 뜻이라는 말이다. 성실하게 일하면 재물과 복이 가득할 것이라는 기원을 담은 것 같은데, 좀 그렇다. 혹시 이런 뜻은 아닐까?

새해 집안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청소와 정리정돈을 깨끗이 잘 해놓으면 집안에 맑은 기운도 돌고 환해져서 황금처럼 빛이 난다고도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집안이 반짝반짝하며 빛나니 마치 황금빛이 집에서 나오는 듯하다고 조금 과장해서 말할 수 있다. 청소한다고 해서 크게 다를 바 없을 듯해도 청소한만큼 마음도 깨끗하고 시원해져서 매우 맑고 밝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신라시대에는 집의 외관에 금칠을 한 왕족이나 귀족들의 금택(金宅)이라는 것이 있었다. 비록 그만큼은 아닐지라도 청소가 끝나면 이미 집을 온통 금으로 칠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민속에서는 집과 부근을 깨끗이 청소하면 지신(地神)들이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신장(神將)들이 그런 맑고 밝은 기운을 좋아해서 찾아 온다고도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모두 복을 주는 분들이라는 데 있다.

춥다고 옷을 여미듯이 집을 꼭 닫아두면 안 된다. 따뜻한 마음으로 맑고 밝아진 집 대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지금이야 그럴 수 없지만, 마음이라도 그렇게 활짝 열어야 할 듯하다. 그렇게 다른 사람도 받아들이고 다른 이의 뜻과 생각도 받아들여야 한다. 흔히들 오픈마인드(open mind)라고 하는 것이 이것인 듯하다. 그러면 ‘받아들임’이 좋아지게 된다. 문은 열지 말고 마음의 곳간을 열어야 한다. 항상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고 베풀고 하면 사람들이 찾아온다. 사람들의 마음이 모이는 것이 인덕이고 복이다. 그래서 만복이 찾아온다고 하는 것이다. 나부터 그래야겠다고 마음 먹고 오랜만에 주변사람들에게 밥도 사고 하는데, 생각처럼 잘 안 된다. 새해인데 그런 마음을 가지고 다시 해봐야겠다.

입춘 당일인 2월4일 오전 10시30분 국립민속박물관 섭외교육과 김성익 과장과 담당인 오창현 학예연구사는 “예년처럼 전통한옥 오촌댁 대청마루에서 서예가가 입춘첩을 쓰고 대문에 붙인다”고 전한다. 오전 10시반부터 20분간 오촌댁에서 입춘첩 붙이기 시연을 하고 바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는 와석(臥石) 서명택을 비롯한 서예가 3명이 관람객들에게 즉석에서 입춘첩을 써서 선착순으로 증정하는데, 물론 무료다. 올해에는 입춘첩을 받아서 따뜻한 봄을 기다리듯이 문에 꼭 붙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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